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금지와 강제 출국, 같은 기준으로 결정될까 — 「출입국관리법」 제11조와 제46조의 차이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문제와, 이미 들어와 있는 외국인을 나라 밖으로 내보내는 문제는 흔히 같은 잣대로 다뤄질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출입국관리법」은 이 둘을 서로 다른 조문, 다른 결정권자, 다른 절차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제11조(입국의 금지 등)와 제46조(강제퇴거의 대상자)가 그 두 축이다. 이 글은 이 두 조문의 문언을 그대로 놓고, 마약류중독자를 예시로 삼아 요건과 효과, 그리고 두 조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정리한다.
제11조: 입국 금지는 “할 수 있다”이지 “해야 한다”가 아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에 대하여는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여기서 결정권을 가진 주체는 법무부장관이다. 그리고 어미는 “금지할 수 있다”이다. 이는 각 호에 해당하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입국 금지라는 결과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에게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형태라는 뜻이다. 즉 요건(각 호에 해당하는지)과 효과(실제로 금지할지)가 문언상 분리되어 있다.
제1항 각 호는 총 8개다. 그중 제1호는 이렇게 되어 있다.
감염병환자, 마약류중독자, 그 밖에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마약류중독자는 이 한 호 안에 “감염병환자”, “그 밖에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과 함께 열거되어 있다. 조문은 마약류중독자라는 사실 자체를 정의하지도, 이 사실만으로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제하지도 않는다. 마약류중독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실제로 입국을 금지할지는 법무부장관의 판단(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 문언의 구조다.
이 밖에 제1항 각 호에는 위법한 총포·도검·화약류 소지 의심자(제2호), 국가 이익이나 공공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제3호), 경제·사회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제4호), 국내 체류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는 사람 등 구호가 필요한 사람(제5호),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제6호),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특정 정부의 지시를 받거나 그 정부와 연계하여 학살·학대에 관여한 사람(제7호), 그리고 제1호부터 제7호까지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입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사람(제8호)이 규정되어 있다.
제11조제2항도 마찬가지로 재량 조문이다.
법무부장관은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본국(本國)이 제1항 각 호 외의 사유로 국민의 입국을 거부할 때에는 그와 동일한 사유로 그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
상호주의 조항이지만 여기서도 “거부할 수 있다”이지 “거부해야 한다”가 아니다.
정리하면, 제11조는 항이 2개, 그 밑에 호가 8개(제7호 아래에 목이 3개),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재량 어미로 되어 있는 조문이다. 마약류중독자를 포함한 각 호 사유는 전부 “해당할 수 있는 사유”이지 “해당하면 자동으로 금지되는 사유”가 아니다.
제46조: 강제퇴거는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이 결정한다
입국 금지가 국경에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문제라면, 강제퇴거는 이미 국내에 있는 외국인을 내보내는 문제다. 이를 규정한 제46조제1항의 주체는 제11조와 다르다.
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은 이 장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
결정권자는 법무부장관이 아니라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이다. 이 둘을 같은 주체로 섞어서 이해하면 안 된다. 입국 금지는 법무부장관의 권한, 강제퇴거는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의 권한으로 조문 자체가 나누어 놓았다.
제46조제1항의 각 호는 20개(가지호인 제10호의2, 제12호의2 포함)에 이르는데, 그 안에는 밀입국이나 허위초청 등 입국 절차 위반(제1호·제2호), 각종 허가 위반이나 조건 위반(제4호부터 제10호까지), 근무처 무단 변경(제9호), 등록 의무 위반(제12호),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제13호) 등 다양한 사유가 열거되어 있다.
두 조문을 잇는 통로: 제46조제1항제3호
여기서 이 글의 질문—입국 금지와 강제퇴거가 같은 기준으로 결정되는가—에 대한 핵심적인 답이 나온다. 두 조문은 원칙적으로 별개의 절차이지만, 딱 하나의 통로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제46조제1항제3호가 그것이다.
