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모욕

'내 의견일 뿐'은 어디까지 방패가 되나 — 순수한 의견, 숨은 사실 주장, 인신공격의 세 층

입력 2026.08.26.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이건 사실을 말한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적은 것”이라고 덧붙이면 명예훼손을 피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적으면, 그 문장을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갈리지는 않는다.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2다284711, 284728 판결은 의견 형식의 표현행위를 세 층으로 갈라 놓았다.

  1.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소극).
  2. 의견·논평의 형식이어도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3. 표현의 형식과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적극).

즉 “의견”이라는 라벨이 아니라, 그 표현이 어느 층에 놓이느냐가 문제다. 아래에서 층마다 나누어 정리한다.


먼저 짚을 것: 이 판결은 민사 사건이고, 사건번호가 둘이다

  • 사건번호가 둘인 이유: 2022다284711, 284728은 병합 사건이기 때문에 번호가 둘로 표기된다. 하나가 오기이거나 다른 사건이 잘못 붙은 것이 아니다.
  • 사건의 성격: 이 판결의 사건명은 손해배상(기) — 형사 재판이 아니라 민사 손해배상 사건이다. 뒤에서 함께 정리하는 형법 제307조는 형사 처벌 조문이므로, 이 판결의 법리를 형사 처벌의 결론으로 곧바로 옮겨 읽으면 안 된다. 이 글에서 둘을 나란히 놓는 이유는 어떤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를 가르는 판단 축이 양쪽에 공통으로 걸려 있기 때문이며, 공통점은 거기까지다.

판시사항 [1]의 원문은 이렇다.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경우 /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및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경우,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 판단하는 기준 및 출판물을 통해 적시된 사실의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

한 문장에 세 갈래가 다 들어 있다. 순서대로 뜯어본다.


층 ① 순수한 의견 표명 —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

판시사항이 명시적으로 밝힌 부분이다.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소극이라는 표기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평가·논평·가치판단은 참인지 거짓인지를 따질 대상이 아니고, 명예훼손은 사실의 적시를 전제로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표현이 이 층에 머무르는 한 명예훼손 책임의 문제로는 넘어가지 않는다.

문제는 실제 글이 이 층에만 얌전히 머무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드물다는 데 있다.

층 ② 의견의 옷을 입었지만 사실 주장이 숨어 있는 경우

이 판결의 핵심 법리는 다음 문장이다. 원문 그대로 옮긴다.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여기서 무게가 실린 표현은 세 개다.

  •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 문장 하나, 어미 하나를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글 전체가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하는지를 본다. 그래서 “~인 것 같다”, “개인적 견해다” 같은 완충 표현을 붙였는지 여부가 결론을 좌우한다고 보기 어렵다.
  •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 — 겉으로 적지 않았어도, 그 평가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참이어야 하는 사실이 글 뒤에 깔려 있는 경우다.
  •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 명시적으로 단정하지 않았더라도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층 ①과 층 ②를 가르는 것은 문장의 어미가 아니라, 그 평가가 딛고 선 사실 주장이 글 안에 들어 있느냐다. 다만 어떤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를 가르는 구체적 판단 기준의 세부 항목은 판시사항이 “판단하는 기준”을 다룬다는 점까지만 이 자료로 확인했고, 항목별 내용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판시사항은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인다. 출판물을 통해 적시된 사실의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다. 사실 주장이 포함되었다고 보면, 그다음 단계로 그 사실이 허위인지를 따지는 국면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뒤에서 보듯 형사 쪽에서는 이 허위 여부가 법정형을 통째로 바꾼다.

층 ③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 —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불법행위

세 번째 층은 성격이 다르다. 판시사항은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경우,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라고 적었다.

주목할 단어는 **“별개의”**다.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와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신공격이라는 다른 이름의 불법행위 책임이 남을 수 있다는 구조다. “사실을 적시하지 않았으니 문제없다”는 정리가 이 지점에서 어긋난다.

이 층은 민사 불법행위 책임에 관한 것이다. 모욕에 대한 형사 처벌 조문의 번호와 법정형은 이 글의 확인 범위 밖이어서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되지 않은 조문 번호를 적지 않는다.


