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로 지정되기 전에 한 행위도 처벌될까 — 예고·임시·정식, 효력이 시작되는 날이 각각 다르다
요약 및 결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어떤 물질이 마약류가 되는 시점을 하나로 정해두지 않았다. 예고임시마약류는 예고한 날부터, 임시마약류는 지정 공고일부터, 정식 향정신성의약품은 시행령이 정한 시행일부터 금지행위와 벌칙이 적용되며, 형법 제1조 제1항이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한다"고 정하므로 그 날 이전에 끝난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반대로 지정 이후까지 그 물질을 계속 갖고 있으면 소지·보관 자체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5항 제3호가 금지하는 행위이고, 1군 임시마약류라면 그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에토미데이트는 2026년 2월 13일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된다. 이 물질을 마약류로 넣은 시행령 개정안은 2025년 8월 12일에 공포됐지만, 부칙이 이 한 물질에만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같은 개정으로 함께 향정신성의약품이 된 다른 물질은 공포일부터 시행됐으므로, 2025년 8월과 2026년 2월 사이에 한 같은 형태의 행위라도 물질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어떤 물질이 ‘마약류’가 되는 날은 어떻게 정해지나
향정신성의약품 목록은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령이 정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마약류’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같은 조 제3호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오용·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 가운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래서 시행령 별표가 개정되어 효력이 생기는 날이 곧 그 물질이 마약류가 되는 날이다.
에토미데이트가 그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2025년 8월 12일 공포된 시행령 개정으로 헥사히드로칸나비놀·에토미데이트·렘보렉산트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신규 지정됐다. 부칙은 “이 영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별표 6 제83번란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했고, 그 별표 6 제83번란이 에토미데이트여서 시행일이 2026년 2월 13일로 밀렸다. 부칙에 그 밖의 경과조치나 유예 조항은 두지 않았다. 규제 당국은 시행일인 2026년 2월 13일부터 취급보고를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예고임시마약류와 임시마약류는 각각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나
임시마약류 제도는 정식 지정을 기다리는 동안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장치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1항은 마약류가 아닌 물질 중 오용·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하여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게 하면서, 위해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1군, 위해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2군으로 나눈다.
효력이 붙는 시점은 세 지점이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지정하려면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1개월 이상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고해야 한다. 제4항은 그 예고 단계의 물질, 곧 예고임시마약류의 효력을 “예고한 날부터 임시마약류 지정 공고 전날까지”로 정하고,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때는 3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지정하도록 한다. 정식 마약류 지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면 지정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시 예고해 임시마약류로 다시 지정할 수 있다.
여기서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 예고 단계다. 제5조의2 제5항은 “예고임시마약류 또는 임시마약류”에 대해 금지행위를 열거하므로, 아직 임시마약류로 정식 공고되지 않은 예고 단계에서도 이미 금지가 걸린다. 금지되는 행위는 네 갈래다. 제1호는 재배·추출·제조·수출입 또는 그 목적의 소지·소유, 제2호는 매매·매매의 유인·권유·알선·수수·제공 또는 그 목적의 소지·소유, 제3호는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투약·보관, 제4호는 금지행위를 하기 위한 장소·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다. 같은 조 제6항은 공무상 압류·수거·몰수 관리, 공무원이나 승인을 받은 마약류취급학술연구자의 경우를 예외로 둔다.
한편 현재 3년인 임시마약류 지정 효력 기한을 폐지해 무기한 관리하는 방안은 추진 단계에 있는 정책이다. 2011년 제도 시행 이후 지정된 임시마약류가 모두 3년의 효력 기한이 지난 뒤 정식 마약류로 상향됐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시행된 제도가 아니므로 현행 조문은 여전히 3년의 범위다.
‘임시’마약류는 정식 마약류보다 가볍게 처벌되나
‘임시’라는 이름이 형량의 경중을 뜻하지는 않는다. 임시마약류에 대한 벌칙은 군(群)과 행위 유형의 조합에 따라 네 갈래로 갈린다.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1군 임시마약류의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투약·보관(제5조의2 제5항 제3호) | 제59조 제1항 제13호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 1군 임시마약류 관련 장소·시설·장비·자금·운반수단 제공(제4호) | 제60조 제1항 제5호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
| 2군 임시마약류의 재배·추출·제조·수출입 등(제1호) | 제60조 제1항 제6호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
| 2군 임시마약류의 제2호~제4호 행위 | 제61조 제1항 제8호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역전이다. 1군 임시마약류를 단순히 갖고 있거나 투약하기만 해도 하한이 징역 1년으로 설정되어 있어, 2군 임시마약류를 제조하거나 수출입한 경우(10년 이하의 징역)보다 하한이 높다. 벌금형 선택지가 없다는 점도 다르다.
