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나눠 판 마약, 가액을 모두 합쳐서 따지나요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의 '가액' 구조
짧은 답부터. 이 질문은 보통 “특가법 제11조의 가액 구간(500만원·5천만원)에 걸리느냐”를 묻는 것이다. 그런데 ‘판 행위’, 즉 매매에 관한 죄는 특가법 제11조제1항의 대상에서 문언상 명시적으로 빠져 있다. 그리고 여러 차례의 행위를 어떻게 가액으로 묶는지(합산 여부·산정 방법)는 제11조 문언에 아무런 규정이 없고,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에서는 이를 정한 판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나눠 판 것을 무조건 합친다” 또는 “무조건 따로 본다”고 단정하는 설명은 어느 쪽이든 조문에 근거가 없다.
아래에서 조문 구조를 층층이 나눠 본다.
1. 질문을 조문의 말로 바꾸면
“여러 번 나눠 판 마약의 값을 합치느냐”는 질문은 세 단계로 쪼개진다.
- 그 행위가 특가법 제11조가 적용되는 죄에 해당하는가
- 해당한다면 제1항인가 제2항인가
- 그 항의 가액 구간(5천만원 이상 /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 중 어디인가
많은 사람이 3번부터 묻지만, 실제로는 1번에서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판매’라는 말이 그렇다.
2. 결정적 지점 — 제11조제1항은 ‘매매에 관한 죄’를 도려낸다
특가법 제11조제1항은 대상 범죄를 지정하면서 각 호 외의 부분에 괄호를 달아 두었다. 원문은 이렇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6호ㆍ제7호에 규정된 죄(매매, 수수 및 제공에 관한 죄와 매매목적, 매매 유인ㆍ권유ㆍ알선 목적 또는 수수목적의 소지ㆍ소유에 관한 죄는 제외한다) 또는 그 미수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이 두 가지다.
(1) 제외되는 죄 매매에 관한 죄, 수수에 관한 죄, 제공에 관한 죄가 빠진다. 나아가 매매목적, 매매 유인ㆍ권유ㆍ알선 목적, 수수목적으로 한 소지ㆍ소유에 관한 죄도 빠진다. 즉 “팔려고 가지고 있었다”는 유형도 이 괄호에 걸린다.
그 결과 — 가액이 아무리 커도 이 괄호에 해당하는 죄에는 제11조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가액 합산을 논하기 전에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닌 것이다.
(2) 대상이 되는 호도 한정적이다 제11조제1항이 끌어오는 것은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1항 중 제1호~제4호와 제6호ㆍ제7호뿐이다. 제5호(대마를 수입하거나 수출한 자 등)와 제8호(1군 임시마약류 관련)는 열거에 없다. “제58조 전체가 가중된다”는 설명은 조문과 다르다.
정리하면 제11조제1항은 제58조제1항의 일부 호를, 그중에서도 매매·수수·제공 계열을 뺀 나머지(수출입·제조·소지·소유 등)에 대해 작동한다. 그 미수죄도 명시되어 있다.
3. 가액 구간은 딱 두 층이다
제11조는 가액을 기준으로 층을 나눈다. 층은 두 개뿐이다.
| 근거 | 대상 죄 | 가액 | 법정형 |
|---|---|---|---|
| 제11조제1항제1호 |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1항 제1호~제4호·제6호·제7호(괄호로 제외되는 죄 제외) 및 그 미수죄 | 5천만원 이상 |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
| 제11조제1항제2호 | 위와 같음 |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 |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
| 제11조제2항제1호 | 마약류관리법 제59조제1항~제3항 및 제60조의 죄(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죄만) | 5천만원 이상 |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
| 제11조제2항제2호 | 위와 같음 |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 |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세 가지.
첫째, 500만원 미만 구간은 제11조에 없다. 조문은 5천만원 이상, 그리고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 이 두 구간만 정한다. 그 아래를 정한 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법정형은 모두 선택형이다. 네 개 호 전부 “무기 또는 ○년 이상의 징역”이다. “10년 이상의 징역”만 떼어 옮기면 조문을 잘못 전달하는 것이 된다.
셋째, 제1항과 제2항은 대상 죄가 다르다. 제1항은 제58조제1항 계열, 제2항은 제59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 및 제60조 계열이며 제2항은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죄만 해당”한다고 스스로 범위를 좁혀 둔다. 제2항에 적힌 행위 태양은 “소지ㆍ소유ㆍ재배ㆍ사용ㆍ수출입ㆍ제조 등”이다.
