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이중으로 판 매도인의 처벌: 형법 제355조제2항 배임죄의 법정형과 성립 시점

입력 2026.10.25. 오전 10:08

요약: 부동산을 판 매도인이 중도금까지 받은 뒤 그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고 그 사람 앞으로 등기를 마쳐 주면, 대법원 판례는 형법 제355조제2항의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범한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계약금만 오간 단계라면 판례상 매도인은 아직 배임죄의 주체가 아니다. 동산을 이중으로 판 경우에도 형법상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1. 법정형: 조문은 무엇을 정하고 있나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제2항에 규정되어 있다.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2항은 형을 직접 적지 않고 “전항의 형과 같다”고만 정한다. 그래서 법정형은 제1항(횡령)의 형을 따른다.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무상 배임은 형법 제356조가 따로 정한다.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분근거 조문법정형
배임형법 제355조제2항 (제1항의 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 배임형법 제356조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참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아래에서 살펴볼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의 사건은 형법이 아니라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배임)으로 기소되었다. 참조조문은 같은 법 제3조제1항제2호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는 그 조항의 가중 요건과 법정형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구체적인 형을 적지 않는다.

조문 현황(2026년 10월 25일 기준)

  • 현행 형법은 법률 제22007호(2026. 9. 29. 공포, 2026. 10. 2. 시행)다. 이 법률의 부칙은 “이 법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한다.” 한 문장뿐이며,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 제355조(2개 항, 호·목 없음)와 제356조(항 구분 없는 한 문장)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5057호(1995. 12. 29. 공포)다. 법률 제22007호가 이 두 조문을 고친 것은 아니다.

2. 조문에는 ‘부동산’도 ‘중도금’도 없다

제355조제2항에 들어 있는 요소는 다음 네 가지뿐이다.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
  •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부동산’, ‘동산’, ‘중도금’, ‘이중매매’라는 말은 조문 어디에도 없다. 이중매매가 배임이 되는지, 언제부터 배임이 되는지, 부동산과 동산의 결론이 왜 다른지는 모두 대법원 판례의 해석에서 나온다. 핵심은 매도인이 언제부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느냐다.


3. 부동산 이중매매: 언제부터 배임죄가 되나

3-1. 계약금만 받은 단계에서는 주체가 아니다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계약금만 오간 단계의 매도인은 판례상 배임죄의 주체로 보지 않는다.

3-2.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본격 이행 단계부터 주체가 된다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이 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해제가 어려워진다. 중도금이 지급되면 당사자가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구속력이 생긴다(판결은 민법 제565조를 참조했다).
  • 매수인을 지킬 수단이 마땅치 않다. 매수인이 매매대금의 상당 부분을 냈어도 이중매매를 막을 보편적이고 충분한 수단이 없다. 그런데도 매수인은 등기를 넘겨받으리라 믿고 중도금을 내고, 매도인도 그 신뢰를 알면서 받는다.
  • 신임관계가 관계의 본질이 된다. 그래서 이 단계부터는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된다.
  • 부동산 거래의 무게가 크다. 부동산은 “국민의 기본적 생활의 터전”이고 개인 재산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 오래 유지된 판례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배임죄를 인정해 왔고, 그 법리는 지금의 거래 현실에서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3-3. 처벌 대상 행위: 제3자 앞으로 등기를 마쳐 준 것

판결이 배임죄 성립을 인정한 행위는 다음과 같다.

매수인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제3자 앞으로 그 처분에 따른 등기를 마쳐 준 행위

3-4. “해제하겠다”는 통고서만으로는 신임관계가 끝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매수인들은 잔금 지급기일이 지나도 부동산을 넘겨받지 못하자 매도인에게 통고서를 보냈다.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했다.

  • 그 통고서는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하는 취지일 뿐, 그 자체로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매도인이 임차인 문제로 부동산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었고 손해배상을 둘러싼 말이 오갔더라도,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고 유효하게 유지되는 이상 신임관계가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

3-5. 고의(범의)는 어떻게 판단하나

당초의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거나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된 것으로 믿었고 그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에게 배임의 범의가 인정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매도인이 해제되었다고 믿었더라도 그 믿음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배임의 범의와 불법이득의사를 인정했다.