정식 향정신성의약품도 분류에 따라 같은 방식으로 갈린다.
| 분류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제2조 제3호 가목(소지·소유·사용·관리) | 제59조 제1항 제5호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 제2조 제3호 나목·다목 | 제60조 제1항 제2호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
| 제2조 제3호 라목 | 제61조 제1항 제5호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정리하면 “임시마약류냐 정식 마약류냐”보다 “몇 군·몇 목이냐, 어떤 행위냐”가 법정형을 가른다. 1군 임시마약류의 투약과 정식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의 소지는 모두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같은 칸에 놓인다. 개별 물질이 어느 군, 어느 목에 해당하는지는 임시마약류 지정 공고와 시행령 별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지정되기 전에 한 행위는 처벌되나
지정 효력이 생기기 전에 종료된 행위는 처벌되지 않는다. 형법 제1조 제1항이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한다”고 못박고 있기 때문이다. 에토미데이트를 예로 들면, 시행일인 2026년 2월 13일 0시 이전에 있었던 취급 행위는 그 시점에 그 물질이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니었으므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다. 시행령 부칙에 소급을 정한 문구도 없다.
다만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5항 제3호가 금지하는 행위에는 ‘소지’와 ‘보관’이 들어 있고, 소지·보관은 한 번에 끝나는 행위가 아니라 시간에 걸쳐 계속되는 상태다. 지정 전에 취득한 물질이라도 지정 효력이 생긴 뒤까지 갖고 있으면, 그 이후의 소지·보관은 행위시에 이미 금지 규정이 존재하는 별개의 행위가 된다. “지정 전에 산 것”이라는 사정이 지정 후의 소지·보관까지 면제해 주지는 않는 구조다. 정식 마약류로 지정된 물질도 마찬가지로 소지·소유·사용·관리가 벌칙 대상이다.
무슨 약인지 모르고 투약했다면 어떻게 되나
‘약 이름을 착각한 것’과 ‘마약류라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것’은 법적으로 다른 문제다. 하급심 법원은 2025년 1월 23일 선고한 2024노1211 사건에서, 다른 물질을 케타민으로 착각해 투약한 사안에 관해 원심이 케타민 투약의 불능미수죄를 인정한 판단을 유지하며 이렇게 판시했다.
“원심은, 피고인이 케타민을 투약할 고의를 가지고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를 케타민으로 착각하고 투약하여 케타민 투약 불능미수죄를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와 달리 피고인이 자신이 투약한 마약류가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라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판단의 구조는 두 갈래다. 실제 투약한 물질에 대한 고의는 미필적으로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그 물질에 대한 기수범은 인정하지 않았고, 대신 행위자가 투약하려 한 물질에 대한 고의를 근거로 불능미수를 인정했다. 근거는 형법 제27조로,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한다. 즉 이 사건에서는 실제 물질에 대한 고의 인정 여부와 의도한 물질에 대한 불능미수가 서로 구별되어 판단됐다. 제27조는 불능범에 관한 규정이지 물질을 착각한 경우 일반을 정한 조문이 아니므로, 착오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이 사건은 대법원 판례가 아니라 하급심 법원의 판단이며, 확정 여부는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논리가 모든 사안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임시마약류 위반 사건만 따로 집계한 선고형 분포나 그에 대응하는 양형기준 적용 결과 수치는 공표 자료 없음이다. 확인되는 것은 적발 규모다. 경찰청 집계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유통하거나 투약해 적발된 인원은 2024년 1만326명에서 2025년 1만896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압수량은 381kg에서 448kg으로 17.6% 증가했다.
법정형과 실제 선고 사이의 간극에서 유의할 지점은 하한이다.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법정형인 제59조 제1항 사안은 형법상 감경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벌금형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 반면 제61조 제1항이 적용되는 사안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 선택이 가능하다. 같은 ‘마약류’라는 말 안에서도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진다.
