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을 준비만 해도 처벌되나 — 성인 대상과 미성년자 대상이 다른 이유
요약 및 결론: 형법 제305조의3은 예비·음모 처벌 대상에서 강제추행죄(제298조)를 빼놓았다. 그래서 성인을 상대로 추행을 계획하고 준비했더라도 그 단계에서는 형법상 처벌 규정이 없다. 반면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의2는 같은 법 제7조의 죄 전체를 예비·음모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추행(제7조제3항)을 준비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강간죄의 예비·음모는 처벌되는데 추행죄는 왜 빠졌는지, 성인과 미성년자 사건에서 결론이 달라지는지를 묻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실행에 옮기기 전 단계에서 수사·입건이 가능한지는 피해자 보호와 직결되는 문제라 혼동이 크다. 조문을 끝까지 대조해 보지 않으면 "추행 예비는 아예 처벌 안 된다"거나 거꾸로 "모든 추행 준비가 처벌된다"는 식으로 오해하기 쉽다.
형법은 추행 예비·음모를 처벌하나
형법 제305조의3은 예비·음모 처벌 대상을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9조(준강간죄에 한정한다), 제301조(강간 등 상해죄에 한정한다) 및 제305조의 죄”로 못박았다. 이 목록에 강제추행죄를 정한 제298조는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성인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을 예비·음모한 행위는 이 조문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다만 목록 안의 제299조와 제301조는 괄호로 범위가 좁혀져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제299조는 ‘준강간죄’에 한정되고, 제301조는 ‘강간 등 상해죄’에 한정된다. 즉 이 두 조문에 속한 다른 죄(예: 준강제추행)의 예비·음모는 목록에서 빠져 있다.
미성년자 대상 추행은 왜 예비·음모가 처벌되나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는 “제7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만 정하고, 형법 제305조의3과 달리 한정 괄호가 없다. 그래서 제7조에 속한 항 전부가 예비·음모 처벌 대상이 된다.
제7조는 ① 강간, ② 유사강간에 해당하는 행위, ③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 ④ 형법 제299조(준강간ㆍ준강제추행)의 죄, ⑤ 위계ㆍ위력에 의한 간음ㆍ추행까지 여섯 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제3항이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을 정한 조항이고, 제7조의2가 한정 없이 “제7조의 죄”를 가리키므로 제3항ㆍ제4항ㆍ제5항의 예비ㆍ음모도 함께 처벌 대상에 들어온다. 형법에서는 제299조가 준강간죄로만 좁혀지는 데 비해, 청소년성보호법에서는 제299조 전체(준강간ㆍ준강제추행)가 예비ㆍ음모 대상이라는 차이도 여기서 생긴다.
행위별 분해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강간ㆍ유사강간ㆍ준강간(한정)ㆍ강간등상해(한정)ㆍ(목록상 제305조의 죄)를 목적으로 예비ㆍ음모 | 형법 제305조의3 | 3년 이하의 징역 |
| 성인 대상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을 목적으로 예비ㆍ음모 | 해당 처벌 조문 없음 | 처벌 규정 없음 |
| 아동ㆍ청소년 대상 강간(제7조①)ㆍ유사강간(②)ㆍ강제추행(③)ㆍ준강간등(④)ㆍ위계위력간음추행(⑤)을 목적으로 예비ㆍ음모 |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 | 3년 이하의 징역 |
| 아동ㆍ청소년 대상 제7조 각 항 죄의 미수(실행에 착수한 경우) |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제6항 | 미수범 처벌(제1항부터 제5항까지) |
두 예비ㆍ음모 조문 모두 벌금형은 없고 징역형만 규정돼 있다. 이는 본죄인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제3항(“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에 벌금형이 함께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예비ㆍ음모 단계와 기수ㆍ미수 단계는 법정형 체계 자체가 다르다.
‘준비’와 ‘예비ㆍ음모’는 같은 말인가
조문의 요건은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것이지, 단순한 ‘준비’가 아니다. 형법 제305조의3과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 모두 문언에 ‘준비’라는 단어는 없고, 범죄를 범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이 함께 요구된다. 그래서 “준비만 하면 무조건 처벌”이라는 식의 설명은 조문의 목적 요건을 빠뜨린 부정확한 표현이다.
미수범 처벌도 예비ㆍ음모와는 별개 조항이다.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제6항은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정해 실행의 착수가 있었던 경우를 다루고, 제7조의2는 그 이전 단계인 예비ㆍ음모를 다룬다. 두 단계는 적용 조문과 요건이 다르므로 섞어 쓰면 안 된다.
법 개정으로 범위가 바뀌었나
현행 형법 제305조의3은 법률 제17265호(공포 2020. 5. 19.)로 신설된 문언이고,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법률 제22007호는 시행일만 정했을 뿐 이 조문의 내용을 바꾸지 않았다.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 역시 법률 제17338호(공포 2020. 6. 2.)로 신설된 문언이며,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법률 제22027호의 개정 내용은 제25조의11(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에 관한 것으로 제7조ㆍ제7조의2와는 무관하다.
청소년성보호법에는 2026년 12월 10일 시행 예정인 법률 제21790호(공포 2026. 6. 9.)가 있지만, 이 개정이 고치는 조문은 제46조이고 제7조ㆍ제7조의2 문언은 개정 후에도 동일하다. 즉 기준일(2026-10-27) 현재는 물론 2026년 12월 10일 이후에도 예비ㆍ음모의 처벌 범위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실제 선고 수준은 어떤가
형법 제305조의3과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의 실제 선고 통계나 양형기준 수치에 관한 공표 자료는 없음. 법정형 상한이 “3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점 외에 실무상 선고 경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 법령
제305조의3(예비, 음모)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9조(준강간죄에 한정한다), 제301조(강간 등 상해죄에 한정한다) 및 제305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① 폭행 또는 협박으로 아동ㆍ청소년을 강간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7조의2(예비, 음모) 제7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자주 묻는 질문
성인 추행을 준비하다가 적발되면 아예 처벌을 못 받나요?
형법 제305조의3의 예비ㆍ음모 처벌 대상에는 강제추행죄(제298조)가 포함돼 있지 않아 이 조문으로는 처벌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로 실행에 착수한 단계까지 나아갔다면 미수범이나 기수범 규정이 별도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예비ㆍ음모 단계인지 실행 착수 단계인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미성년자 대상 추행 예비는 왜 처벌되나요?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가 "제7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면서 형법과 달리 괄호로 범위를 좁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을 정한 제7조제3항을 포함해 제7조 전체 항의 예비ㆍ음모가 처벌 대상이 된다.
예비ㆍ음모면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아니다. 형법 제305조의3과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의2 모두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뿐이고 벌금형 규정은 없다. 벌금형이 있는 것은 본죄인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제3항("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이는 예비ㆍ음모가 아니라 기수범에 적용되는 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