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명령에 불응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0조·제24조

입력 2026.10.03. 오전 10:08

결론부터: 해산명령을 받고도 남아 있으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관할경찰관서장의 해산명령을 받았는데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은 참가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24조제5호에 따라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집시법 제20조제2항이 정한 “해산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모든 참가자는 지체 없이 해산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위반한 데 대한 벌칙이다.

다만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몇 가지 단계와 요건을 정확히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조문만 봐서는 놓치기 쉬운 부분을, 조문 원문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정리한다.

1. 해산은 곧바로 명령되지 않는다 — “자진 해산 요청”이 먼저다

집시법 제20조제1항은 해산 절차를 두 단계로 규정한다.

관할경찰관서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는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自進) 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아니하면 해산(解散)을 명할 수 있다.

즉 관할경찰관서장(관할 경찰서장 또는 시·도경찰청장)은 먼저 자진 해산을 요청해야 하고, 그 요청에 따르지 않을 때 비로소 해산을 “명할 수 있다.” 여기서 “명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해산 사유에 해당하는 집회라고 해서 해산명령이 자동으로, 또는 반드시 내려지는 것은 아니다.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시위는 제20조제1항 각 호에 열거되어 있다.

  1. 제5조제1항,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를 위반한 집회 또는 시위
  2. 제6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제8조 또는 제12조에 따라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
  3. 제8조제5항에 따른 제한, 제10조 단서 또는 제12조에 따른 조건을 위반하여 교통 소통 등 질서 유지에 직접적인 위험을 명백하게 초래한 집회 또는 시위
  4. 제16조제3항에 따른 종결 선언을 한 집회 또는 시위
  5. 제16조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

자진 해산 요청과 해산 명령의 구체적인 고지(告知) 방법 등 절차는 제20조제3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다. 그 세부 절차까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률 조문 범위 밖이라 다루지 않는다.

2. 참가자의 의무는 “해산명령을 받은 뒤”에 생긴다

집시법 제20조제2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집회 또는 시위가 제1항에 따른 해산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모든 참가자는 지체 없이 해산하여야 한다.

여기서 의무의 발생 시점은 해산명령이 내려진 때다. 자진 해산 요청 단계에서는 아직 이 법률상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문언은 “지체 없이”라고 되어 있을 뿐 “즉시”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두 단어는 미묘하게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으므로 원문 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정확하다.

이 의무를 위반한 사람, 즉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은 참가자가 집시법 제24조제5호에 따른 처벌 대상이다. 제24조제5호는 제20조제2항 위반 외에도 제16조제5항, 제17조제2항, 제18조제2항 위반을 함께 묶어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5. 제16조제5항, 제17조제2항, 제18조제2항 또는 제20조제2항을 위반한 자

3. 미신고 집회라고 해서 해산명령 불응이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여기서 실무상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 있다. 집시법 제20조제1항제2호는 “제6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정하면서, 조문 문언 자체에는 별도의 해산 요건을 명시하지 않는다. 이 문언만 보면 “신고를 안 한 집회라면 해산명령을 내릴 수 있고, 그 명령에 불응하면 곧바로 처벌된다”고 읽힐 여지가 있다.

그러나 대법원 2012. 4. 19. 선고 2010도6388 판결(다수의견)은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 개최가 허용되지 않는 집회 내지 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가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위 조항에 기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만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

즉 판례는 조문의 문언 그대로가 아니라, 헌법상 집회의 자유와 신고제의 취지를 고려해 미신고라는 사정만으로 해산명령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라는 요건이 갖춰졌을 때 내려진 해산명령이라야, 그 불응을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판시에는 반대의견도 있었다는 점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대법관 1인의 반대의견은 “직접적이고 명백하며 현존하는 구체적 위험”이라는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보면서, 위험 발생의 개연성만으로 요건이 충족된 것처럼 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모두 미신고라는 사정 하나만으로 해산명령 불응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는 공통되지만, “직접적 위험” 요건을 얼마나 엄격하게 볼 것인지에서 온도차가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 조문 문언: 미신고 집회는 해산명령 대상(제20조제1항제2호)이고, 문언상 별도의 해산 요건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 판례(다수의견)의 해석: 미신고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해 해산명령이 가능하며, 그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

이 판결은 애초에 교원의 국가공무원법 위반 여부가 중심 쟁점인 사건이고, 집시법 해산명령에 관한 판시는 그중 한 부분이다. 판결 이유 가운데 해당 사건의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 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론 났는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결론을 단정해 쓰지 않는다.

