여러 사람이 들었다는 것만으로 상관모욕죄가 될까 — 대법원이 가른 '공연히'와 '공연한 방법'
요약 및 결론: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2026년 7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2도5937) 이후,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전원합의체는 이 조항의 '공연한 방법'을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수단·방식으로 좁게 해석하고, 1999년 11월 12일 선고된 종전 판례(99도3801 등)를 그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했다. 다만 상관을 면전에서 모욕한 행위는 같은 조 제1항(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으로 여전히 처벌 대상이고, 이번 판결로 형법 제311조 모욕죄의 '공연히' 해석이 바뀐 것은 아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6년 7월 22일 상관모욕 사건(2022도5937)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이송했다. 1999년에 세워진 해석을 정면으로 바꾼 판단이어서, 같은 조문으로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판단 기준이 함께 달라진다. 판결의 핵심은 사건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법조문에 쓰인 두 단어 — '공연히'와 '공연한 방법' — 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문언 해석이다.
‘공연히’와 ‘공연한 방법’은 어떻게 다른가
‘공연히’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하고,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 자체가 공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2026년 7월 22일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공연한 방법’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공개적으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분명히 알리는 수단이나 방식”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히’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 구별의 근거는 조문 자체에 있다. 군형법 제64조는 한 조문 안에서 제2항은 “공연한 방법으로”, 제3항과 제4항은 “공연히”라는 서로 다른 표현을 쓴다. 입법자가 같은 조문에서 표현을 갈라 쓴 이상 두 표현을 같은 뜻으로 읽을 수 없다는 것이 다수의견의 출발점이다.
여럿이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왜 부족해졌나
군형법 제64조 제2항이 예시한 방법은 “문서, 도화(圖畵) 또는 우상(偶像)을 공시(公示)하거나 연설”이다. 전원합의체는 그 뒤에 붙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앞의 예시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한정해서 읽어야 한다고 보았다. 게시물을 내걸거나 연설하는 것과 견줄 만한 수단이 아니라면, 그 자리에 몇 사람이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제2항의 구성요건을 채우지 못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 논거는 법정형의 균형이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로, 벌금형이 없다. 다수의견은 예시된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로 처벌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징역형(금고형)만으로 규정된 위 조항에 대해 형벌과 죄질·책임 사이에 균형을 도모하는 조화로운 해석”이라고 판시했다.
세 번째는 죄형법정주의다. 종전 판례에 대해서는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보도됐다.
어떤 행위가 어느 조문에 걸리나
법정형은 조문마다 다르다. 군형법과 형법의 관련 조문을 행위 유형별로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다.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 | 군형법 제64조 제1항 |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
| 문서·도화·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 | 군형법 제64조 제2항 |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
|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훼손 | 군형법 제64조 제3항 |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
| 공연히 거짓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훼손 | 군형법 제64조 제4항 |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
| 공연히 사람을 모욕(민간) | 형법 제311조 |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
|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민간) | 형법 제307조 제1항 |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민간) | 형법 제307조 제2항 |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표에서 확인되는 불균형은 두 가지다. 첫째, 민간에서 여러 사람 앞에 대고 모욕한 행위는 형법 제311조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인데,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이면서 벌금형 자체가 없다. 둘째, 군형법 안에서도 면전 모욕(제1항, 2년 이하)보다 공연한 방법에 의한 모욕(제2항, 3년 이하)이 더 무겁다. 다수의견이 말한 “불균형”은 이 간극을 가리킨다.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법정형은 조문에 적힌 상한이고, 실제 선고형은 그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 파기된 사건의 하급심에서는 1심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고 보도됐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라는 상한과 실제 선고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는 한 사례다.
다만 군형법 제64조 상관모욕·상관명예훼손죄의 확정 사건 선고형 분포나 이 죄에 적용되는 양형기준 수치는 공표 자료 없음이다. 이 글에서는 확인된 공식 자료가 없는 수치를 추정해 제시하지 않는다.
판례가 바뀌면 이미 재판 중인 사건은 어떻게 되나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종전 판례를 변경하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건은 변경된 해석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이번 사건 자체가 그 예다. 전원합의체는 문제 된 행위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이송했다.
여기서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파기이송은 무죄 확정이 아니다. 대법원은 법 해석의 기준을 제시했고, 그 기준에 따라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가 이송받은 법원에서 이어진다. 최종 결론은 그 절차를 거쳐 정해진다.
법률의 개정과 판례의 변경도 다른 문제다. 형벌법규가 나중에 바뀐 경우에는 소급효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 되지만, 판례 변경은 법조문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 조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가 바뀌는 것이다.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이 판례 변경만으로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군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이 판결이 적용되나
적용되지 않는다. 군형법 제64조는 군형법이 적용되는 사람 사이의 상관 관계를 전제로 한 조항이고, 이번 판결이 해석한 문언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공연한 방법’이다. 민간에서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욕을 한 경우는 형법 제311조 모욕죄의 ‘공연히’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며, 그 판단 기준은 이번 판결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 지점은 가장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다. “여럿이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요약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한정된 것이고, 형법상 모욕죄에서 ‘공연히’의 의미(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는 종전 그대로다.
관련 법령
①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② 문서, 도화(圖畵) 또는 우상(偶像)을 공시(公示)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公然)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③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④ 공연히 거짓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같은 조 안에서 제2항은 '공연한 방법', 제3항·제4항은 '공연히'를 쓰며 제2항에는 벌금형이 없다. 시행 2022. 7. 1.(법률 제18465호).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관한 2022도5937 판결은 군형법 조항의 해석에 관한 것이며, 형법 제311조의 '공연히'에 관한 종전 법리를 바꾼 것이 아니다.
관련 판례
판시사항: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가 아닌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행위가 군형법 제64조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다수의견: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연한 방법'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공개적으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분명히 알리는 수단이나 방식을 가리키는 것임이 문언상 명백하다",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이 그 자체로 공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구성요건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히'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변경 대상은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801 판결 등이고 결론은 파기이송이다.
자주 묻는 질문
여러 사람이 듣는 자리에서 욕하면 모욕죄인가요
민간인 사이라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의 '공연히'에 해당하는지가 기준이며,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따진다.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2026년 7월 22일 전원합의체 판결(2022도5937) 이후, 여러 사람이 들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문서·도화·우상 공시나 연설에 상응하는 정도의 수단·방식이어야 한다.
몇 명이 들어야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법조문과 판례는 인원수를 숫자로 정해두지 않았다. 형법이 쓰는 '공연히'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하는 개념이어서, 몇 명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런 상태였는지로 판단된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애초에 인원수가 아니라 수단·방식 자체가 공연한지를 묻는 구성요건이라는 것이 2026년 전원합의체의 해석이다.
판례가 바뀌면 이미 재판 중인 사건은 어떻게 되나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전 판례를 변경하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건은 변경된 해석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2022도5937 사건에서도 원심이 파기되고 사건이 다른 법원으로 이송돼, 새 기준에 따른 판단 절차가 이어지게 됐다. 다만 판례 변경은 법조문 자체가 개정된 것이 아니므로,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이 그것만으로 없어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