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소송에서 이긴 뒤 경매를 신청할 때, 집부터 비워야 할까

입력 2026.10.23. 오전 10:08

임대차가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까지 간 임차인이라면, 확정판결을 받은 다음 궁금한 것은 하나다. “이제 경매를 넣으려는데, 집부터 비워줘야 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과 제3항을 구분해서 봐야 정확하게 나온다. 두 항은 서로 다른 ‘단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경매 신청 단계와 보증금 수령 단계는 다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는 보증금의 회수에 관한 조문이다. 이 조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규정하는데, 그중 핵심이 되는 두 항이 제1항과 제3항이다.

  • 제1항은 경매를 신청하는 단계를 규정한다.
  • 제3항은 경매 후 보증금을 받는 단계를 규정한다.

이 둘을 하나로 뭉쳐서 “집을 비우지 않아도 경매도 신청하고 보증금도 다 받을 수 있다”고 이해하면 틀린다. 조문이 각각 다른 국면을 규율하고 있다.

제1항: 경매 신청 — 반대의무를 먼저 이행할 필요가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임차인(제3조제2항 및 제3항의 법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이 임차주택에 대하여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執行權原)에 따라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집행개시(執行開始)요건에 관한 「민사집행법」 제41조에도 불구하고 반대의무(反對義務)의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을 집행개시의 요건으로 하지 아니한다.”

이 조항이 왜 필요한지는 민사집행법 제41조를 함께 봐야 이해된다. 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은 원칙을 이렇게 정한다.

“반대의무의 이행과 동시에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집행권원의 집행은 채권자가 반대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는 것을 증명하여야만 개시할 수 있다.”

임대차 종료에 따른 보증금반환은 통상 임차인의 주택 인도와 동시이행 관계로 다뤄진다. 그래서 확정판결문에도 “임차인은 주택을 인도하고, 임대인은 보증금을 지급하라”는 식으로 동시이행의 문구가 들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의 원칙대로라면, 이런 동시이행 판결로 강제집행(경매)을 개시하려면 채권자가 “반대의무(주택 인도)를 이미 이행했거나 이행을 제공했다”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즉 원칙적으로는 집부터 비우고 그 사실을 증명해야 경매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진다는 뜻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은 바로 이 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한 것이다.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에 따라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41조에도 불구하고 반대의무의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을 집행개시의 요건으로 하지 아니한다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경매를 신청하는 단계에서는 집을 먼저 비웠다는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이 조항의 문언을 정확히 읽을 필요가 있다. 제1항은 ‘반대의무’라는 표현만 쓰고 그 내용(주택 인도)을 직접 적지는 않았다. 또한 이 조항이 없애는 것은 집행개시의 요건일 뿐, 반대의무 자체(주택을 인도해야 한다는 의무)를 없앤다는 문언은 아니다. 즉 임차인의 인도의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매를 신청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서” 그 의무를 먼저 증명해야 하는 부담만 면제되는 것이다.

제3항: 보증금 수령 — 양수인에게 인도해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다. 경매를 신청해서 절차가 진행되고, 임차주택이 매각되어 환가대금이 나온 뒤 실제로 보증금을 지급받는 단계에서는 다른 조항이 적용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3항은 이렇게 정한다.

“임차인은 임차주택을 양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면 제2항에 따른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

여기서 인도의 상대방이 ‘임대인’이 아니라 **‘양수인’**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경매로 주택이 매각되면 그 주택을 낙찰받은 사람(양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데, 임차인이 바로 이 양수인에게 집을 인도해야 비로소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3항이 말하는 ‘제2항에 따른 보증금’이란,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를 할 때, 임차주택(대지를 포함한다)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는 보증금을 가리킨다(제3조의2 제2항).

정리하면, 제1항이 면제해 주는 것은 “경매를 신청하기 위해 미리 집을 비웠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고, 제3항이 요구하는 것은 “실제로 보증금을 지급받으려면 집을 양수인에게 인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항을 합쳐서 “인도하지 않고도 경매 신청과 보증금 수령까지 전부 가능하다”고 읽으면 조문을 잘못 이해한 것이 된다.

법인 임차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은 임차인의 범위를 “임차인(제3조제2항 및 제3항의 법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이라고 정의하면서 ‘이 조에서’라는 식의 한정을 붙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 정의는 제3조의2 전체에 적용되며, 제3항의 ‘임차인’에도 법인이 포함된다. 즉 법인 임차인 역시 경매 신청 단계에서는 반대의무 이행의 증명이 면제되지만, 보증금을 받으려면 양수인에게 주택을 인도해야 하는 점은 동일하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이 구조를 실무적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1. 보증금반환청구소송에서 확정판결(또는 그에 준하는 집행권원)을 받았다면, 아직 집을 비우지 않았더라도 경매 신청 자체는 할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41조의 원칙과 달리, 반대의무의 이행이나 이행 제공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
  2. 그러나 경매가 진행되어 주택이 매각된 뒤, 환가대금에서 우선변제권에 따라 보증금을 지급받으려는 단계에서는 양수인에게 주택을 인도해야 한다. 인도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
  3. 우선변제를 받으려면 제3항의 전제가 되는 제2항의 요건, 즉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상태여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4. 조문에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판결만 있으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표현은 없다. 각 단계마다 요건이 따로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참고: 조문의 연혁과 시행 상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는 현재 9개 항, 13개 호(제7항 10개 호, 제8항 3개 호)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글 작성 기준 현행 법률은 법률 제21065호(2025. 10. 1., 타법개정, 시행 2026-01-02)이지만, 제3조의2의 현재 문언 자체를 만든 개정은 법률 제14175호(공포 2016. 5. 29.)이며, 현행 공포번호와는 다르다. 법률 제21065호의 부칙 제7조는 제8조의2 제4항 제3호의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로 고치는 것일 뿐, 제3조의2를 고친 개정이 아니다.

민사집행법 제41조 역시 2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혁 표기가 없어,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이 현행 공포번호(법률 제20733호, 시행 2026-02-01)와 같은지는 단정할 수 없다. 참고로 법률 제21456호(2026. 3. 17. 공포, 시행 2028-03-01)는 제26조, 제173조, 제224조, 제278조, 제303조를 고치는 개정이며 제41조의 문언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개정은 2026-10-23 기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이 주제에 관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 제1항, 제2항, 제3항
  • 민사집행법 제41조(집행개시의 요건) 제1항

관련 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 민사집행법 제4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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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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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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