4. “참가”와 “주최”는 처벌 조항이 다르다

해산명령 불응죄(제24조제5호)는 참가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이다. 이를 신고 의무 위반죄와 혼동하면 안 된다. 신고 의무의 주체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이며(제6조제1항), 이를 위반해 신고 없이 집회·시위를 주최하거나 금지 통고된 집회·시위를 주최한 자는 제22조제2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는 주최자에 대한 벌칙이지, 단순히 미신고 집회에 참가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다.

5. “참가만 하면 무조건 처벌되지 않는다”도 정확한 말은 아니다

한편 “해산명령과 상관없이 참가 자체가 처벌되는 경우는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집시법에는 해산명령 여부와 무관하게 참가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 조항이 따로 있다.

  • 제22조제4항: “그 사실을 알면서 제5조제1항을 위반한 집회 또는 시위에 참가한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 제24조제1호: 제4조에 따라 주최자 또는 질서유지인이 참가를 배제했는데도 그 집회 또는 시위에 참가한 자도 같은 형으로 처벌된다.

다만 제5조제1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금지하는 조항인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내용을 단정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요점은 “해산명령에 불응한 경우”와 “애초에 참가 자체가 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서로 다른 조항으로 규율된다는 것이다.

6.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이 해산하라고 한마디 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처벌 대상인가요? 아니다. 먼저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 해산을 요청하는 단계가 있고, 이에 따르지 않을 때 관할경찰관서장이 해산을 “명할 수 있다”(재량). 해산명령이 내려진 뒤에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아야 제24조제5호의 처벌 대상이 된다.

Q. 신고 안 한 집회라 어차피 해산명령이 정당하다고 보면 되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10도6388 판결(다수의견)은 미신고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해 해산명령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산명령에 불응했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Q. 참가자와 주최자가 받는 처벌은 같은가요? 다르다. 미신고·금지 통고된 집회를 주최한 자는 제22조제2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참가자는 제24조제5호에 따라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대상이다.

7. 시행 정보

이 글이 인용한 집시법 조문(제6조, 제20조, 제22조, 제24조)은 법률 제22018호(2026. 9. 29. 일부개정)로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현행 조문이다. 다만 개정 연혁 표시를 보면, 제20조 문언은 2016년 1월 27일 개정(법률 제13834호)으로, 제6조 문언은 2020년 12월 22일 개정(법률 제17689호)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제22조제1항만 2026년 9월 29일 개정으로 바뀐 부분이 있다. 제24조는 개정 연혁 표시가 따로 없어 어느 시점 개정으로 만들어진 문언인지 단정하지 않는다. 부칙은 시행일(2026년 10월 2일)만 정하고 있을 뿐,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다.


참고 법령·판례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신고 등)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0조(집회 또는 시위의 해산)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벌칙)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4조(벌칙)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부칙 (법률 제22018호, 2026. 9. 29.)
  • 대법원 2012. 4. 19. 선고 2010도6388 판결

관련 법령: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0조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4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10도6388 — 대법원 2012. 4. 19. 선고 2010도6388 판결

[1] [다수의견] 공무원인 교원의 경우에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선언한 헌법정신과 관련 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이는 헌법에 의하여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인 교원이 감수하여야 하는 한계이다. 더구나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표현행위가 교원의 지위를 전면에 드러낸 채 대규모로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것이 교육현장 및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한 평가가 요구된다. 따라서 공무원인 교원이 집단적으로

판결문 원문 (2012-04-19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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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확인일: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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