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계속 민폐를 끼치면 그 집을 경매로 넘길 수 있을까 — 집합건물법 제43조\~제46조 정리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여러 사람이 구분소유로 나눠 쓰는 건물에서, 특정 세대가 계속 소음·악취·불법 증축·위험한 적치물 등으로 다른 입주민의 생활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집 주인을 쫓아내거나 집을 경매로 넘길 수 없나”라는 질문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니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 제43조부터 제46조까지가 정한 단계와 요건을 순서대로 충족해야 한다. 이 글은 해당 조문만을 근거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1. 출발점: 구분소유자의 기본 의무 (제5조)
집합건물법 제5조제1항은 “구분소유자는 건물의 보존에 해로운 행위나 그 밖에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제2항은 주거용으로 분양된 전유부분을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용도로 쓰거나, 내부 벽을 철거·파손해 증축·개축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 두 가지 금지를 위반하는 것이 이후 모든 조치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제5조제4항은 이 의무가 구분소유자뿐 아니라 “전유부분을 점유하는 자로서 구분소유자가 아닌 자”(이하 점유자, 예컨대 세입자)에게도 준용된다고 정한다.
2. 1단계 — 정지청구 (제43조): 결의 없이도 가능
제43조제1항은 구분소유자가 제5조제1항의 행위를 했거나 할 우려가 있을 때, 관리인 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지정된 구분소유자가 그 행위의 정지, 행위 결과의 제거, 또는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청구 자체는 별도의 결의 없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43조제2항이 결의를 요구하는 대상은 “제1항에 따른 소송의 제기”뿐이다. 즉 법정 밖에서 행위 정지를 요구하는 단계에서는 결의가 필요 없고, 소를 제기하는 단계에서만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이 결의의 정족수는 제43조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제43조제3항은 이 규정이 점유자(세입자 등)에게도 준용된다고 정한다.
3. 2단계 — 사용금지청구 (제44조): 4분의 3 결의 + 소(訴)
정지청구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면, 더 강한 조치인 사용금지청구를 고려할 수 있다.
제44조제1항은 제5조제1항에 규정된 행위로 “구분소유자의 공동생활상의 장해가 현저하여” 제43조제1항의 청구로는 “그 장해를 제거하여 공용부분의 이용 확보나 구분소유자의 공동생활 유지를 도모함이 매우 곤란할 때”에, 관리인 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지정된 구분소유자가 “소(訴)로써” “적당한 기간 동안” 해당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사용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조건이 있다.
- 반드시 소송(소)으로 청구해야 하며, 소송 밖에서 임의로 요구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
- 사용금지 기간은 “적당한 기간 동안”이며, 영구적인 금지가 아니다.
- 정지청구(제43조)로는 장해 제거가 매우 곤란한 경우에만 쓸 수 있는, 정지청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조치다.
제44조제2항은 이 청구를 하려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의 관리단집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정한다. 두 기준(구분소유자 수 기준과 의결권 기준) 모두 4분의 3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제44조제3항은 이 결의를 하기 전에 해당 구분소유자에게 미리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정한다. 이는 의무 규정이며, 제43조의 정지청구 단계에는 이런 절차적 요구가 없다.
4. 3단계 — 구분소유권의 경매 (제45조):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
“민폐 이웃의 집을 강제로 경매에 넘길 수 있나”라는 질문에 가장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조문이 바로 제45조다.
제45조제1항은 구분소유자가 제5조제1항 및 제2항을 위반하거나 규약에서 정한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결과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매우 곤란하게 된 경우, 관리인 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지정된 구분소유자가 해당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및 대지사용권의 경매를 명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요건은 사용금지청구(제44조, 제5조제1항만 근거)보다 범위가 넓다. 경매청구는 제5조제1항뿐 아니라 제2항(주거 외 용도 사용, 무단 증축·개축 등)을 위반한 경우, 그리고 규약상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까지 포함한다.
경매청구의 결의 요건과 절차
- 제45조제2항: 사용금지청구와 마찬가지로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의 관리단집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
- 제45조제3항: 결의 전에 해당 구분소유자에게 미리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 제45조제4항: 경매를 명한 재판이 확정되면, 청구를 한 자는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재판확정일부터 6개월이 지나면 신청할 수 없다는 단서가 있다. 즉 재판이 확정되었다고 영구히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제45조제5항: 해당 구분소유자는 이 경매에서 경락인(낙찰받는 자)이 되지 못한다. 자기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당사자가 그 경매에서 다시 소유권을 사들이는 것을 막는 규정이다.
