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카드로 현금을 뽑는 것과 이체하는 것은 다른 죄인가요?

입력 2026.10.02. 오전 10:08

결론부터: 문언상 갈라지는 지점은 ‘재물’과 ‘재산상 이익’

형법은 절도와 컴퓨터등 사용사기를 서로 다른 조문으로 규정하면서, 취득 대상이 되는 객체를 다르게 적어놓았다.

  •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ㆍ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두 조문을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제329조는 “재물”만 적었고 재산상 이익이라는 말이 없다. 반대로 제347조의2는 “재산상의 이익”만 적었고 “재물”이라는 말이 없다. 즉 두 조문의 문언상 경계는 취득한 것이 유체물·관리 가능한 동력 같은 ‘재물’인지, 아니면 채권·잔고 증가 같은 ‘재산상 이익’인지에 있다.

이 문언 구조만 보면 왜 카드 관련 사건에서 “현금을 직접 뽑았는지, 계좌로 이체시켰는지”가 문제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현금은 지폐라는 유체물이므로 재물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이체는 계좌 잔고라는 채권적 이익의 이동이므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조문 문언의 구조를 설명한 것이지, 특정 사건에서 어느 죄가 성립하는지를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에서 각 조문의 요건을 그대로 따라가 본다.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의 행위 요건

제347조의2는 항·호 구분 없이 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 조문이 적은 행위는 세 갈래다.

  1.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는 것
  2.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것
  3.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거나 변경하는 것

그리고 이 세 행위 중 하나로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해야 성립한다. 조문은 취득 주체도 넓게 적어, 행위자 본인이 취득한 경우뿐 아니라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도 포함시켰다.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징역형과 벌금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다. 이 문언은 [전문개정 2001.12.29]로 골격이 만들어졌고, 이후 2025년 12월 23일 개정(법률 제21231호)을 거쳤다. 다만 이번 개정으로 조문의 어느 부분이 구체적으로 바뀌었는지, 개정 전 법정형이 무엇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여기서 단정하지 않는다. 참고로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법률 제22007호 부칙은 “이 법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한다”는 시행일 규정 한 줄뿐이며, 이 조문의 문언을 바꾼 개정은 아니다.

제329조(절도)의 요건은 단순하다

제329조 역시 항·호 없는 한 문장이며, 요건은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것뿐이다. 법정형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제347조의2보다 낮다. 이 법정형은 1995년 12월 29일 개정(법률 제5057호)으로 정해진 이후 현재까지 그대로다.

두 조문의 법정형 상한을 비교하면, 제347조의2 쪽이 징역 상한(20년)과 벌금 상한(5천만원) 모두 제329조(징역 6년, 벌금 1천만원)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도 조문 구조상 확인할 수 있다.

헷갈리기 쉬운 제348조의2(편의시설부정이용)와의 구별

자동판매기·공중전화 등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다루는 제348조의2는 앞의 두 조문과 또 다르다.

제348조의2(편의시설부정이용): 부정한 방법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자동판매기, 공중전화 기타 유료자동설비를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이 조문은 제347조의2와 달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함께 적어, 객체를 재물과 재산상 이익 양쪽 모두로 열어두었다. 다만 그만큼 요건도 두 가지가 추가로 붙는다. 하나는 “부정한 방법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라는 요건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판매기, 공중전화 기타 유료자동설비를 이용하여”라는 요건이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중 선택하는 구조로, 세 조문 중 가장 낮다. 이 조문은 1995년 12월 29일(법률 제5057호)에 신설되었다.

세 조문의 법정형 상한을 나란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조문객체(문언상)법정형
제329조(절도)재물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재산상의 이익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제348조의2(편의시설부정이용)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조문에 없는 것들 — 확대 해석을 주의할 지점

세 조문 모두 괄호로 된 용어 정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권한 없이’, ‘유료자동설비’라는 말의 범위를 조문 자체가 확정해 놓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또한 조문 어디에도 ‘카드’, ‘현금’, ‘인출’, ‘이체’, ‘ATM’ 같은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 이런 단어를 쓴 것은 조문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일 뿐, 조문 문언 자체가 아니다.

아울러 이 글은 특정 판결의 판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형법 조문 세 개의 문언 구조만을 정리한 것이다. 개별 사안에서 현금 인출 행위나 계좌이체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느 조문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는 행위 방식, 카드나 정보의 취득 경위, 권한 유무 등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위 비교표만으로 결론을 단정할 수 없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29조(절도)
  •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 형법 제348조의2(편의시설부정이용)
  • 법률 제22007호(2026. 9. 29. 일부개정) 부칙 제1조(시행일)

관련 법령: 형법 제347조의2 · 형법 제329조 · 형법 제348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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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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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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