3-6. 사건의 결론: 유죄 확정이 아니라 파기환송

원심은 매도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를 법리오해로 보고 원심판결 중 해당 부분을 파기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이 판결이 형량을 선고하거나 유죄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4. 동산 이중매매: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은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은 뒤 매매목적물인 동산(사안에서는 인쇄기)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를 다뤘다. 다수의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동산매매계약에서의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매도인이 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고 이를 타에 처분하였다 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견이 든 이유

  • 매매 당사자가 계약 내용에 따라 이행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가 원칙이다(민법 제563조 참조).
  • 동산은 매도인이 목적물을 인도함으로써 이행이 완료되고, 그때 매수인이 권리를 취득한다.
  • 따라서 매도인에게는 자기의 사무인 동산인도채무 외에 매수인의 재산 보호·관리에 협력할 별도의 의무가 없다.

대법원은 무죄로 본 원심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주의할 점

  • 이 판결의 결론은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까지다. 원심도 인도 의무를 **‘민사상의 채무’**라고 표현했다. 매도인에게 아무 책임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 등기·인도에 관한 물권변동의 형식주의(민법 제186조, 제188조제1항), 의용민법·일본·독일 법제와의 비교, ‘부동산등기절차의 고유한 특성’ 같은 설명은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 나오는 내용이다. 다수의견 본문의 이유는 위에 정리한 것이다.

부동산과 동산 비교

항목부동산 이중매매 (2017도4027)동산 이중매매 (2008도10479)
매도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가중도금 지급 등 본격 이행 단계부터 해당해당하지 않음
판례가 든 이유해제가 어려워진 뒤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관계의 본질이 됨인도로 이행이 끝나며, 인도채무 외에 별도의 협력의무가 없음
형법상 배임죄제3자 앞으로 등기를 마쳐 주면 성립성립하지 않음
해당 판결의 처리무죄 원심 파기환송무죄 원심에 대한 상고 기각

5. 두 판결 모두 반대의견이 있었다

두 판결의 결론은 모두 다수의견이며, 반대의견은 법원의 결론이 아니다.

  • 부동산 판결(2017도4027)의 반대의견: 매도인의 소유권이전의무도 매매계약에 따른 ‘자기의 사무’일 뿐이라고 보았다. 다수의견이 죄형법정주의를 도외시했고, 동산 이중매매 판례의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동산 판결(2008도10479)의 반대의견: 동산도 중도금이 수수되는 등 계약 이행이 일정 단계를 넘으면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된다고 보았다.

판례의 경계선이 대법원 안에서도 논쟁 끝에 정해졌다는 뜻이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집을 이중으로 판 매도인은 최대 어떤 형을 받을 수 있나요? 형법 제355조제2항의 배임죄라면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범한 경우(제356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실제 선고되는 형은 개별 사건마다 다르며, 이 글에서 다룬 판결들은 형량을 정한 판결이 아니다.

Q. 계약서만 쓰고 계약금을 받은 단계에서 다른 사람에게 팔아도 배임인가요? 판례에 따르면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계약금 포기나 배액 상환으로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매도인은 아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다. 그 지위는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부터 생긴다.

Q. 매수인이 “해제하겠다”는 통고서를 보냈다면 매도인은 다른 곳에 팔아도 되나요? 2017도4027 판결은 해제를 예고하는 취지의 통고서를 그 자체로 해제 의사표시로 보지 않았다.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 앞으로 등기를 마쳐 준 행위에 대해 배임죄 성립을 인정했다.

Q. 인쇄기 같은 동산을 이중으로 팔면요? 2008도10479 판결은 동산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은 뒤 목적물을 제3자에게 처분했어도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다만 인도 의무는 민사상의 채무로 남는다.


참고 법령·판례

법령

  • 형법 제355조제1항·제2항 (횡령, 배임)
  • 형법 제356조 (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 형법 부칙 <법률 제22007호, 2026. 9. 29.>
  • 민법 제565조 (2017도4027 판결이 참조)
  • 민법 제563조 (2008도10479 판결이 참조)
  • 민법 제186조, 제188조제1항 (2008도10479 판결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언급)
  •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제1항제2호 (2017도4027 판결의 참조조문)

판례

  •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
  •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 법령: 형법 제355조 · 형법 제356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17도4027 —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

[1] [다수의견]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

판결문 원문 (2018-05-17 선고)

대법원 2008도10479 —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판결

[1] [다수의견] (가) 매매와 같이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의 경우(민법 제563조), 쌍방이 그 계약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에 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 매매의 목적물이 동산일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그 목적물인 동산을 인도함으로써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되고 그때 매수인은 매매목적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매도인에게 자기의 사

판결문 원문 (2011-01-2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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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확인일: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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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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