정리하면, 경매청구는 (1) 요건을 충족한 위반 행위가 있고, (2) 4분의 3 이상의 결의를 거쳐 법원에 경매를 명할 것을 청구하고, (3) 법원의 재판이 확정되면, (4)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경매를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관리단이나 입주민이 임의로 “경매에 넘긴다”고 선언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5. 세입자 등 점유자에 대한 인도청구 (제46조)
문제의 당사자가 소유자가 아니라 세입자 같은 점유자인 경우는 어떨까. 제46조제1항은 점유자가 제45조제1항에 따른 의무위반을 한 결과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매우 곤란하게 된 경우, 관리인 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지정된 구분소유자가 그 전유부분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의 해제 및 전유부분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제46조제2항은 이 경우 제44조제2항·제3항(4분의 3 이상 결의, 변명 기회 부여)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즉 경매가 아니라 “세입자를 내보내는” 절차이지만, 결의 요건과 절차적 보호는 사용금지청구와 같은 수준으로 맞춰져 있다.
제46조제3항은 전유부분을 인도받은 자는 “지체 없이” 그 전유부분을 점유할 권원(권리의 근거)이 있는 자, 즉 원래의 소유자나 적법한 권리자에게 인도해야 한다고 정한다. 이는 의무 규정이다. 인도받은 사람이 그 공간을 계속 보유할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자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뜻이다.
6. 네 단계를 한눈에 — 결의 요건과 요건 사실의 차이
| 조치 | 근거 조문 | 결의 요건 | 발동 요건(요약) | 방식 |
|---|---|---|---|---|
| 정지청구(행위 정지·결과 제거·예방조치) | 제43조제1항 | 소 제기 시에만 결의 필요(정족수 미규정) | 제5조제1항 위반 또는 위반 우려 | 청구(소송 불문) |
| 사용금지청구 | 제44조제1항·제2항 | 구분소유자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 4분의 3 이상 | 공동생활상 장해가 현저하고 정지청구로는 제거가 매우 곤란 | 반드시 소(訴) |
| 구분소유권 경매청구 | 제45조제1항·제2항 | 구분소유자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 4분의 3 이상 | 제5조제1항·제2항 위반 또는 규약상 의무 현저 위반으로 공동생활 유지 매우 곤란 | 법원에 경매를 명할 것을 청구 |
| 점유자 인도청구 | 제46조제1항·제2항 | 제44조제2항·제3항 준용(4분의 3 이상 결의 + 변명 기회) | 점유자가 제45조제1항 의무위반, 공동생활 유지 매우 곤란 | 계약 해제 + 인도 청구 |
이 표에서 보듯, 단순한 정지청구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만 결의가 필요하지만, 사용금지·경매·인도청구처럼 당사자의 재산권이나 거주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모두 구분소유자 수와 의결권 양쪽 모두 4분의 3 이상이라는 동일한 고강도 결의를 요구한다. 또한 사용금지·경매·인도청구 결의 전에는 해당 구분소유자(또는 점유자 관련 결의)에게 미리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절차적 보호가 공통으로 적용된다.
7. 실무적으로 확인할 점
이웃의 집을 경매에 넘기는 조치는 마지막 단계의 강한 조치이며, 조문상 다음을 모두 충족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 제5조제1항·제2항 위반 또는 규약상 의무의 현저한 위반이 있고, 그 결과 공동생활 유지가 매우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는가.
- 관리인 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청구인(지정된 구분소유자)이 정해져 있는가.
-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이라는 결의를 실제로 거쳤는가.
- 결의 전에 해당 구분소유자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었는가.
- 법원에 경매를 명할 것을 청구했고, 그 재판이 확정되었는가.
- 재판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지 않았는가(경매 신청 기한).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조문이 정한 절차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 되므로, 각 단계의 요건과 결의 정족수를 구분해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지청구는 결의 없이도 가능하지만 소를 낼 때만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사용금지·경매·인도청구는 처음부터 4분의 3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참고 법령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구분소유자의 권리ㆍ의무 등)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3조(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의 정지청구 등)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4조(사용금지의 청구)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5조(구분소유권의 경매)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6조(전유부분의 점유자에 대한 인도청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