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때렸으면 치료비를 맞바꿔 끝낼 수 있을까: 쌍방폭행과 민법 제496조 상계 금지
핵심 답변
서로 때린 경우라도 자기 배상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면,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근거는 민법 제496조입니다.
- 민법 제496조는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 쌍방폭행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 채무를 진다면, 문언을 그대로 적용할 때 두 사람 모두 그 ‘채무자’로서 상계로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 그래서 “네 치료비와 내 치료비를 상계하겠다”는 주장으로 배상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배상 채무는 따로 남습니다.
- 이것은 ‘과실상계’(민법 제396조·제763조)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과실상계는 법원이 손해배상의 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피해자 쪽 과실을 참작하는 제도입니다. 제496조는 과실 참작에 관해 아무것도 정하지 않습니다.
기준일(2026년 10월 20일) 현재 현행 민법은 법률 제21454호(2026. 3. 17. 일부개정, 시행 2026. 3. 17.)입니다. 이 글은 그 조문 원문만을 근거로 합니다. 이 주제에 관한 판례는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아래 결론은 조문 문언을 적용한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1. 먼저, ‘상계’란 무엇인가: 민법 제492조
일상에서 말하는 “퉁친다”에 해당하는 민법상 제도가 상계입니다. 요건은 민법 제492조제1항이 정합니다.
제492조(상계의 요건) ①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전항의 규정은 당사자가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조문에서 확인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요소 | 조문 문언 |
|---|---|
| 채무의 관계 | 쌍방이 서로 채무를 부담 |
| 채무의 종류 |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 |
| 시기 |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 |
| 범위 | 대등액에 관하여 |
| 효과의 성격 | 각 채무자는 “상계할 수 있다” (재량) |
| 예외 |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할 때 (제1항 단서) |
| 다른 의사표시 | 당사자가 다른 의사를 표시하면 제1항을 적용하지 않음. 다만 그 의사표시로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함 (제2항) |
제492조는 채무자가 상계”할 수 있다”고 정할 뿐입니다. 서로 채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채무가 저절로 소멸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2. 고의 불법행위 채무는 상계로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496조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이 조문은 한 문장으로 되어 있고 항이나 호가 없습니다. 문언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 대상 채무: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입니다. 조문에 적힌 것은 ‘고의’뿐입니다.
- 제한받는 사람: 그 채무를 진 **“그 채무자”**입니다. 조문이 막는 것은 가해자인 채무자가 상계로 대항하는 것입니다. 이를 채권자(피해자) 쪽 행위까지 막는 규정으로 넓혀 읽을 근거는 문언에 없습니다.
- 효과: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입니다.
조문 제목은 “상계의 금지”입니다. 하지만 본문이 정한 효과는 위와 같이 고의 불법행위 채무를 진 채무자가 상계로 대항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3. 쌍방폭행에 적용하면
두 사람(가칭 갑·을)이 서로 때려 둘 다 다쳤고, 각자의 행위가 고의의 불법행위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관계 | 채무자 | 채권자 | 제496조 적용 |
|---|---|---|---|
| 갑의 폭행으로 생긴 배상 채무 | 갑 | 을 | 갑은 상계로 을에게 대항하지 못함 |
| 을의 폭행으로 생긴 배상 채무 | 을 | 갑 | 을은 상계로 갑에게 대항하지 못함 |
두 사람은 각자 상대방에 대해 고의 불법행위 채무를 지는 ‘그 채무자’입니다. 따라서 문언을 그대로 적용하면 어느 쪽도 상계로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실제 상황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갑이 을에게 “당신도 나를 때렸으니 당신 치료비 청구는 내 치료비 채권과 상계하겠다”고 해도, 제496조에 따라 그 상계로 을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 을이 같은 주장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 결국 각자의 배상 채무는 상계로 정리되지 않고 따로 남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주의: 이 결론은 조문 문언을 적용한 것입니다. 이 주제의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서 어떻게 판단했는지, 어떤 사정이 ‘고의’로 평가되는지는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 밖입니다.
4. ‘고의’가 아닌 경우는?
제496조가 적은 것은 ‘고의의’ 불법행위뿐입니다. 과실이나 중과실로 생긴 채무는 이 조문의 문언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채무가 언제나 상계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 경우 상계 가능 여부는 제496조가 아니라 제492조의 요건으로 따지게 됩니다. 같은 종류의 채무인지, 이행기가 도래했는지,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는지, 당사자가 다른 의사를 표시했는지 등입니다.
