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제품이 위험하면 정부가 판매 페이지를 "내리라"고 명령할 수 있을까 —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의2가 실제로 정한 것
해외 직구로 들어온 제품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면, “정부가 판매를 막았다”는 식으로 정리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3일부터 시행 중인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의2의 문언은 명령이 아니라 권고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공표라는 말이 한 조문 안에서 서로 다른 자리에 두 번 나오고, \~하여야 한다라는 의무 어미는 국가가 아니라 플랫폼 쪽에 딱 한 번 붙어 있습니다.
먼저, 세 줄 정리
-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해외통신판매중개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삭제등의 “권고”**이고, 그 권고 사실을 공표할 수 있습니다(재량).
- 권고를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그 불이행 사실을 다시 공표할 수 있습니다(역시 재량). 공표가 겨누는 사실이 서로 다릅니다.
- 이 조문에서 유일하게
보고하여야 한다로 끝나는 의무는 권고에 따라 조치를 한 해외통신판매중개자의 결과 보고입니다. 그리고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제10조의2에 직접 연결된 벌칙·과태료 조문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조문 구조 한눈에 보기
| 항 | 주체 | 내용 | 문언의 어미 | 성격 |
|---|---|---|---|---|
| 제1항 | 중앙행정기관의 장 | 사이버몰에 게재된 직접구매 해외제품 정보 등의 삭제등 권고 + 그 사실 공표 | 권고하고, 그 사실을 공표할 수 있다 | 재량 |
| 제2항 | 중앙행정기관의 장 |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따르지 않은 사실의 공표 | 공표할 수 있다 | 재량 |
| 제3항 | 해외통신판매중개자 | 권고에 따라 조치한 경우 그 결과 등의 보고 | 보고하여야 한다 | 의무 |
| 제4항 | — | 권고·공표·보고에 필요한 사항 |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위임 |
항은 모두 4개이고, 호가 달린 항은 제1항 하나뿐(제1호·제2호)입니다. 제2항부터 제4항까지는 호가 없고, 삭제로 비어 있는 항도 없습니다.
1. 권고의 문이 열리는 두 가지 경우
제10조의2 제1항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외통신판매중개자에 대하여 그가 운영하는 사이버몰에 게재된 해당 직접구매 해외제품에 관한 정보 등의 삭제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조치(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권고하고, 그 사실을 공표할 수 있다.
요건은 두 갈래입니다.
제1호 — 조사를 거친 결과에서 출발합니다.
제9조의4제1항에 따른 안전성조사 결과 해당 직접구매 해외제품의 위해성이 확인된 경우
제2호 — 제품의 결함에서 출발합니다.
직접구매 해외제품의 제조ㆍ설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생명ㆍ신체 또는 재산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앞의 것은 안전성조사라는 절차를 거쳐 위해성이 “확인된” 상태를 전제하고, 뒤의 것은 중대한 결함으로 인해 위해가 있거나 “끼칠 우려”가 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됩니다. 실제로 위해가 발생하기 전 단계도 제2호의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조문이 쓰는 말은 권고입니다. 삭제명령, 판매중지명령, 접속차단 같은 말은 이 조문의 문언이 아닙니다. 또 대상이 되는 행위도 정보의 “삭제”만이 아니라 삭제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묶어 “삭제등”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2. 왜 ‘공표’가 두 번 나오는가
제10조의2를 빠르게 읽으면 공표가 한 가지처럼 보이지만, 공표는 서로 다른 두 사실을 겨눕니다.
- 제1항의 공표 = 권고를 했다는 사실의 공표
- 제2항의 공표 = 정당한 사유 없이 그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의 공표
제2항의 문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제1항에 따른 권고를 받은 해외통신판매중개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그 권고를 따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공표할 수 있다.
두 공표 모두 어미가 공표할 수 있다입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재량입니다. 권고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름이 공개되는 구조는 아니고, 반대로 권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표의 여지가 이미 제1항에 열려 있습니다.
강제력이 없는 권고에 사실상의 힘을 싣는 장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조문 안에서는 공표입니다. 형벌이나 과태료가 아니라, 권고 사실과 불이행 사실을 공개할 수 있게 해 둔 것이 제10조의2가 선택한 방식입니다.
3. 이 조문에서 유일한 의무 — 플랫폼의 조치결과 보고
제3항은 이 조문에서 유일하게 \~하여야 한다로 끝나는 항입니다.
해외통신판매중개자는 제1항에 따른 권고에 따라 조치를 한 경우 조치의 결과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세 가지를 구별해서 읽어야 합니다.
- 의무를 지는 쪽은 국가가 아니라 해외통신판매중개자입니다. 제1항·제2항의 주체가 중앙행정기관의 장인 것과 방향이 반대입니다.
- 의무가 생기는 시점은 “권고에 따라 조치를 한 경우”입니다. 권고를 받기만 한 단계에서 곧바로 발생하는 보고의무가 아닙니다.
- 보고의 내용은 조치의 “결과 등”이고, 구체적 항목은 대통령령으로 넘어가 있습니다.
즉 제10조의2가 만든 의무는 “권고를 따르라”는 의무가 아니라, “따랐다면 그 결과를 알려라”는 사후 보고 의무입니다.
