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요청은 압수가 아니다…60일 붙잡아 두되 내용은 못 본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만 지난 7월 1일 시행…긴급요청 48시간은 수사준칙이 정한 기한
수사기관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전자정보를 지우지 못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형사소송법 조항이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12월 30일 공포된 법률 제21241호로 들어온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다. 부칙 제1조는 이 법을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면서, 단서에서 제215조의2의 개정규정만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갈랐다.
이에 따라 법률 전체의 시행일은 오는 2027년 12월 31일이지만, 제215조의2는 지난 7월 1일부터 이미 시행 중이다.
조문이 정한 절차는 자료를 확보하는 절차가 아니라 자료가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절차다. 제1항은 대상을 ‘보전대상 전자정보’로 부르며, 제5항은 요청을 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멸실의 방지 등 보전에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한 뒤 그 결과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보전된 자료의 내용을 실제로 확인하려면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1항 제2호는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청구하거나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에 따른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요청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요건으로 적어, 보전이 그 절차의 앞단계임을 전제하고 있다.
제1항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것을 요구한다. ▲피의자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경우 ▲압수·수색·검증 영장 청구나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요청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증거의 멸실 우려 등 미리 영장을 발부받거나 법원의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허가를 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다.
기간의 기준은 60일이다. 검사는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의해 보전대상 전자정보에 한정하여 60일의 범위에서 보전할 것을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30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제3항은 검사가 보전 기간 연장을 요청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제2항은 검사에게 신청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를 따로 두고 있다. 사법경찰관은 증거의 멸실 우려 등으로 그러한 여유가 없으면 직권으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보전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사법경찰관은 즉시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지 못한 때에는 즉시 보전요청을 취소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 제2항에는 시간 단위의 기한이 적혀 있지 않고 ‘즉시’라고만 돼 있다.
48시간이라는 기한은 형사소송법이 아니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에 있다. 대통령령 제36451호로 지난 6월 30일 개정돼 지난 7월 1일 시행된 이 규정의 제42조의2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긴급보전요청을 한 때 48시간 내에 검사에게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고 정했다.
같은 항은 검사가 승인 여부를 결정해 지체 없이 사법경찰관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이어 적고 있다. 검사 쪽에 붙는 기준은 48시간이 아니라 ‘지체 없이’다.
수사준칙 제42조의2 제1항은 요청의 범위에 제한을 뒀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보전대상 전자정보의 범위를 범죄 혐의의 소명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정하고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며, 수사기밀이나 사건관계인의 개인정보가 소명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불필요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세 숫자는 서로 다른 국면에 붙는다. ▲보전 기간 60일 ▲법원 허가를 받아 한 차례 늘릴 수 있는 30일 ▲긴급보전요청 뒤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승인을 요청해야 하는 48시간으로, 앞의 둘은 자료를 붙잡아 두는 기간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관 사이의 절차 기한이다.
조문과 수사준칙이 답하고 있는 물음은 세 갈래로 나뉜다. ▲‘경찰이 카톡 자료를 지우지 못하게 할 수 있나요’는 제2항의 긴급보전요청 절차에 ▲‘전자정보 보전요청은 압수수색과 다른가요’는 보전과 압수의 구분에 ▲‘보전요청으로 자료를 며칠까지 보관하나요’는 제1항의 기간 규정에 각각 걸린다.
제215조의2 제6항이 정한 보전요청 취소의 구체적인 내용은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참고 법령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 제1항·제2항·제3항·제5항 (법률 제21241호, 2025년 12월 30일 공포.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제215조의2는 2026년 7월 1일 시행, 법률 전체는 2027년 12월 31일 시행)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42조의2 제1항·제2항 (대통령령 제36451호, 2026년 6월 30일 개정, 2026년 7월 1일 시행)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 제1항 제2호가 인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제5호 (형사소송법 제215조의2 제1항이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