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때렸을 때 치료비 배상을 맞바꿀 수 있나요
요약 및 결론: 고의로 상대방을 때려 생긴 치료비 배상채무는 상대방의 배상청구에 대해 상계(서로의 채무를 상쇄하는 것)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496조가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주먹다짐이나 싸움에서 서로 다쳤을 때, 당사자들은 "우리 둘 다 피해를 입었으니 치료비를 서로 치지 말자"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합니다. 그러나 민법은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청구를 특별히 취급하여 상계로 피할 수 없도록 규정했습니다.
본문
상계란 무엇인가
상계는 민법 제492조제1항에 따라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100만 원을 빌려주었고, B도 A에게 100만 원을 빌려줬다면 두 채무를 상계해서 서로 돈을 주고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채무가 이에 해당합니다.
고의 불법행위 채무는 상계로 대항할 수 없다
민법 제496조는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고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채무자)이 상계를 내세워 상대방의 배상청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규칙이 적용되는 조건은 명확합니다: 채무의 원인이 ‘고의의 불법행위’여야 합니다.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는 다른 법리를 따릅니다.
쌍방폭행 사건에 적용하면
두 사람이 서로 고의로 때려 모두 피해를 입은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A가 B를 때려 B가 치료비 100만 원을 치르고, B도 A를 때려 A가 치료비 50만 원을 치르는 상황입니다.
민법 제496조를 적용하면:
- A는 B를 때렸으므로 고의 불법행위 채무를 집니다. B의 배상청구에 대해 “B도 나를 때렸으니 상계하자”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 B는 A를 때렸으므로 고의 불법행위 채무를 집니다. A의 배상청구에 대해 “A도 나를 때렸으니 상계하자”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A는 B에게 배상을 물어야 하고, B도 A에게 배상을 물어야 합니다. 손해액이 다르다면 각 손해액에 따라 배상청구가 이루어집니다.
행위별 법적 효과
| 채무 상황 | 적용 조문 | 상계 가능 여부 |
|---|---|---|
| 일반 금전 채무를 서로 지는 경우 | 민법 제492조제1항 | 가능 |
| 과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 민법 제763조·제396조 | 가능(법원이 손배액 정할 때 과실 참작) |
|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 민법 제496조 | 채무자가 상계로 대항 불가 |
현실에서의 해결 방법
민법의 원칙상 상계는 불가하지만, 당사자들은 합의를 통해 배상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의 사례에서 A와 B가 만나서 “A는 B에게 100만 원 대신 60만 원을 주고, B는 A에게 50만 원 대신 10만 원을 준다”고 합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계라는 법적 제도가 아니라 당사자의 자유로운 계약입니다.
합의가 없다면 각자의 배상청구는 독립적으로 유지되며, 채권자는 각 채무자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
제492조(상계의 요건) ①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치료비를 서로 안 내기로 약속했는데, 나중에 청구받을 수 있나요?
당사자들 간에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합의를 존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그 합의는 상계라는 법제도가 아니라 당사자 간의 계약이므로, 합의 없이 상계를 시도하는 것은 민법 제496조에 의해 인정되지 않습니다.
한 명이 더 심한 상처를 입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배상액은 각자가 입은 실제 손해액(치료비, 입원 기간, 일실소득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손해액이 불균등해도 상계로 배상을 피할 수 없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사자들이 협의해서 상황에 맞게 배상액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과실로 때렸다면 상계할 수 있나요?
과실 불법행위는 상계의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민법 제763조가 제396조를 준용하도록 정해서,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채권자(피해자)의 과실을 함께 참작합니다. 이는 상계와는 다른 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