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지 않아도 "공개하여야 한다" — 입양정보 공개 조문이 네 항마다 어미를 바꾸는 이유
입양정보 공개를 다룬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3조는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런데 조문을 그대로 읽으면 답은 하나가 아니다. 네 개 항이 서로 다른 어미로 끝나기 때문이다. 어떤 항은 할 수 있다로 끝나고, 어떤 항은 하여야 한다로 끝난다. 이 차이가 곧 “청구자가 무엇을 요구할 수 있고, 기관이 무엇을 반드시 해야 하는가”를 가른다.
30초 요약
- 청구권자: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된 사람.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에게 자신과 관련된 입양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제33조 제1항 본문).
- 미성년자라면: 청구 자체에 양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제1항 단서). 친생부모의 동의가 아니다.
- 친생부모가 동의하면: 보유 중인 입양정보를 지체 없이 공개하여야 한다(제2항 본문).
-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않거나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공개가 막히는 것이 아니라, 그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제2항 단서).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 친생부모가 사망 등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 여기에 의료상 목적 등 특별한 사유가 더해질 때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공개할 수 있다(제3항). 이때만
할 수 있다로 어미가 바뀐다. - 범위·방법·절차: 제33조 본문에는 없다.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다(제4항).
조문 원문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108호, 2025. 11. 11., 타법개정]
제33조(입양정보의 공개 등) ①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된 사람은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에게 자신과 관련된 입양정보의 공개를 청구(이하 “정보공개청구”라 한다)할 수 있다. 다만,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된 사람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양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개정 2025. 11. 11.>
② 제1항의 청구를 받은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은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아 보유하고 있는 입양정보를 지체 없이 공개하여야 한다. 다만, 친생부모의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아니하거나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입양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 <개정 2025. 11. 11.>
③ 제2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친생부모가 사망이나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로서 양자가 된 사람의 의료상 목적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친생부모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입양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서 정한 사항 외에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되는 입양정보의 범위, 신청 방법ㆍ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33조는 제1항~제4항의 네 개 항으로 되어 있다. 각 항에 딸린 호는 없고, 삭제로 남아 있는 항도 없다.
1. 조문이 갈리는 자리는 두 곳이다
제33조에는 단서(다만, …)가 두 번 나온다. 그리고 그 두 단서가 다루는 대상이 서로 다르다.
첫째 갈림 — 청구 단계(제1항). 본문은 양자가 된 사람이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단서는 그 사람이 미성년자이면 **양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동의의 주체는 양부모다. 친생부모가 아니다. 이 단계는 “청구를 낼 수 있는가”를 정하는 문턱이다.
둘째 갈림 — 공개 단계(제2항). 본문은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아 보유하고 있는 입양정보를 지체 없이 공개하여야 한다고 한다. 단서는 친생부모의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그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 단계는 “무엇을 받는가”를 정한다.
두 갈림을 섞으면 조문이 뒤집힌다. 미성년자 요건에서 요구되는 동의는 양부모의 것이고, 인적사항 제외 여부를 가르는 동의는 친생부모의 것이다.
2. 제2항 단서는 “공개 불가”가 아니라 “공개 의무”다
오해가 생기기 쉬운 지점이다. 제2항 단서의 어미는 공개하여야 한다이다. 본문과 같은 어미다.
즉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공개를 정지시키는 사유가 아니라, 공개의 범위를 좁히는 사유다. 조문의 구조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 친생부모의 동의 상태 | 근거 |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이 하는 일 | 어미 |
|---|---|---|---|
| 동의함 | 제2항 본문 | 보유하고 있는 입양정보를 지체 없이 공개 | 공개하여야 한다(의무) |
|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음 | 제2항 단서 | 그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공개 | 공개하여야 한다(의무) |
| 동의하지 아니함 | 제2항 단서 | 그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공개 | 공개하여야 한다(의무) |
‘동의가 없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은 이 단서와 어긋난다. 조문은 인적사항을 덜어낸 상태의 공개를 하여야 할 일로 적어 두었다.
3. 어미 대조표 — 네 항이 모두 다르다
제33조를 인용할 때 항 번호만 옮기면 놓치는 것이 어미다. 조문 전체에서 어미가 이렇게 갈린다.
| 항 | 위치 | 어미 | 성격 |
|---|---|---|---|
| 제1항 | 본문 | 할 수 있다 | 청구할 수 있는 권한 |
| 제1항 | 단서 | 받아야 한다 | 미성년자인 경우의 요건 |
| 제2항 | 본문 | 공개하여야 한다 | 기관의 의무 |
| 제2항 | 단서 | 공개하여야 한다 | 기관의 의무(범위 축소) |
| 제3항 | — | 공개할 수 있다 | 예외적 재량 |
| 제4항 | — | 정한다 | 대통령령 위임 |
제33조에는 하여서는 아니 된다와 같은 금지 문언이 없다. 처벌 조항도 이 조문 안에는 없다. 제33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는 청구권ㆍ공개ㆍ예외ㆍ위임만을 정한다. 따라서 “제33조의 법정형이 징역인가 벌금인가”라는 물음은 이 조문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4. 제3항 — 요건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제3항은 “동의를 못 받아도 예외적으로 공개된다”로 뭉뚱그려지기 쉽다. 문언은 그보다 좁다. 제3항이 적용되려면 다음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 친생부모가 사망이나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일 것
- 양자가 된 사람의 의료상 목적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것
제2항 단서의 사유, 즉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아니함” 또는 “동의하지 아니함”만으로는 제3항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 동의하지 않은 것과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조문상 다른 상태다. 앞의 것은 제2항 단서(인적사항 제외 공개 의무)로, 뒤의 것에 특별한 사유가 더해진 것은 제3항(동의 여부와 관계없는 공개 재량)으로 간다.
