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정한 뒤에도 후견계약을 마음대로 끝낼 수 있나요

입력 2026.10.12. 오전 10:08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해질 상황에 대비해 미리 후견인을 정해 두는 제도가 후견계약이다. 민법 제959조의14 이하가 이를 규율한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은 “일단 맺은 후견계약을 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마음을 바꿔서 그만둘 수 있는가”이다. 답은 시점에 따라 전혀 다르다.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했는지가 그 경계선이다.

후견계약의 효력은 언제부터 생기나

민법 제959조의14제1항에 따르면 후견계약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거나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여, 자신의 재산관리 및 신상보호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자에게 위탁하고 그 위탁사무에 관하여 대리권을 수여하는 계약이다. 이 계약은 공정증서로 체결하여야 한다(제959조의14제2항).

그런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제959조의14제3항은 “후견계약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한다. 즉 공정증서를 작성한 시점과 계약이 실제로 작동하는 시점은 다르다. 그 사이에 가정법원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이라는 절차가 끼어 있다.

임의후견감독인은 어떻게 선임되나

제959조의15제1항에 따르면 가정법원은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될 때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다. 첫째,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어야 한다. 둘째,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청구권자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임의후견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다.

본인이 아닌 자가 청구할 때는 미리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제959조의15제2항 본문). 다만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때에는 그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같은 항 단서).

임의후견감독인이 없게 된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본인·친족·임의후견인·검사·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다시 선임한다(제959조의15제3항). 이미 선임된 경우에도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직권으로 또는 같은 청구권자의 청구로 추가 선임이 가능하다(같은 조 제4항). 임의후견감독인에 관하여는 제940조의5가 준용된다(같은 조 제5항).

선임 전: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 — 단, 서면 요건이 있다

핵심 조문은 제959조의18이다.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임의후견감독인의 선임 전에는 본인 또는 임의후견인은 언제든지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후견계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

  • 시기 제한이 없다: 임의후견감독인이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면 본인 또는 임의후견인은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를 요구하지 않고, 법원 허가도 필요 없다.
  • 형식 제한은 있다: 다만 그 철회는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으로 해야 한다. 말로 철회를 통지하거나 아무 형식 없이 철회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는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자유롭게’ 또는 ‘무조건’ 철회할 수 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 시기는 자유이지만 방식은 정해져 있다.

이 단계에서 쓰는 법률 용어는 ‘의사표시를 철회’한다는 것이다. 아직 계약이 효력을 발생시키기 전이므로, 뒤에서 볼 ‘종료’와는 용어 자체가 다르다.

선임 후: ‘정당한 사유’와 ‘가정법원의 허가’가 모두 필요하다

제959조의18제2항은 다음과 같다.

“임의후견감독인의 선임 이후에는 본인 또는 임의후견인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후견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이 조문을 정확히 읽으면 두 요건이 결합되어 있다.

  1.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 단순히 마음이 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2.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종료를 선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허가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둘 중 하나만 충족해서는 종료할 수 없다.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법원 허가 없이 종료를 통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반대로 법원에 허가를 신청한다고 해서 정당한 사유 없이 허가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이 단계에서는 ‘의사표시를 철회’가 아니라 ‘후견계약을 종료’한다는 용어를 쓴다는 점도 제1항과 다르다.

정리하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이다.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뒤에는 본인이나 임의후견인이 마음대로 후견계약을 끝낼 수 없다.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사유를 가정법원에 제시해 허가를 받아야 종료된다.

왜 선임 시점이 기준이 되나

이 구조에서 눈여겨볼 점은, 철회와 종료를 가르는 기준이 본인의 건강 상태나 능력 저하의 정도가 아니라 ‘가정법원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이라는 절차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제959조의14제3항이 후견계약의 효력 발생 시점을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로 정해 두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아직 계약이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단계이므로 당사자의 자유로운 철회를 넓게 인정하고, 그 이후에는 이미 효력이 발생해 본인의 생활과 재산 관리에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계약이므로 법원의 관여 없이 임의로 끝내는 것을 막는 것이다.

제959조의14제4항은 가정법원, 임의후견인, 임의후견감독인 등이 후견계약을 이행·운영할 때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종료 단계에서 법원 허가를 요구하는 것도 이 존중 의무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는 구조다.

후견계약과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의 관계

후견계약이 진행 중이더라도 상황에 따라 법정후견(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으로 전환되거나 병행될 수 있다. 제959조의20제1항에 따르면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는 경우,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임의후견인 또는 임의후견감독인의 청구에 의하여 성년후견, 한정후견 또는 특정후견의 심판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후견계약은 본인이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받은 때 종료된다. 이 종료 규정에 특정후견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본인이 이미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또는 피특정후견인인 상태에서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제959조의20제2항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면서 종전의 성년후견, 한정후견 또는 특정후견의 종료 심판을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조치를 계속하는 것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가정법원은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하지 않는다.

요약

  • 후견계약은 공정증서로 체결하지만, 효력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생긴다.
  •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전에는 본인 또는 임의후견인이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으나, 공증인의 인증을 받은 서면이라는 형식을 갖춰야 한다.
  •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그리고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후견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어느 한 요건만으로는 부족하다.
  • 이 구분의 기준은 질병이나 능력 저하의 진단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임의후견감독인 선임이라는 절차다.
  •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특별히 필요한 경우 법정후견 심판으로 전환될 수 있고, 그 경우 성년후견·한정후견 개시 심판 시 후견계약은 종료된다(특정후견은 이 종료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상담을 대체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민법 제959조의14(후견계약의 의의와 체결방법 등) 제1항~제4항
  • 민법 제959조의15(임의후견감독인의 선임) 제1항~제5항
  • 민법 제959조의18(후견계약의 종료) 제1항·제2항
  • 민법 제959조의20(후견계약과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의 관계) 제1항·제2항

관련 법령: 민법 제959조의14 · 민법 제959조의15 · 민법 제959조의18 · 민법 제959조의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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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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