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합의체, 상관모욕죄 '공연한 방법' 좁게 해석…여럿이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부족
‘공연히’는 인식 가능한 상태, ‘공연한 방법’은 수단·방식의 요건…1999년 판례 변경
전원합의체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공연한 방법’은 단순히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었던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문서 등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수단·방식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전원합의체는 2026년 7월 22일 상관모욕 혐의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른 법원으로 이송했다. 1999년 판결 등이 취한 해석은 이번 판단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됐다.
문제가 된 사안은 2019년 10월경 해군 소속 함정이 기지에 입항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A씨는 상관에게 낸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휘관을 비난하는 취지의 말을 했고, 당시 다른 군인 3명이 이를 듣거나 목격한 것으로 보도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원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다만 전원합의체는 여러 사람이 발언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군형법 제64조는 같은 조문 안에서 서로 다른 표현을 사용한다. 제2항은 문서·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를, 제3항과 제4항은 ‘공연히’ 사실 또는 거짓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규정한다.
전원합의체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연한 방법’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공개적으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분명히 알리는 수단이나 방식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 자체가 공연성을 갖춰야 하는 구성요건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히’와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2항의 처벌 범위는 조문에 예시된 공시·연설과 같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이뤄진 모욕행위에 한정된다. 전원합의체는 이 조항이 징역이나 금고만을 법정형으로 정한 점도 들어, 형벌과 죄질·책임 사이의 균형을 도모하는 해석이라고 봤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정한다. 이에 따라 여러 사람이 듣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 형법상 모욕죄의 공연성 판단과 연결되는지 여부는 별도로 검토될 수 있으며, 이번 판단이 형법 제311조의 문언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판례가 변경되면 확정되지 않은 사건은 새로 제시된 해석을 기준으로 판단받게 된다. 이번 사건도 그 기준에 따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다른 법원으로 이송됐다.
참고 법령
- 군형법 제64조
- 형법 제311조
관련 판례
판시사항: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가 아닌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행위가 군형법 제64조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다수의견: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연한 방법'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공개적으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분명히 알리는 수단이나 방식을 가리키는 것임이 문언상 명백하다",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이 그 자체로 공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구성요건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히'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변경 대상은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801 판결 등이고 결론은 파기이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