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이 아니라 돈을 빼앗겠다는 협박에 굴복해도 처벌을 면하나요?
원칙적으로, 돈을 빼앗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형법 제12조에 따라 벌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형법 제12조는 강요된 행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제12조(강요된 행위)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이 조문에는 처벌하지 않는 경우가 두 갈래로 적혀 있습니다.
- 저항할 수 없는 폭력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
-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
돈을 빼앗겠다는 내용은 재산상 불이익을 예고하는 협박입니다. 이는 조문이 협박의 대상으로 한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에 해당한다고 적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산을 빼앗겠다는 협박에 굴복하여 어떤 행위를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법 제12조의 “벌하지 아니한다”는 효과를 곧바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생명 또는 신체에 관한 위해를 내세운 협박이라도,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조문은 그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이어야 한다고 정하고, 그 협박에 의하여 행위가 강요되었을 것을 요구합니다. 폭력의 경우에도 “저항할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형법 제12조의 효과는 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벌하지 아니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효과는 조문에 적힌 요건을 충족하는 강요된 행위에 관한 것이므로, 돈을 빼앗겠다는 협박처럼 생명·신체 이외의 이익을 대상으로 한 협박만으로는 이 조문에 따른 불처벌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12조(강요된 행위)
- 형법 제34조제1항
- 형법 제34조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