관련 법령
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마약류가 아닌 물질등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하여 취급ㆍ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물질등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고, 1군(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물질)과 2군(가능성이 있는 물질)으로 구분한다. ③ 지정하려는 때에는 1개월 이상 관보 및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고하여야 한다. ④ 예고임시마약류의 효력은 예고한 날부터 지정 공고 전날까지이며, 임시마약류는 3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지정한다. ⑤ 누구든지 예고임시마약류 또는 임시마약류에 대하여 1. 재배ㆍ추출ㆍ제조ㆍ수출입하거나 그러할 목적의 소지ㆍ소유 2. 매매ㆍ매매의 유인ㆍ권유ㆍ알선ㆍ수수ㆍ제공하거나 그러할 목적의 소지ㆍ소유 3. 소지ㆍ소유ㆍ사용ㆍ운반ㆍ관리ㆍ투약ㆍ보관 4. 관련 금지행위를 위한 장소ㆍ시설ㆍ장비ㆍ자금 또는 운반 수단의 타인 제공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시행 2026. 1. 2.(법률 제21065호).
임시마약류: 1군의 제5조의2제5항제3호(소지ㆍ소유ㆍ사용ㆍ운반ㆍ관리ㆍ투약ㆍ보관) 위반은 제59조제1항제13호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 1군의 제4호 위반은 제60조제1항제5호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2군의 제1호 위반은 제60조제1항제6호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2군의 제2호부터 제4호까지 위반은 제61조제1항제8호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정식 향정신성의약품은 제2조제3호 가목의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가 제59조제1항제5호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나목ㆍ다목이 제60조제1항제2호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라목이 제61조제1항제5호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1호: "'마약류'란 마약ㆍ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한다." 제3호: "'향정신성의약품'이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물질이 마약류가 되는 날은 시행령 별표가 바뀌어 시행되는 날이다. 대통령령 제35707호는 별표 6 제83번란(에토미데이트)의 개정규정을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정해 2026. 2. 13.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이 되었고, 별표 4 제45번란(헥사히드로칸나비놀)과 별표 6 제84번란(렘보렉산트)은 공포일인 2025. 8. 12.부터 시행되었다. 별도의 경과ㆍ유예 조항은 두지 않았다.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한다." 어떤 물질이 마약류로 지정되기 전에 한 행위는 그 뒤의 지정을 근거로 처벌할 수 없다. 다만 지정 이후에도 계속 소지ㆍ보관하는 것은 그 시점의 행위로서 제5조의2제5항제3호 등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
관련 판례
항소심 판단 원문: "원심은, 피고인이 케타민을 투약할 고의를 가지고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를 케타민으로 착각하고 투약하여 케타민 투약 불능미수죄를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와 달리 피고인이 자신이 투약한 마약류가 플루오로-2-옥소 피시이라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이 아니라 하급심 판단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주 묻는 질문
임시마약류와 마약류는 처벌이 다른가요
법정형은 '임시냐 정식이냐'가 아니라 군과 행위 유형으로 갈립니다. 1군 임시마약류의 소지·투약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9조 제1항 제13호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정식 향정신성의약품 중 제2조 제3호 가목의 소지·사용도 제59조 제1항 제5호로 같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반대로 2군 임시마약류의 매매·소지·투약은 제61조 제1항 제8호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무슨 마약인지 모르고 투약해도 처벌받나요
투약하려던 물질과 실제 물질이 달랐던 사안에서, 하급심 법원은 실제 물질에 대한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면서도 투약하려던 물질에 대한 불능미수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2025. 1. 23. 선고 2024노1211). 근거 조문인 형법 제27조는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해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물질명을 착각했다는 사정과 마약류라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쟁점입니다.
마약으로 지정되기 전에 한 행위도 처벌되나요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므로, 지정 효력이 생기기 전에 종료된 행위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5항 제3호는 '소지'와 '보관'을 금지행위로 열거하고 있어, 지정 전에 취득했더라도 지정 이후까지 계속 갖고 있으면 그 시점의 소지·보관이 별개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효력 발생일은 예고임시마약류는 예고한 날, 임시마약류는 지정 공고일, 정식 마약류는 시행령이 정한 시행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