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카드로 현금을 뽑는 것과 이체하는 것은 다른 죄인가요?
요약 및 결론: 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면 절도죄(형법 제329조)로, 이체하면 컴퓨터등 사용사기죄(형법 제347조의2)로 각각 처벌된다. 취득되는 재산의 형태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진다.
신용·체크카드 도용 범죄가 증가하면서 법적 책임에 대한 혼동이 커지고 있다. 같은 카드를 사용한 범죄라도 현금을 취득하느냐, 계좌 이체로 송금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죄로 처벌받는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본문
현금 인출은 절도죄
남의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은행 ATM이나 창구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지폐와 동전은 유형적인 타인의 재물이며, 이를 권리자의 동의 없이 취득하는 행위는 형법 제329조의 절도죄를 구성한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재물’은 가시적이고 점유 이전이 가능한 물건을 뜻한다.
이체는 컴퓨터사용사기죄
반대로 같은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계좌 이체나 송금을 지시하는 행위는 다르다. 송금 과정에서 취득되는 것은 현금이라는 물리적 재물이 아니라 상대방 계좌의 잔액 증가라는 재산상의 이익일 뿐이다. 이는 형법 제347조의2의 컴퓨터등 사용사기에 해당한다.
형법 제347조의2는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두 죄의 법정형 비교
|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남의 카드로 현금 인출 | 형법 제329조(절도) |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 남의 카드로 이체·송금 |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두 죄의 법정형 상한을 비교하면, 컴퓨터사용사기(20년)가 절도(6년)보다 훨씬 높다. 다만 실제 선고에서 양형을 어떻게 하는지에 관해 공표된 통계나 양형기준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
세 조문의 명확한 경계선
절도죄와 컴퓨터사용사기죄의 경계는 취득되는 대상의 성질에서 비롯된다.
- 형법 제329조: ‘타인의 재물’만 언급 (지폐, 동전 등 유형적 물건)
- 형법 제347조의2: ‘재산상의 이익’만 언급 (계좌 잔액 증가 등 무형의 이익)
이 문언상의 차이는 두 범죄의 본질적 특성을 반영한다. 절도는 물건 자체를 빼앗는 행위이고, 컴퓨터사용사기는 정보처리 시스템을 조작하여 금융상 이익을 얻게 하는 행위다.
관련 법령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ㆍ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48조의2(편의시설부정이용) 부정한 방법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자동판매기, 공중전화 기타 유료자동설비를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자주 묻는 질문
남의 카드를 잠깐 빌려 달라고 했다가 본인 동의 없이 현금을 뽑으면 절도인가요?
카드의 출처나 대출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는 법적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 타인의 동의 없이 현금을 취득했다면 그것이 재물을 절취하는 행위이므로 절도죄의 성립 요건을 만족한다.
내 카드를 도용당해서 누군가가 이체했는데, 그 이체를 받은 사람도 처벌받나요?
형법 제347조의2는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도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고 규정한다. 이체를 지시한 사람뿐 아니라 송금받은 사람도 사기 행위에 적극 가담했다면 공모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카드사 앱으로 다른 사람 계좌로 이체하면서 그 사람의 로그인 정보를 입력했는데, 이것도 컴퓨터사용사기인가요?
타인의 로그인 정보를 권한 없이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하고, 그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다면 형법 제347조의2의 컴퓨터등 사용사기에 해당한다. 조문에서 규정한 행위 방식 중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