참고로 민법 제492조, 제496조, 제396조, 제763조에는 ‘고의’, ‘불법행위’, ‘과실’의 정의 규정(괄호 정의)이 없습니다.
5. 헷갈리기 쉬운 ‘과실상계’와는 다르다: 민법 제396조·제763조
“상계는 안 된다면서 왜 쌍방폭행이면 배상액이 줄어든다고 하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계가 아니라 과실상계의 영역입니다.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 구분 | 상계 (제492조·제496조) | 과실상계 (제396조, 제763조로 준용) |
|---|---|---|
| 무엇인가 | 서로 가진 채무를 대등액에서 소멸시키는 것 | 손해배상의 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채권자 쪽 과실을 참작하는 것 |
| 누가 | 각 채무자 (“상계할 수 있다”) | 법원 (“참작하여야 한다”) |
| 어미 | 재량 | 의무 |
| 고의 불법행위 채무 | 그 채무자는 상계로 대항하지 못함 (제496조) | 제496조는 과실 참작에 관해 아무것도 정하지 않음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제496조가 막는 것은 상계로 대항하는 것입니다.
-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이를 참작하여야 합니다(제396조, 제763조). 이 의무는 제496조와 별개의 규정에서 나옵니다.
- 제763조는 제393조, 제394조, 제399조도 준용합니다. 이 조문들의 내용은 근거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1. 서로 다쳤으니 배상 문제는 그냥 없던 일이 되나요? 조문상 그렇게 볼 근거는 없습니다. 제492조제1항은 상계를 채무자가 “할 수 있다”고 정할 뿐이고, 채무가 저절로 소멸한다고 정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고의 불법행위 채무라면 제496조에 따라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Q2. 상대가 먼저 때렸으면 제가 상계를 주장할 수 있나요? 누가 먼저 때렸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내용은 제496조 문언에 없습니다. 내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라면, 나는 그 채무자로서 상계로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Q3. 상대방도 다쳤다는 사정은 배상 금액에 전혀 영향이 없나요? 그 사정은 ‘상계’와는 별개로 볼 문제입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 채권자(피해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하여야 합니다(제396조, 제763조). 다만 구체적 사건에서 어떤 사정이 과실로 참작되는지는 이 글의 근거 범위 밖입니다.
Q4. 실수로 다치게 한 경우(과실)에도 상계가 막히나요? 제496조가 정한 것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뿐입니다. 과실 불법행위 채무에 대해서는 제496조가 아니라 제492조의 요건을 따져야 합니다.
Q5. 두 사람이 따로 합의하면 정리할 수 있나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조문은 일방이 상계로 대항하는 것(제496조)과 상계의 요건(제492조)을 정합니다. 제492조제2항은 당사자가 다른 의사를 표시하면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하되, 그 의사표시로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그 밖에 당사자 사이 합의가 어떤 효력을 갖는지는 이 조문들이 직접 정하지 않으므로 여기서 단정하지 않습니다.
Q6. 최근 민법 개정으로 이 규정이 바뀌었나요? 기준일 현재 현행 민법은 법률 제21454호(2026. 3. 17. 일부개정)입니다. 이 개정이 고친 조문은 제1001조, 제1008조, 제1010조, 제1115조입니다. 제492조, 제496조, 제396조, 제763조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개정의 부칙은 시행일과 상속권 상실 선고·유류분 보전에 관한 적용례, 상속권 상실 선고 특례를 정하고 있으며, 상계나 불법행위 손해배상에 관한 적용례·경과조치는 없습니다. 위 네 조문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의 공포번호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7. 한 줄 정리
쌍방폭행에서 각자의 배상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면, 민법 제496조에 따라 두 사람 모두 그 채무자로서 상계로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상대방의 과실을 배상액에서 참작하는 것은 이와 별개인 ‘과실상계’(제396조, 제763조)의 문제입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492조(상계의 요건) 제1항·제2항
- 민법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 민법 제396조(과실상계)
- 민법 제763조(준용규정)
- 민법 부칙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부터 제4조까지
기준: 민법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 소관 법무부. 기준일 2026년 10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