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말리지 않고 경고만 하고 가도 되나요? —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제6조로 읽는 경고와 제지의 경계
한 줄 답: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는 경고와 제지를 한 문장 안에서 갈라 둡니다. 경고는 “범죄행위가 목전(目前)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 예방을 위해 하는 조치이고, 제지는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 붙는 조치입니다. 그리고 제지의 문장 어미는 “제지할 수 있다” — 재량입니다. 따라서 조문 문언만 놓고 보면, 제지 요건에 해당하는 ‘긴급한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된 상황에서 경고에 그쳤다는 사실 자체를 조문이 금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 조문 원문과 그 구조를 그대로 뜯어봅니다.
1. 근거 조문 원문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目前)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ㆍ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
이 조문은 항·호·목 구분이 전혀 없는 단일 문장입니다. 번호가 붙은 목록이 아니라, 쉼표로 이어진 한 문장 안에 두 조치가 들어 있습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위험 발생의 방지 등)
제5조(위험 발생의 방지 등) ① 경찰관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天災), 사변(事變), 인공구조물의 파손이나 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가 있을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 <개정 2025.8.14> 1. 그 장소에 모인 사람, 사물(事物)의 관리자, 그 밖의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는 것 2. 긴급한 경우에는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필요한 한도에서 이동을 제한하거나 대피시키는 것 3. 위험한 상황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그 장소에서 퇴거시키거나 그 장소에의 접근을 금지시키는 것 4. 그 장소에 있는 사람, 사물의 관리자, 그 밖의 관계인에게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하게 하거나 직접 그 조치를 하는 것 ② 경찰관서의 장은 대간첩 작전의 수행이나 소요(騷擾) 사태의 진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대간첩 작전지역이나 경찰관서ㆍ무기고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접근 또는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③ 경찰관은 제1항의 조치를 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소속 경찰관서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④ 제2항의 조치를 하거나 제3항의 보고를 받은 경찰관서의 장은 관계 기관의 협조를 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5조는 항 4개·호 4개이고, 호는 제1항에만 달려 있습니다. 삭제된 항은 없습니다.
2. 제6조 한 문장을 둘로 쪼개 읽기
조문을 요건별로 분해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요건 | 대상 | 내용 | 어미 |
|---|---|---|---|---|
| 경고 | 범죄행위가 목전(目前)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 | 관계인 |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경고 | 문장 어미는 본문 재량(“할 수 있다”)으로 이어짐 |
| 제지 |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 | 그 행위 | 그 행위를 제지 | 제지할 수 있다 (재량) |
읽을 때 자주 어긋나는 지점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제지에는 경고에 없는 요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경고의 요건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이고, 제지는 거기에 더해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라는 조건이 얹혀 있습니다. 경고 요건이 충족됐다고 해서 제지 요건이 자동으로 충족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둘째, 어미는 “제지할 수 있다”입니다. “제지하여야 한다”가 아닙니다. 조문 문언상 제지는 재량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셋째, ‘싸움’이라는 단어는 제6조에 없습니다. 조문이 쓰는 말은 “범죄행위”이고, 제지를 가르는 기준은 사태의 이름이 아니라 “생명·신체에 위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인지입니다. 어떤 상황이면 당연히 제지된다는 식의 자동 대입은 조문에 근거가 없습니다.
3. 제5조는 어떻게 다른가 — ‘긴급한 경우’가 붙은 호는 하나뿐
제5조 제1항의 네 개 호 가운데 ‘긴급한 경우’라는 문구가 문언에 붙어 있는 것은 제2호 하나뿐입니다.
- 제1호(경고) — ‘긴급한 경우’ 문구 없음
- 제2호(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의 이동 제한·대피) — “긴급한 경우에는” + “필요한 한도에서”
- 제3호(원인 제공자의 퇴거·접근금지) — ‘긴급한 경우’ 문구 없음
- 제4호(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하게 하거나 직접 조치) — ‘긴급한 경우’ 문구 없음
즉 제5조에서 ‘긴급’이라는 가중 요건이 걸린 것은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조치(제2호)입니다. 원인 제공자를 퇴거시키거나 접근을 금지시키는 제3호, 필요한 조치를 직접 하는 제4호에는 그 문구가 없습니다. 제5조와 제6조를 한데 뭉뚱그려 “경찰 조치는 다 긴급해야 한다”고 정리하면 조문과 어긋납니다.
그리고 제5조 제1항의 발동 상황도 조문에 열거되어 있습니다 — 천재(天災), 사변(事變), 인공구조물의 파손이나 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 이 열거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라는 수식 아래 놓여 있습니다.
4. 재량과 의무가 갈리는 자리 — 주체와 효과를 섞지 말 것
제5조는 항마다 주체와 **효과(어미)**가 다릅니다. 이걸 섞으면 조문 설명이 통째로 틀어집니다.
| 조항 | 주체 | 어미 | 성격 |
|---|---|---|---|
| 제5조 제1항 | 경찰관 | 할 수 있다 | 재량 |
| 제5조 제2항 | 경찰관서의 장 |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 재량 |
| 제5조 제3항 | 경찰관 | 보고하여야 한다 | 의무 |
| 제5조 제4항 | 경찰관서의 장 |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 의무 |
| 제6조 | 경찰관 | 제지할 수 있다 | 재량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현장 조치 자체는 재량(제5조 제1항·제2항, 제6조)이지만, 제1항의 조치를 했을 때 뒤따르는 보고는 의무입니다. 제5조 제3항은 “경찰관은 제1항의 조치를 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소속 경찰관서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조문이 쓰는 표현은 ‘즉시’가 아니라 “지체 없이”입니다.
