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함께 아이를 때렸을 때, 친척이 대신 고소할 수 있을까 —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와 형사소송법 제224조
결론부터
부모가 함께 아이를 때린 행위가 ‘가정폭력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할 수 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제1항 후단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가정폭력행위자인 경우 또는 가정폭력행위자와 공동으로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한다. 아이의 법정대리인은 보통 부모인데, 부모가 함께 때렸다면 한쪽을 가정폭력행위자로 볼 때 다른 쪽(법정대리인)이 그와 ‘공동으로’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상태라면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글은 법령 조문의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고, 특정 사건에서 고소가 받아들여지는지,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가정폭력범죄’·‘가정폭력행위자’·‘피해자’가 정확히 어떤 경우를 가리키는지는 제6조 자체에 정의되어 있지 않다.
원칙: 형사소송법 제224조 — 직계존속은 고소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224조(고소의 제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
항·호가 없는 단일 문장이고 단서도 없다. 대상은 ‘아버지’뿐만이 아니라 자기의 직계존속과 배우자의 직계존속 모두를 포함한다. 즉 부모·조부모뿐 아니라 배우자의 부모·조부모도 원칙적으로 고소할 수 없는 대상이다.
이 조문은 현행 형사소송법(법률 제21857호, 2026. 10. 2. 시행)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2027. 12. 31. 시행 예정인 개정(법률 제21241호)에서도 문언이 바뀌지 않는다.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의 공포번호는 조문 자체에 연혁 표기가 없어 확인되지 않으므로, 상단에 적힌 현행 공포번호(제21857호)가 이 문언을 만들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제21857호 개정은 고소에 관한 제237조·제257조는 고쳤지만 제224조는 손대지 않았고, 그 부칙에도 제224조에 관한 경과조치가 없다.
예외: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의 “불구하고”
가정폭력범죄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224조의 원칙에 예외를 두는 별도 조항이 있다.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고소에 관한 특례)는 3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항 — 누가 고소할 수 있는가
①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가정폭력행위자를 고소할 수 있다.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가정폭력행위자인 경우 또는 가정폭력행위자와 공동으로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할 수 있다.
이 항은 고소권자를 두 갈래로 나눈다.
- 전단: 평상시의 원칙 — 피해자 본인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가정폭력행위자를 고소할 수 있다.
- 후단: 법정대리인이 ①가정폭력행위자 본인이거나, ②가정폭력행위자와 공동으로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경우 — 이때는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할 수 있다.
부모가 함께 아이를 때린 상황은 후단의 두 번째 경우(“가정폭력행위자와 공동으로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는 구조다. 법정대리인(부모 중 한쪽)이 다른 가정폭력행위자(다른 쪽 부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상태이므로, 법정대리인 스스로 고소를 기대하기 어렵고, 그 대신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권자가 된다. 두 경우(전단의 고소권자와 후단의 고소권자)는 서로 다른 상황에 대한 규정이므로 섞어서 이해하면 안 된다.
제2항 — 직계존속이라도 고소할 수 있다
② 피해자는 「형사소송법」 제224조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행위자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인 경우에도 고소할 수 있다. 법정대리인이 고소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이 항이 바로 형사소송법 제224조의 ‘고소하지 못한다’는 금지를 깨는 예외다.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부모·조부모 등)이라도,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고소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조문이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라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224조를 ‘없앤’ 것이 아니라, 가정폭력범죄라는 특정한 경우에 한해 그 금지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예외를 둔 것이다. 또한 이 조항이 고소를 해야 한다는 의무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제3항 — 고소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③ 피해자에게 고소할 법정대리인이나 친족이 없는 경우에 이해관계인이 신청하면 검사는 10일 이내에 고소할 사람을 지정하여야 한다.
제1항·제2항이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인 데 비해, 제3항은 검사에게 의무를 지운다. 요건은 두 가지다. ①피해자에게 고소할 법정대리인이나 친족이 없는 경우, ②이해관계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이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검사는 10일 이내에 고소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해야 한다. 여기서 10일은 검사가 지정을 완료해야 하는 기한이고, 고소 자체를 할 수 있는 기간(고소기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정리: 부모가 함께 때린 경우의 적용 순서
조문의 구조를 순서대로 따라가면 다음과 같다.
- 형사소송법 제224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고소할 수 없다.
- 그러나 가정폭력범죄에 대해서는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제2항이 이 금지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의 고소를 허용한다.
- 다만 부모가 함께 아이를 때린 행위가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제6조제1항 후단에 따라 피해자의 친족이 고소권자가 될 수 있다.
- 만약 그런 친족도, 고소할 법정대리인도 전혀 없다면,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따라 검사가 10일 이내에 고소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해야 한다(제6조제3항).
참고: 성폭력범죄의 경우는 조문이 다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8조에도 비슷한 예외가 있지만, 문언이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제2항과 다르다.
제18조(고소 제한에 대한 예외) 성폭력범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224조(고소의 제한) 및 「군사법원법」 제266조에도 불구하고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다.
이 조문은 형사소송법 제224조뿐 아니라 「군사법원법」 제266조까지 함께 배제한다는 점에서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제2항(형사소송법 제224조만 배제)과 다르다. 두 조문은 각각 별도의 특별법에 따른 별도의 예외이므로 문언을 서로 섞어서 인용하면 안 된다.
주의할 점
- 위 세 조문(형사소송법 제224조, 가정폭력처벌법 제6조, 성폭력처벌법 제18조) 어디에도 법정형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형량을 함께 언급하는 것은 이 조문들의 내용이 아니다.
- ‘가정폭력범죄’, ‘가정폭력행위자’, ‘피해자’의 구체적인 범위는 제6조 자체에 정의되어 있지 않다.
- 이 글에서 다룬 범위에서는 관련 판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 형사소송법(법률 제21857호)에는 2026-10-26 기준으로 아직 시행되지 않은 조문들이 있다(제197조의4·제260조제1항·제261조는 2027-02-05 시행, 제220조의2·제244조의6은 2027-08-05 시행). 다만 이번 글에서 다룬 제224조는 이러한 미시행 목록에 포함되지 않고, 2026-10-02부터 현행대로 시행 중이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224조(고소의 제한)
- 형사소송법 부칙(법률 제21857호, 2026. 8. 4.) 제1조
-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고소에 관한 특례) 제1항, 제2항, 제3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8조(고소 제한에 대한 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