제11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한 사람
즉 제11조제1항이 정한 입국금지 사유(마약류중독자를 포함한 8개 호) 중 하나에 해당하는 사정이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하면, 그 사람은 제46조제1항제3호에 따라 강제퇴거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입국 심사 단계에서 걸러내는 사유(제11조)와, 이미 들어온 후에 그 사유가 드러났을 때 내보내는 절차(제46조)가 이 한 호를 매개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이 통로 역시 제46조제1항 본문의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는 재량 어미 아래에 있다. 입국 후 마약류중독 사실 등이 발견·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강제퇴거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이 그 사유를 근거로 강제퇴거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영주자격자는 원칙적으로 강제퇴거되지 않는다
제46조제2항은 이 강제퇴거 대상자 목록에 중요한 예외를 둔다.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되지 아니한다.
본문의 원칙은 영주자격자에 대한 강제퇴거 면제다. 다만 단서에서 세 가지 경우만 예외로 두어 강제퇴거가 가능하도록 했다. 「형법」상 내란의 죄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사람(제1호),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중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제2호), 제12조의3제1항·제2항을 위반하거나 이를 교사·방조한 사람(제3호)이 그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이 단서 세 개 호 안에 제11조제1항제1호(감염병환자·마약류중독자 등 공중위생상 위해 우려)는 들어 있지 않다. 즉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마약류중독을 사유로 한 강제퇴거는 이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원칙(강제퇴거되지 아니한다)이 적용된다는 것이 문언의 구조다.
조문에 없는 것들 — 지어내지 말아야 할 부분
두 조문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을 정리해 둔다.
- 제11조·제46조 어디에도 마약류중독자에 대한 별도의 정의는 없다. “감염병환자, 마약류중독자, 그 밖에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제11조제1항제1호에 그대로 있을 뿐이다.
-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같은 표현은 두 조문 어디에도 없다. 각 호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실제 처분(입국금지·강제퇴거) 사이에는 항상 법무부장관 또는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의 재량 판단이 놓여 있다.
- 제46조제1항제15호와 제2항제2호는 구체적인 대상을 법무부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그 법무부령의 내용은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 밖이다.
- 제11조·제46조 자체에는 형량이나 벌금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같은 개정 법률(법률 제20992호)이 함께 손을 댄 제94조(벌칙)나 제99조의3(양벌규정)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 두 조문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상단에 표시된 공포번호(제20992호, 2025. 7. 22.)와 다르다. 제11조는 법률 제12960호(공포 2015. 1. 6.)의 개정으로 지금의 문언이 되었고, 제46조는 법률 제18397호(공포 2021. 8. 17.)의 개정으로 지금의 문언이 되었다. 부칙 제20992호는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시행일 조항 한 문장뿐이며,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정리
입국 금지(제11조)와 강제퇴거(제46조)는 결정권자도, 대상이 되는 시점도 다른 별개의 제도다. 제11조는 법무부장관이 입국 심사 단계에서 재량으로 판단하는 조문이고, 제46조는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이 이미 국내에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재량으로 판단하는 조문이다. 마약류중독은 제11조제1항제1호의 입국금지 사유 중 하나로 열거되어 있을 뿐이며, 그 사실 자체가 자동으로 입국을 막거나 강제퇴거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그 사유가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하면 제46조제1항제3호를 통해 강제퇴거 대상자 목록에 연결될 수 있고,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에게는 다시 제46조제2항의 원칙적 면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두 제도는 완전히 별개도 아니고 완전히 같은 기준도 아닌, 문언이 정한 특정한 통로로만 이어져 있다.
참고 법령
- 「출입국관리법」 제11조(입국의 금지 등) 제1항·제2항
- 「출입국관리법」 제46조(강제퇴거의 대상자) 제1항·제2항
- 「출입국관리법」 부칙 <법률 제20992호, 2025.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