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건물에서 민폐 이웃, 강제 경매로 내보낼 수 있을까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여러 소유자가 한 건물을 공유하는 ‘집합건물’에서 한 이웃이 계속 민폐를 끼칠 때, 과연 그 집을 강제로 경매에 넘길 수 있을까? 법은 이런 상황을 단계적으로 대처하도록 정해놨다.
민폐 행위의 정의: 먼저 뭐가 문제인가
집합건물법 제5조는 구분소유자(세대 소유자)가 해서는 안 될 행위를 정한다. △건물 보존에 해로운 행위 △건물 관리와 사용에서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가 금지된다. 주거용으로 분양받은 곳을 다른 용도로 쓰거나 무단으로 증축·개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계속된 민폐—층간 소음, 반복적인 불법 개축, 화단 점유, 공용 복도 물품 방치, 악취 유발 등—는 모두 이 규정에 걸릴 수 있다.
1단계: 정지 청구—가장 낮은 수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조치는 ‘정지 청구’다. 관리인이나 관리단집회에서 지정한 구분소유자가 문제 행위를 중단하거나, 이미 일어난 결과를 제거하거나, 앞으로의 피해를 예방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 정지 청구 자체는 관리단집회의 결의 없이도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소송으로 키우려면 그때 결의가 필요하다.
2단계: 사용금지 청구—조건이 까다로움
정지 청구로 효과가 없을 때 다음 수단이 ‘사용금지 청구’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적당한 기간 동안 그 세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건이 엄격하다:
- △공동생활상의 장해가 현저해야 하고
- △정지 청구로는 매우 곤란할 정도여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그리고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의 관리단집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 둘 다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결의 전에는 문제를 일으킨 구분소유자에게 미리 변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
3단계: 경매 청구—가장 강한 수단
마지막이 경매다. 법원에 청구해서 그 세대를 강제로 경매에 넘긴다. 낙찰인이 생기면 원래 소유자는 나가야 한다.
경매 청구 조건:
- △제5조제1항 및 제2항을 위반했거나
- △규약에서 정한 의무를 현저히 위반해서
-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매우 곤란하게 된 경우
사용금지보다 조건 범위가 약간 넓다.
결의 요건도 엄격하다:
-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 그리고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
- 결의 전 미리 해당 구분소유자에게 변명할 기회 제공 (의무)
경매 재판이 확정되면: 청구를 주도한 쪽(관리인 또는 지정된 구분소유자)은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재판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신청 권리가 사라진다. 또한 원래 소유자는 그 경매에서 입찰자가 될 수 없다.
세입자가 사는 경우: 계약 해제와 인도
만약 문제의 세대에 세입자가 살고 있다면? 이 경우는 ‘인도 청구’를 한다. 관리인이나 지정된 구분소유자가 그 세대의 임차인 세입자를 상대로 계약 해제와 함께 세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
여기도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 결의가 필요하고, 결의 전 변명 기회를 줘야 한다.
인도받은 자는 지체 없이 그 세대를 점유할 권원이 있는 자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현실적 한계
법 조항만 봐도 알 수 있듯, 경매까지 가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피해가 있어야 하고 집주인 4분의 3 이상의 동의도 필요하다. 한두 번의 민폐로는 어렵고, 반복되고 명백한 위반이 있어야 진행된다. 실제 사건에서 이 모든 단계를 거쳐 경매까지 간 사례는 많지 않다.
또한 각 단계마다 법원을 거쳐야 하고, 해당 구분소유자의 기본권 보호(변명 기회, 공정한 재판)가 보장되므로 시간도 오래 걸린다.
참고 법령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구분소유자의 권리·의무 등)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3조(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의 정지청구 등)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4조(사용금지의 청구)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5조(구분소유권의 경매)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6조(전유부분의 점유자에 대한 인도청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