그리고 그 보고를 받은 경찰관서의 장에게는 다시 의무가 걸립니다 — 제5조 제4항은 제2항의 조치를 하거나 제3항의 보고를 받은 경찰관서의 장이 “관계 기관의 협조를 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5. 그래서 “경고만 하고 갔다”는 질문에 조문은 뭐라고 답하나
조문 문언에서 끌어낼 수 있는 답은 여기까지입니다.
- 경고와 제지는 요건이 다른 별개 조치다. 제6조는 경고를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 제지를 “생명·신체에 위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 각각 연결합니다.
- 제지는 “제지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 조문이 “제지하여야 한다”고 쓰고 있지 않습니다.
- 따라서 제지 요건인 ‘긴급한 경우’에 이르지 않았다고 본 상황에서 경고에 그쳤다면, 그 자체를 제6조가 금지한다고 읽을 근거는 문언에 없습니다. 반대로, ‘긴급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그때그때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달린 판단 문제입니다.
- 제5조 제1항의 조치를 했다면 그에 따른 보고는 의무다(제5조 제3항, “지체 없이”).
한편 이 자료 범위에서 분명히 해 둘 한계도 있습니다.
- 제5조·제6조에는 괄호 정의 규정이 없습니다. 천재(天災)·사변(事變)·사물(事物)·소요(騷擾)·목전(目前)은 한자 병기일 뿐, 정의 조항이 아닙니다.
- 제6조의 “긴급한 경우”, 제5조 제1항 제2호의 “필요한 한도”를 수치나 시간으로 구체화한 하위 법령 값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입니다. 몇 분 안에, 몇 미터 이내 같은 기준은 조문에 없습니다.
- 제5조·제6조에 딸린 판례는 이 자료에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건번호를 들어 단정하는 설명은 이 글에서 하지 않습니다.
6. 시행 상태와 개정 이력 — 지금 읽는 문언이 현행인가
이 글이 인용한 제5조·제6조는 기준일 2026년 9월 23일 현재 시행 중인 문언입니다(시행 2026. 7. 7.). 두 조문에 “미시행” 표시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은 상단 공포번호와 조문 문언을 만든 개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 항목 | 내용 |
|---|---|
| 법령 상단 표기 | [시행 2026. 7. 7.] [법률 제21304호, 2026. 1. 6., 일부개정] |
| 소관 | 경찰청 |
| 제5조 현행 문언을 만든 개정 | 법률 제21014호(공포 2025. 8. 14.) — 제1항 <개정 2025.8.14>, [전문개정 2014.5.20] |
| 제6조 현행 문언을 만든 개정 | 법률 제12600호(공포 2014. 5. 20.) — 연혁 표기는 [전문개정 2014.5.20]뿐 |
즉 “2026년 1월 6일 개정으로 제5조·제6조가 바뀌었다”는 식의 서술은 사실과 다릅니다. 제21304호가 함께 고친 조문으로 확인되는 것은 제8조의4(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하나입니다.
부칙도 짧습니다.
부칙 <제21304호,2026.1.6>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이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고 있고, 적용례나 경과조치 규정은 붙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이 자료에는 제21304호 개정이 함께 고친 벌칙·과태료 조문이 나와 있지 않고, 제5조·제6조 위반의 법정형도 실려 있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형량을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형태로 정리
Q. 제6조는 경찰에게 제지 의무를 지우나요? A. 조문 어미는 “제지할 수 있다”입니다. 문언상 재량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Q. 경고만 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A. 제6조상 경고의 요건은 “범죄행위가 목전(目前)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이고, 대상은 “관계인”, 목적은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입니다.
Q. 제지로 넘어가는 기준은요? A. “그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입니다. 이 문구가 제지에만 붙어 있습니다.
Q. 제5조의 퇴거·접근금지도 ‘긴급한 경우’여야 하나요? A. 제5조 제1항에서 ‘긴급한 경우’ 문구가 붙은 것은 제2호(이동 제한·대피)뿐입니다. 제1호(경고)·제3호(퇴거·접근금지)·제4호(필요한 조치)에는 그 문구가 없습니다.
Q. 조치를 한 뒤 절차는 있나요? A. 제5조 제3항에 따라 경찰관은 제1항의 조치를 하였을 때 지체 없이 소속 경찰관서의 장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제4항에 따라 그 보고를 받은(또는 제2항의 조치를 한) 경찰관서의 장은 관계 기관의 협조를 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Q. “긴급한 경우”가 몇 분·몇 미터 같은 기준으로 정해져 있나요? A. 제5조·제6조 문언에는 그런 수치가 없고, 이를 구체화한 하위 법령 값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입니다.
참고 법령
-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위험 발생의 방지 등) — 제1항 제1호~제4호, 제2항, 제3항, 제4항
-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8조의4(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 법률 제21304호가 함께 개정한 조문
- 경찰관 직무집행법 부칙 <제21304호, 2026. 1. 6.>
기준 법령: 경찰관 직무집행법 [시행 2026. 7. 7.] [법률 제21304호, 2026. 1. 6., 일부개정], 소관 경찰청. 조문 원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공 원문을 기준일 2026년 9월 23일 시점으로 확인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