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글, 삭제 요청하면 무조건 지워지나…법이 정한 건 '필요한 조치'
30일은 삭제 기한 아닌 임시조치 기간 상한…신청인·정보게재자 통지와 공시도 규정
인터넷에 공개된 글로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삭제를 요청했다고 해서 해당 글이 반드시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는 삭제 요청권을 두면서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취할 조치로 삭제ㆍ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13일 시행 기준으로 제44조의2 제1항은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침해를 받은 사람이 침해사실을 소명해 해당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 또는 반박내용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 신청인은 문자메시지나 전자우편 등 처리 경과와 결과를 통지받을 수단을 지정할 수 있고, 정보를 게재한 사람은 조치 사실을 통지받을 수단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요청을 받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지체 없이 삭제ㆍ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과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은 게시판 공시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문은 삭제만을 일률적으로 명하지 않는다.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예상되면, 제공자는 해당 정보의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이때 30일은 삭제 처리 기한이 아니라 임시조치 기간의 상한이다. 제44조의2 제4항은 임시조치 기간을 30일 이내로 정하고 있으며, 제2항은 필요한 조치의 시점을 ‘지체 없이’라고 규정할 뿐 삭제 완료 시한을 숫자로 두지는 않았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의 내용과 절차를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또 제2항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하면 그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지만, 조치만으로 책임이 자동 면제된다는 뜻은 아니다.
제44조의3은 제공자가 권리 침해 정보라고 인정하면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경우 제44조의2 제2항 후단의 공시, 제4항 후단의 30일 이내 기간, 제5항의 약관 명시 규정만 준용한다.
삭제 요청 뒤 분쟁조정을 원한다면 심의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분쟁조정부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정안을 작성해야 하며,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의결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조정안을 받은 당사자는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하고, 수락 뒤 조정서에 기명날인하면 그 내용의 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본다.
특정 이용자가 게재하거나 유통한 정보로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분쟁조정 신청이나 민형사상 소 제기를 위해 분쟁조정부에 최소한의 이용자 정보 제공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분쟁조정부는 이용자와 연락할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제공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제공받은 정보는 그 목적 외로 사용할 수 없다.
제44조의2 위반 자체를 직접 열거한 형벌이나 과태료 조항은 현행 제74조와 제76조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는 민사상 책임이나 다른 조문에 따른 조치까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보통신망 명예훼손에 관한 제70조는 게시한 사람의 형사책임을 따로 규정한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삭제 요청 절차와 형사처벌의 구성요건은 구별된다.
제44조의2 제1항 후단의 통지수단 지정 규정은 법률 제19154호로 2023년 7월 4일부터 시행됐다. 이후 시행된 법률 제21305호와 법률 제21445호는 제44조의2 문언을 고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제44조의3, 제44조의6, 제44조의18, 제44조의20, 제44조의22, 제70조, 제74조, 제76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