또 제3항의 어미는 공개할 수 있다이다. 제2항과 달리 여기서는 의무가 아니라 재량으로 적혀 있다.
5. 제4항 — 절차의 상세는 조문 밖에 있다
“어떤 서류를 어디에 어떻게 내는가”, “공개되는 입양정보에 무엇까지 들어가는가”는 제33조 본문에 없다. 제4항이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되는 입양정보의 범위, 신청 방법ㆍ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33조만 읽고 절차를 확정할 수는 없다. 법률이 정한 것은 청구할 수 있다는 것, 공개하여야 한다는 것, 예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는 것까지다. 그 다음 층위는 하위법령의 몫이다.
6. 연혁 — 위에 적힌 공포번호가 이 조문을 만든 법률은 아니다
법령 화면 맨 위에는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108호, 2025. 11. 11., 타법개정]이 붙어 있다. 이 표기를 “제33조의 현행 내용을 제21108호가 만들었다”로 읽기 쉽지만, 두 법률은 역할이 다르다.
법률 제19555호(2023. 7. 18. 전부개정) — 제33조의 실질을 만든 법률이다. 청구권, 미성년자의 양부모 동의, 친생부모 동의에 따른 공개, 인적사항 제외 공개, 의료상 목적 등 예외, 대통령령 위임까지 지금의 구조가 여기서 나왔다. 이 법은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25. 7. 19.**부터 시행되었다.
법률 제21108호(2025. 11. 11. 타법개정) — 부칙 제3조에서 여러 조문의 기관 명칭을 일괄 정리하면서 제33조 제1항 본문 및 같은 조 제2항 본문 중 “아동권리보장원”을 각각 “국가아동권리보장원”으로 바꾸었다. 바뀐 것은 기관 이름이다. 제1항 단서와 제3항ㆍ제4항의 문언은 이 법률이 손대지 않았다. 그래서 조문 끝의 <개정 2025. 11. 11.> 표기도 ①ㆍ②에만 붙어 있고 ③ㆍ④에는 없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26. 5. 12.**부터 시행되었다.
정리하면, 상단 공포번호는 개명 개정의 번호이고 조문의 실질을 만든 번호는 그 앞의 전부개정이다. 두 번호를 같은 것으로 인용하면 “언제부터 이 제도가 있었나”라는 물음의 답이 어긋난다.
시행 전에 양자가 된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법률 제19555호 부칙 제3조는 적용례를 따로 두었다.
제3조(입양정보의 공개에 관한 적용례) 제33조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전에 양자가 된 사람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즉 제33조는 시행일 이후에 성립한 입양에만 걸리는 규정이 아니다. 부칙이 시행 전에 양자가 된 사람에 대하여도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7. 시행 여부
2026년 9월 7일 기준으로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3조는 시행 중이다. 현행본의 법령 표시는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108호, 2025. 11. 11., 타법개정]이다.
판례ㆍ결정에 관해서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제33조를 다룬 사건번호ㆍ선고(결정)일ㆍ사건명ㆍ판시사항ㆍ주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위 표기에 나오는 “법률 제21108호 / 2025. 11. 11. / 2026. 5. 12.”는 법률의 공포번호ㆍ공포일ㆍ시행일이지 사건번호나 선고일이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입양된 사람이 친생부모 정보를 볼 수 있나요?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3조 제1항은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된 사람이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에게 자신과 관련된 입양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청구를 받은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장은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아 보유하고 있는 입양정보를 지체 없이 공개하여야 한다(제2항 본문). 다만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이 그대로 나오는지는 동의 여부에 따라 갈린다. 대상 범위와 신청 방법ㆍ절차는 제4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입양정보를 못 받나요?
아니다. 제2항 단서는 친생부모의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아니하거나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친생부모의 인적사항을 제외하고 입양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어미가 공개하여야 한다이므로 공개 자체는 기관이 하여야 할 일로 적혀 있고, 동의가 없을 때 달라지는 것은 인적사항이 빠진다는 점이다. 한편 친생부모가 사망이나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 의료상 목적 등 특별한 사유가 함께 있으면, 제3항에 따라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공개할 수 있다. 단순히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제3항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미성년자도 입양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 있나요?
제1항 본문의 청구권자는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된 사람이며, 미성년자를 배제하지 않는다. 다만 제1항 단서가 “이 법에 따라 양자가 된 사람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양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한다. 어미가 받아야 한다이므로 이는 선택이 아닌 요건이고, 동의의 주체는 양부모다. 친생부모의 동의는 이 단계가 아니라 제2항의 공개 범위 단계에서 문제 된다.
한 문장 정리
제33조는 청구 단계에서 한 번(미성년자면 양부모 동의), 공개 단계에서 한 번(친생부모 동의가 없으면 인적사항 제외) 갈린다. 그리고 두 번째 갈림의 결론은 공개하여야 한다는 의무다.
참고 법령ㆍ조문
-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3조(입양정보의 공개 등) — 제1항ㆍ제2항ㆍ제3항ㆍ제4항
-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 제33조 현행본 표시: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108호, 2025. 11. 11., 타법개정]
- 법률 제21108호(2025. 11. 11.) 부칙 제1조(시행일), 부칙 제3조(다른 법률의 개정)
- 법률 제19555호(2023. 7. 18. 전부개정) 부칙 제1조(시행일), 부칙 제3조(입양정보의 공개에 관한 적용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