4. 제4항은 새로운 의무를 만드는 항이 아니다
제1항에 따른 삭제등의 권고 및 공표, 제2항에 따른 공표 및 제3항에 따른 보고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4항은 별도의 권고·공표·보고 의무를 추가로 만드는 규정이 아니라, 제1항~제3항에 관한 세부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규정입니다. 그래서 제1항 제2호의 중대한 결함이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 제3항에서 보고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 공표의 방법과 절차가 어떤지는 법률 조문만으로는 확정되지 않고 하위 법령의 영역입니다. 이 글은 법률 조문의 범위를 정리한 것이므로, 대통령령으로 넘어간 구체적 기준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5. “안 따르면 처벌받나요” — 벌칙·과태료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오해하기 쉬운 지점입니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제품안전기본법 제26조(벌칙)와 제27조(과태료)의 어느 호에도 제10조의2가 인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 제26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지만, 열거된 대상은 제11조제1항에 따른 수거등 명령 불이행, 제11조제1항제4호 해당 제품의 제조·유통, 제11조제4항 위반 유통, 제13조제1항 위반, 제23조제2항 위반이며 제10조의2는 없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제14조제2항 관련 조치요구 불이행, 제23조제1항 위반), 제3항은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제15조의3제4항 보완명령 불이행)입니다. - 제27조 제2항 제1호는 보고의무 위반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하지만, 그 대상은제10조제3항 또는 제11조제2항에 따른 보고이고 제10조의2 제3항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벌금이나 과태료를 문다”고 정리하면 문언과 맞지 않습니다. 제10조의2 자체가 예정한 대응 수단은 제2항의 공표입니다. 참고로 제10조의2를 신설한 개정법률은 제26조·제27조를 함께 고치지 않았습니다.
6. 언제부터 시행됐나, 부칙에는 무엇이 있나
- 제10조의2는 법률 제21159호(2025. 12. 2. 공포)로 신설됐습니다. 현행본 상단 표기
[시행 2026. 6. 3.] [법률 제21159호, 2025. 12. 2., 일부개정]의 공포번호와 같습니다. - 부칙은 한 문장입니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공포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날이 2026년 6월 3일이고, 그때부터 시행 중입니다. - 부칙에는 단서도, 적용례도, 경과조치도 없습니다. 특정 조문만 시행일을 달리 정한 부분도 없습니다. “유예기간이 따로 있다”, “시행 전 사안에 대한 경과규정이 있다”는 식의 설명은 이 부칙에 근거가 없습니다.
같은 개정법률은 제10조의2 외에도 제3조제4호·제5호와 제7조의2제1항제4호, 제9조의4를 신설하고 제12조·제15조의2·제16조 일부를 함께 고쳤습니다. 제10조의2 제1항 제1호가 인용하는 제9조의4제1항의 안전성조사도 같은 개정으로 들어온 조문입니다. 제10조의2는 홀로 놓인 규정이 아니라 안전성조사 절차와 짝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7. 관련 판례·결정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의2를 다룬 판례나 결정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신설 조문이고 시행일도 2026년 6월 3일이어서, 법원의 해석이 쌓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건번호를 근거로 제시하는 설명은 신뢰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위험한 해외직구 상품의 판매 페이지를 정부가 삭제하라고 할 수 있나요?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의2 제1항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해외통신판매중개자에게 그 사이버몰에 게재된 해당 제품 정보 등의 삭제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조치(“삭제등”)를 권고할 수 있고, 그 사실을 공표할 수 있습니다. 문언은 명령이 아니라 권고이며, 요건은 ① 제9조의4 제1항에 따른 안전성조사 결과 위해성이 확인된 경우, ② 제조·설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한 결함으로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해외직구 플랫폼이 위해제품 삭제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권고를 받은 해외통신판매중개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그 사실을 공표할 수 있습니다. 어미가 공표할 수 있다이므로 재량입니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제26조의 벌칙이나 제27조의 과태료 어느 호에도 제10조의2는 열거되어 있지 않아, 권고 불이행에 형벌이나 과태료가 직접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해외직구 플랫폼이 삭제 권고에 따라 조치하면 결과를 보고해야 하나요?
네. 제10조의2 제3항은 해외통신판매중개자는 제1항에 따른 권고에 따라 조치를 한 경우 조치의 결과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에서 유일한 의무 규정이며, 보고할 구체적 사항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보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 대한 과태료는 제27조 제2항 제1호에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그 호는 제10조제3항 또는 제11조제2항의 보고의무만 대상으로 합니다).
정리하면
제10조의2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국가는 권고하고 공표할 수 있을 뿐이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플랫폼이 조치한 뒤 그 결과를 보고하는 것 하나다. “위험하면 정부가 내리게 하고 안 내리면 처벌한다”는 요약은 세 군데에서 문언과 어긋납니다. 명령이 아니라 권고이고, 공표는 권고 사실과 불이행 사실로 두 번 나뉘며, 제재는 형벌·과태료가 아니라 공표입니다.
참고 법령
- 제품안전기본법 제9조의4 제1항 (안전성조사)
-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의2 (직접구매 해외제품 정보 등의 삭제등의 권고 등) — [시행 2026. 6. 3.] [법률 제21159호, 2025. 12. 2., 일부개정], 본조신설 2025. 12. 2.
-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 제3항, 제11조 제1항·제2항·제4항, 제13조, 제15조의3, 제23조 (제26조·제27조의 인용 대상 확인)
- 제품안전기본법 제26조 (벌칙)
- 제품안전기본법 제27조 (과태료)
- 법률 제21159호(2025. 12. 2. 공포) 부칙 —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