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물'은 적용, '사람의 얼굴'은 요건…성인 가상 인물 조항은 아직 심사 중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가상 표현물에는 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지만, 성인 가상 인물의 성적 영상물에는 현행 조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갈림은 두 법의 문언에서 시작된다.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정의하면서 아동ㆍ청소년 또는 아동ㆍ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실제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표현물 자체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고 법에서 정한 성적 행위의 내용을 표현했다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법 제11조는 제작과 배포, 구입·소지·시청 등에 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2026년 6월 24일 나온 2022헌가8 결정도 이 범위를 확인했다. 이 결정은 구법 제11조 제2항의 영리목적 배포 부분과 제5항의 인식 있는 소지 부분 가운데 가상 이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전원일치로 판단했다.
결정은 영리목적 배포가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잠재적 성범죄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봤다. 또 가상 이미지의 소지는 수요를 만들고 공급과 확산을 촉진할 수 있으며, 매체 특성상 복제와 재확산이 쉽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는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경우를 규정한다. 성인 가상 인물만으로 만든 영상물은 이 조항이 전제한 대상자와 그 의사라는 요건에 맞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인물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상 인물이나 표현물의 성적 영상물 제작·유통 등을 규율하는 제14조의4 신설안이 발의돼 심사 절차에 있다. 안은 제작·편집·합성·가공과 반포 등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소지·구입·저장·시청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도록 했다.
다만 2026년 8월 현재 제14조의4는 신설되지 않았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관련 디지털 성범죄 조문은 제14조, 제14조의2, 제14조의3까지여서, 발의안의 내용과 현행 규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가상 인물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행위의 형사책임 여부가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규정의 적용 여부는 행위 내용과 구성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성인 가상 인물의 성적 영상물에 관한 제14조의2 적용 문제는 현행 조문의 대상자 요건이 핵심으로 남아 있다.
참고 법령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제11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4조의2, 제14조의3
관련 판례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심판대상은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6. 2. 법률 제17338호로 개정되고 2023. 4. 11. 법률 제193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2항 중 영리목적 배포 부분과 제5항 중 인식 있는 소지 부분의 각 가운데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에 관한 부분이다. 결정 이유는 영리목적 배포의 죄질과 일반예방 필요성, 소지행위의 수요 창출·재확산 가능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