가액이 같아도 근거 항이 다르면 형이 다르다. 위 표에서 가액 5천만원 이상인데 한쪽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 다른 쪽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인 이유가 그것이다.
4. 그래서 ‘합산’은 어떻게 되나
핵심을 다시 말한다.
- 제11조의 각 호는 “가액이 5천만원 이상인 경우”, “가액이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인 경우”라고만 적는다.
- 그 가액을 무엇을 기준으로, 어느 범위의 행위를 묶어서 산정하는지는 제11조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 제11조에는 괄호 정의 조항이 없다. 즉 조문 스스로 ‘가액’을 정의하지 않았다.
-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에서는 산정 방법을 정한 판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여러 번의 거래를 전부 더한다”, “1회분씩 따로 본다”, “시가로 환산한다” 같은 설명은 모두 조문 문언 바깥의 이야기다. 어느 쪽이든 조문을 근거로 단정할 수 없다. 조문에 없는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같은 표현이 붙은 설명은 특히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동시에, 앞의 2.에서 본 이유로 ‘판매’는 애초에 제1항의 문언에서 제외된 죄 유형이라는 점을 놓치면 질문 자체가 어긋난다. 나눠 팔았든 한 번에 팔았든, 매매에 관한 죄에 대해서는 제11조제1항의 가액 가중이 문언상 작동하지 않는다. 그 경우 적용되는 것은 가중 조항이 아니라 마약류관리법 자체의 벌칙이다.
5. 그러면 매매는 어떤 형인가 — 마약류관리법 제58조의 구조
제11조제1항이 인용하는 마약류관리법 제58조는 그 자체로 무거운 벌칙 조문이다. 항 4개, 호 8개로 되어 있다.
-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제1호는 마약을 수출입ㆍ제조ㆍ매매하거나 매매를 유인ㆍ권유ㆍ알선한 자 또는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를 포함한다.
- 제2항: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제1항의 행위를 한 자는 사형ㆍ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 제3항: 제1항과 제2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 제4항: 제1항(제7호는 제외한다) 및 제2항에 규정된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여기서 실무적으로 의미가 큰 것은 제2항이다. 반복된 거래를 두고 특가법의 ‘가액 합산’을 떠올리기 쉽지만, 마약류관리법은 별도로 **“영리 목적” 또는 “상습”**이라는 표지를 두고 법정형을 사형ㆍ무기ㆍ10년 이상으로 올린다. 가액이 아니라 행위의 성격과 반복성으로 층을 나누는 구조다. 다만 어떤 경우가 영리·상습에 해당하는지는 제58조 문언이 정의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역시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6. 개정·시행일 확인 (2026-09-25 기준)
인용하는 조문이 현행인지 확인하는 것은 법률 글에서 가장 기본적인 검산이다.
특가법 제11조
- 현행 문언 시행일: 2025-07-02
- 이 문언을 만든 개정: 법률 제20878호(공포 2025-04-01) — 법령 상단 공포번호와 같다
- 그 부칙이 정한 것: 시행일(공포 후 3개월 경과)과 다른 법률의 개정뿐이다. 개정 내용은 제11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중 “알선목적”을 **“유인ㆍ권유ㆍ알선 목적”**으로 바꾼 것이다.
- 제11조에 관한 적용례·경과조치는 이 부칙에 없다.
- 같은 개정(제20878호)은 특가법 **제2조(뇌물죄의 가중처벌)**도 함께 고쳤다. 제11조만 건드린 개정이 아니다.
마약류관리법 제58조
- 현행 시행일: 2026-08-27(법률 제21691호, 2026-05-26 일부개정)
- 다만 **제58조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20878호(공포 2025-04-01)**로, 상단 공포번호(제21691호)와 다르다. 최신 공포번호가 곧 그 조문을 고친 개정이라는 뜻은 아니다.
- 제21691호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지 않는다. 임시마약류 지정 적용례와 수수료 적용례를 함께 두었고, 같은 개정은 벌칙 조문인 제61조도 고쳤다.
아직 시행되지 않은 것 (기준일 2026-09-25 현재 미시행)
- 법률 제21102호 — 제8조·제13조·제63조·제64조를 고친다. 시행일 2026-11-12.
