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재산

상고심, 차명계좌 위탁금 판단 기준 제시…'채무초과 사정만으로' 신임 부정 못 해

입력 2026.08.27.

형식보다 위탁관계의 성질 살펴야…원심 판단 깨고 다시 심리하도록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에 보관한 돈을 명의자가 임의로 사용하지 않기로 한 약정이 있다면, 횡령죄에서 보호할 만한 신임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상고심 판단이 나왔다.

상고심은 지난 6월 25일 선고한 횡령 사건에서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이 판단은 차명계좌라는 형식만으로 위탁관계의 보호 여부를 정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판결이 다룬 유형은 위탁자가 다른 사람 명의로 개설된 예금계좌에 돈을 보관하고, 계좌 명의자가 그 돈을 임의로 사용하지 않기로 약정한 경우다. 다른 사람 계좌에 맡긴 돈을 명의자가 썼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의 위탁관계가 어떤 성질인지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상고심은 “횡령죄에 필요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된다”고 봤다. 약정 등 법률행위에 근거해 위탁관계가 설정된 경우 그 보호 가치를 부정하려면, 이를 형사법으로 보호하는 것이 “전체 법질서상 허용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위탁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약정에 따른 재물 위탁행위를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채무초과라는 사정 하나만으로 신임 관계의 보호 가치를 부정할 수 없다는 한정이다.

다만 이 판단을 차명계좌에 맡긴 돈이 언제나 보호된다는 의미로 넓혀서는 안 된다. 차명계좌 이용은 다른 법률에 따라 별도로 규제될 수 있으며, 이번 판단은 횡령죄 성립에 필요한 위탁관계의 보호 가치 기준을 다뤘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한다.

현행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됐지만, 제355조 제1항의 법정형은 이와 별개다. 횡령죄에 관한 제355조 제1항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상고심은 차명계좌 이용 자체가 아니라 위탁관계의 성질과 그 형사법적 보호 가치를 기준으로 원심 판단을 다시 하도록 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47조 제1항
  •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법」 제355조 제2항

관련 법령: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법 제355조 제2항

관련 판례

대법원 2025도13722 — 차명계좌 위탁관계와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 — 횡령, 파기환송

사건명은 「횡령」이고 결론은 파기환송이다. 판시사항 [1]은 횡령죄에서 말하는 '보관'의 의미와, 횡령죄의 성립에 필요한 위탁관계가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되는지 여부를 적극으로 본 것이다. 판시사항 [2]는 재물의 보관에 관한 위탁관계 설정이 약정 등 법률행위에 근거한 경우, 그 위탁관계가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려면 그 위탁관계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전체 법질서상 허용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 여부를 적극으로 본 것이다. 판시사항 [3]은 위탁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약정에 따른 재물 위탁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의 실행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소극으로 본 것이다. '그 사정만으로'라는 한정이 핵심이다.

판결문 원문 (2026-06-25 선고)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27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 게재 안내
이곳에 광고를 게재해 보세요지면과 소재 규격을 확인하세요. 광고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