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이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오래 걸리면 몇 시간 일한 걸로 보나요?
결론부터: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외근·출장처럼 사업장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해서 그 실제 걸린 시간을 그대로 근로시간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는 이런 상황을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로 규정하면서, 상황에 따라 인정되는 시간을 다르게 정한다.
핵심은 이 조문이 본문과 단서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원칙: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근로기준법 제58조제1항 본문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했을 것
- 그로 인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울 것
단순히 “외근을 나갔다”는 사실만으로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장 밖 근로이면서도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 경우(예: 이동 경로와 시간이 명확히 기록·확인되는 경우 등)라면 이 조항이 적용될 상황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조문이 “자동으로” 또는 “당연히” 소정근로시간만 인정한다고 정한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는 산정 가능 여부가 먼저 문제된다.
두 요건이 충족되면, 실제로 외근에 몇 시간이 걸렸는지와 무관하게 원래 정해진 근무시간(소정근로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법문의 표현은 “본다”이며, 이는 반증을 허용하는 “추정”이 아니라 그렇게 보도록 정하는 간주 규정이다.
단서: 통상적으로 초과 근로가 필요한 업무라면 다르다
문제는 질문의 핵심인 “외근이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오래 걸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58조제1항 단서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즉, 해당 업무가 그 성격상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넘겨야 끝나는 업무라면, 소정근로시간이 아니라 **“그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 어쩌다 한 번 외근이 길어진 경우라면 본문(소정근로시간 간주)이 적용될 여지가 있다.
- 반면 그 업무 자체의 성격상 매번 소정근로시간을 넘기는 것이 일상적이라면, 단서가 적용되어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
여기서 “통상 필요한 시간”이 구체적으로 몇 시간인지는 조문 자체에 숫자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이는 업무의 성격과 실태에 따라 판단될 사항이며, 이 조문만으로 일반적인 기준 시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가 있다면 그 시간이 우선한다
제58조제2항은 단서에 대한 특칙을 둔다.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대표가 해당 업무에 대해 서면으로 “통상 필요한 시간”을 미리 정해두었다면, 실제 업무 성격을 다시 따지지 않고 그 합의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
주의할 점은 합의의 주체와 방식이다.
- 합의 주체는 근로자대표이며, 개별 근로자 한 명과의 합의가 아니다.
- 합의 방식은 서면이어야 하며, 구두 합의로는 이 특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서면 합의는 제1항 단서가 정한 “통상 필요한 시간”을 대체하는 것일 뿐, 제1항 본문의 소정근로시간 간주 자체를 바꾸는 규정은 아니다.
재량근로와는 다른 제도다
같은 제58조제3항에는 “재량근로”에 관한 별도 규정이 있다. 이는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는 업무로서 대통령령(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이 정한 업무에 대해,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시행령 제31조는 다음 여섯 가지 업무를 재량근로 대상업무로 정한다.
-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이나 인문사회과학 또는 자연과학분야의 연구 업무
- 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 또는 분석 업무
- 신문, 방송 또는 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
-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 업무
-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 사업에서의 프로듀서나 감독 업무
- 그 밖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업무
이때 서면 합의에는 ① 대상 업무, ② 사용자가 업무 수행 수단·시간 배분 등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아니한다는 내용, ③ 근로시간 산정은 그 서면 합의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의무 규정).
다만 이 재량근로 제도는 사업장 밖 근로(제1항·제2항)와는 별개의 요건과 절차를 가진 제도다. 외근·출장이 길어지는 상황을 재량근로 규정과 섞어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제6호의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업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난다.
정리
| 상황 | 인정되는 근로시간 |
|---|---|
| 사업장 밖 근로 +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움 (원칙) | 소정근로시간 |
| 위 상황 + 그 업무가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해야 하는 업무 | 그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 |
| 위 단서 상황 +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로 시간을 정한 경우 | 그 서면 합의에서 정한 시간 |
| 재량근로 대상업무(시행령 제31조) +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 | 그 서면 합의에서 정한 시간 (별개 제도) |
외근이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오래 걸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몇 시간 근로한 것으로 보는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① 근로시간 산정이 실제로 어려운 상황인지, ② 그 업무가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넘기는 성격인지, ③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진다.
이 조문에 관한 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소정근로시간’이나 ‘근로자대표’에 대한 별도의 정의 조문도 이 글의 자료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로, 근로기준법 제58조는 2026년 4월 7일 개정(법률 제21533호)되었지만 이 개정에서 제58조 자체는 고치지 않았으며, 2026-12-10 및 2027-01-01 시행이 예정된 다른 개정(법률 제21784호, 법률 제21472호)에서도 제58조 문언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참고 법령
- 근로기준법 제58조(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제1항·제2항·제3항·제4항
-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재량근로의 대상업무) 제1호~제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