형사 쪽: 형법 제307조는 사실과 허위사실의 법정형이 다르다

민사 판결과 별개로, 형법에는 명예훼손 조문이 따로 있다. 공개된 법령 원문을 2026년 8월 26일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두 항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하다.

구분제307조 제1항제307조 제2항
적시한 내용사실허위의 사실
징역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5년 이하의 징역
자격정지없음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벌금500만원 이하1천만원 이하

제2항에만 자격정지가 있다. 징역 상한과 벌금 상한이 올라가는 데 더해, 제1항에는 없는 형종이 하나 추가되는 구조다. 적시한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가 형의 무게를 통째로 바꾼다는 뜻이고, 앞서 판시사항이 “적시된 사실의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별도로 든 이유와도 맞닿는다.

개정 시점에 관한 주의

  • 형법 자체는 **[시행 2026. 3. 12.] [법률 제21450호]**로 시행 중이다.
  • 그러나 **제307조 자체의 최종 개정은 1995. 12. 29.**이다. 이 조문은 최근에 손댄 조문이 아니다. “형법이 최근 개정됐으니 명예훼손 조문도 바뀌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이 조문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자주 나오는 질문 정리

의견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아닌가요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위 판결 판시사항이 밝힌 내용이다(소극). 다만 여기서 말하는 “의견”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의견·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이라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게다가 표현이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에 이르면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불법행위가 문제 될 수 있다. “제 의견입니다”라는 한 줄이 세 층을 한꺼번에 덮어 주지는 않는다.

사실 적시와 의견 표현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판시사항은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다룬다. 이 판결에서 확인되는 축은 표현의 전체적 취지를 보고, 겉으로 드러난 문장뿐 아니라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는지를 살핀다는 것이다. 문장을 단정형으로 썼는지 완곡형으로 썼는지가 아니라, 그 평가가 딛고 선 사실 주장이 글 안에 들어 있는지가 갈림길이다. 기준의 항목별 세부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추측성 글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추측이나 전망의 형식을 취했다는 것만으로 층 ①에 놓인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위 법리는 형식이 아니라 전체적 취지를 보고, 그 추측이 성립하려면 참이어야 하는 사실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는지를 묻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 주장이 포함되어 있고 그것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판시된 법리다. 다만 개별 글이 어느 층에 놓이는지는 그 글의 전체 취지와 사실관계에 달린 문제이고, 이 글에서 특정 표현의 성립 여부를 판정하지는 않는다.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

  •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 판단하는 기준의 세부 항목, 그리고 출판물을 통해 적시된 사실의 허위 여부 판단 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의 구체적 목록.
  • 모욕에 대한 형사 처벌 조문의 번호와 법정형.
  • 명예훼손 사건의 처리 건수·인용률 등 수치. 이 글의 범위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되지 않은 조문 번호와 수치는 적지 않았다.


한 문단 요약

의견 형식의 표현은 세 층으로 갈린다.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고(소극),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으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으며,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은 명예훼손과 별개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2다284711, 284728 판결, 손해배상(기) — 병합 사건이라 번호가 둘이다). 형사 쪽 형법 제307조는 사실 적시(제1항)와 허위사실 적시(제2항)의 법정형을 달리 정하고 있고, 자격정지는 제2항에만 있다.


참고 법령·판결

  •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1항·제2항 — 최종 개정 1995. 12. 29. / 현행 형법 [시행 2026. 3. 12.] [법률 제21450호]
  •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2다284711, 284728 판결 — 손해배상(기), 병합 사건

이 글은 공개된 법령 원문과 판결 판시사항을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관련 법령: 형법 제307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22다284711,284728 — 의견 형식의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경우 — 손해배상(기), 병합 사건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2다284711, 284728 판결의 판시사항 [1]은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경우, 순수한 의견 표명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 등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경우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 판단하는 기준, 출판물을 통해 적시된 사실의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다룬다. 핵심 법리는 의견이나 논평을 표명하는 형식의 표현행위도 그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의견의 근거가 되는 숨겨진 기초 사실에 대한 주장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그 사실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명은 손해배상(기)로 민사 사건이며, 사건번호가 둘인 것은 병합 사건이기 때문이다.

판결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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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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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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