- 법률 제21932호 — 제11조의4를 고친다. 시행일 2027-09-16.
- 두 시행예정본에서도 제58조 문언은 현행과 같다.
7. 자주 묻는 질문
Q. 나눠 판 마약의 값을 다 더해서 5천만원이 넘으면 특가법 제11조제1항제1호로 가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두 가지 이유다. ① 매매에 관한 죄는 제11조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괄호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다. ② 가액을 어떻게 산정하는지(합산 범위 포함)는 제11조 문언에 없고, 이 자료 범위에서 판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Q. 팔려고 보관만 하고 있었다면 가액 가중을 받나요? A. 제11조제1항 괄호는 매매목적, 매매 유인ㆍ권유ㆍ알선 목적, 수수목적의 소지ㆍ소유에 관한 죄를 제외한다. 이 괄호에 해당하는 유형이라면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Q. 대마도 가액으로 가중되나요? A. 제11조제1항이 끌어오는 호에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1항 제5호(대마 수출입 등)는 들어 있지 않다. 제8호도 마찬가지로 열거에 없다.
Q. 가액이 400만원이면 어느 호인가요? A. 제11조에는 500만원 미만 구간을 정한 호가 없다. 두 구간(5천만원 이상 /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만 규정되어 있다.
Q. 제1항과 제2항 중 어느 쪽이 무거운가요? A. 같은 가액 구간이라도 제1항이 더 무겁게 설계되어 있다. 5천만원 이상일 때 제1항제1호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 제2항제1호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이다.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일 때는 각각 무기 또는 7년 이상, 무기 또는 3년 이상이다. 다만 두 항은 대상 죄 자체가 다르므로 선택해서 적용하는 관계가 아니다.
Q. “10년 이상의 징역”이라고만 외우면 되나요? A. 아니다. 네 개 호 모두 **“무기 또는”**이 앞에 붙은 선택형이다. 이 부분을 빼고 옮기면 조문을 잘못 인용하는 것이다.
8. 한 장 요약
- 제11조는 가액으로 형을 올리는 조항이고, 층은 두 개뿐이다 — 5천만원 이상 / 500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
- 제1항은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1항 중 제1호~제4호·제6호·제7호만 끌어온다. 제5호·제8호는 없다.
- 제1항 괄호가 매매·수수·제공 계열과 그 목적의 소지·소유를 도려낸다. 가액이 커도 이 유형에는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 제2항은 제59조제1항~제3항 및 제60조의 죄 중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죄만 대상이며, 같은 가액이라도 형이 다르다.
- 법정형은 전부 “무기 또는 ○년 이상의 징역” 선택형이다.
- 가액 산정 방법(합산 여부 포함)은 조문에 없다. 제11조에는 괄호 정의도 없다. 단정하지 말 것.
- 반복성·영리성은 특가법의 가액이 아니라 마약류관리법 제58조제2항이 사형ㆍ무기ㆍ10년 이상으로 다룬다.
- 기준일 2026-09-25 현재 특가법 제11조는 2025-07-02 시행 문언, 마약류관리법 제58조는 2026-08-27 시행본이며 두 시행예정본에서도 제58조 문언은 같다.
참고 법령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뇌물죄의 가중처벌)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마약사범 등의 가중처벌) —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제1항제1호·제2호, 제2항제1호·제2호 〔시행 2025. 7. 2., 법률 제20878호, 2025. 4. 1., 타법개정〕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부칙(법률 제20878호, 2025. 4. 1.) 제1조(시행일), 제2조(다른 법률의 개정)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벌칙) 제1항(제1호~제8호), 제2항, 제3항, 제4항 〔시행 2026. 8. 27., 법률 제21691호, 2026. 5. 26., 일부개정〕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9조제1항~제3항, 제60조 (특가법 제11조제2항이 인용하는 조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벌칙) — 법률 제21691호가 함께 개정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법률 제21691호, 2026. 5. 26.) 제1조(시행일), 제2조(임시마약류 지정에 관한 적용례), 제3조(수수료에 관한 적용례)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법률 제21102호, 2025. 11. 11.) — 시행 2026. 11. 12., 기준일 현재 미시행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법률 제21932호, 2026. 9. 15.) — 시행 2027. 9. 16., 기준일 현재 미시행
조문 원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공본을 기준으로 하며, 시행 여부 판단 기준일은 2026년 9월 2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