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유예 기간 중에 다시 처벌받으면 원래 형이 살아나나요 — 형법 제61조 실효 요건 정리
결론부터
선고유예를 받은 사람이 유예기간(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 중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되면, 법원은 유예해 두었던 그 형을 선고한다. 형법 제61조제1항은 이 경우를 “유예한 형을 선고한다”고 적어 두었고, 제59조제1항·제61조제2항처럼 “할 수 있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즉 재량을 인정하는 문구가 없는 조문이다.
다만 모든 재처벌이 실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문이 정한 기준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다. 이보다 가벼운 형(예: 벌금형)만 받은 경우가 실효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 문언만으로 단정할 수 없고, 이 글에서 다루는 범위를 벗어난다.
선고유예란 무엇인가 (형법 제59조)
법원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제59조제1항 본문). “할 수 있다”는 표현이므로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법원이 반드시 선고유예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서는 하나다.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형을 병과하는 경우에는 그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서만 선고를 유예할 수도 있다(제59조제2항).
선고유예를 받으면 어떻게 되나 (형법 제60조)
형법 제60조는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고만 정한다. 2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면소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 조문에는 “기록이 남지 않는다”, “전과가 지워진다”는 문언이 없다. 선고유예와 면소 간주는 서로 다른 개념이고, 조문이 말하는 효과는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데서 끝난다.
유예기간 중 다시 처벌받으면 — 형법 제61조의 실효
형법 제61조는 선고유예가 효력을 잃는 경우(실효) 두 가지를 구분해서 정한다.
첫째,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그런 전과가 발견된 경우(제61조제1항) 유예기간 중에 이런 일이 생기면 법원은 유예한 형을 선고한다. 조문에 재량을 뜻하는 “할 수 있다”가 없다.
둘째,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제61조제2항) 제59조의2에 따라 보호관찰을 명한 선고유예를 받은 사람이 보호관찰기간 중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법원이 유예한 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쪽은 “선고할 수 있다”는 재량 표현이 쓰였다.
두 경우의 차이는 분명하다. 전자는 “다시 처벌받은 경우”에 대응하고 문언에 재량 표현이 없다. 후자는 “준수사항 위반”에 대응하고 문언에 재량 표현이 있다. 질문의 “다시 처벌받으면”은 제1항의 사유에 해당한다.
신상정보 등록 면제와의 관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의2)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선고유예를 받은 사람은,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경과하여 형법 제60조에 따라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면 신상정보 등록을 면제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의2제1항). 면제의 조건은 “선고유예를 받은 때”가 아니라 “면소로 간주된 때”다.
그런데 유예기간 중 형법 제61조제1항의 사유로 선고유예가 실효되어 유예한 형이 선고되면, 제60조가 말하는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는 상태에 이르지 못한다. 등록 면제 조항이 전제로 삼는 조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구조다.
이와 별개로 같은 조 제2항·제3항은 등록대상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법무부장관에게 면제를 신청하는 경로를 따로 두고 있다. 등록기간이 30년이면 최초등록일부터 20년, 20년이면 15년, 15년이면 10년, 10년이면 7년이 지나야 신청할 수 있고(교정시설·치료감호시설 수용 기간은 제외), 제3항이 정한 요건(등록기간 중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 확정 사실 없음, 형의 집행 종료, 관련 명령 집행 종료 등 5개 호)을 모두 갖추면 법무부장관이 면제한다. 이 경로는 선고유예·면소 간주 경로와 별개의 절차다.
자주 묻는 질문
Q. 선고유예 기간 중 벌금형만 받아도 실효되나요? 형법 제61조제1항이 정한 기준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이다. 이보다 가벼운 형만 받은 경우를 조문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이 조문 문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Q. 보호관찰이 없는 선고유예도 준수사항 위반으로 실효되나요? 제61조제2항은 “제59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관찰을 명한 선고유예”를 전제로 한다. 보호관찰을 명하지 않은 선고유예라면 이 항이 적용될 전제 자체가 없다.
Q. 실효되면 신상정보 등록 면제도 자동으로 무산되나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의2제1항의 면제는 형법 제60조에 따라 면소로 간주될 것을 전제로 한다. 선고유예가 실효되어 유예한 형이 선고되면 면소 간주 상태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 항에 따른 면제의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형법 제51조
- 형법 제59조(선고유예의 요건) 제1항·제2항
- 형법 제59조의2
- 형법 제60조(선고유예의 효과)
- 형법 제61조(선고유예의 실효) 제1항·제2항
- 형법 제62조의2제1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의2(신상정보 등록의 면제) 제1항~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