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이중으로 팔아넘긴 매도인, 배임죄가 성립하나요?

입력 2026.10.25. 오전 10:08

배임죄란?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배임죄로 규정합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부동산 이중매매가 이 죄에 해당하는지는 대법원이 명확히 한 문제입니다.

부동산을 이중으로 판 매도인: 배임죄 성립

언제부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되나?

대법원은 2018년 판결에서 부동산 매도인이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은 계약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느냐입니다.

  •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하면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직 배임죄 주체 아님.
  • 중도금까지 지급된 단계: 매도인이 비로소 매수인의 부동산 소유권 취득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됩니다.

중도금이 지급되면 당사자가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구속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매수인도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하여 중도금을 지급하고, 매도인도 그 신뢰를 알면서 받습니다. 따라서 중도금 단계부터 매도인은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할 신임관계에 있게 됩니다.

어떤 행위가 배임죄인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제3자 앞으로 그 처분에 따른 등기를 마쳐 준 행위입니다.

이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 또는 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로, 매수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합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은 후에도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고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다면 신임관계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계약 해제를 조건부로 통보하는 통고서는 그 자체로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로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심리한 사건에서 매도인은 중도금 지급 후 임차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반환받지 못해 인도하지 못했고, 매수인이 조건부로 해제를 통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소유권 이전을 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약이 유효하면 배임죄의 신임관계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법정형 및 가중처벌

일반 배임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부동산 이중매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으로도 기소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더 무거운 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동산을 이중으로 판 경우는?

흥미롭게도, 같은 논리를 동산에 적용했을 때는 결론이 반대입니다.

대법원 2011년 판결은 동산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산을 제3자에게 양도해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부동산과 다른가?

차이는 등기라는 추가 단계에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의 경우:

  •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 신청권을 가짐
  •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해도 등기 없이는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함
  • 따라서 매도인이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거나 협력할 의무가 생김
  • 이것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만드는 핵심

동산 매매의 경우:

  • 매도인이 물건을 인도함으로써 매매계약의 이행이 완료됨
  • 그때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함
  • 인도라는 단순한 소유권 이전 의무 외에, 별도로 매수인의 재산 보호·관리에 협력할 의무가 없음
  • 따라서 동산을 인도하지 않고 제3자에게 처분해도 ‘자기의 사무’일 뿐, ‘타인의 사무’가 아님

결국 동산 이중매매는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합니다.

정리

집을 이중으로 팔아넘긴 매도인이라는 질문의 답변:

  1. 중도금을 받은 후 제3자에게 집을 팔고 등기까지 마쳐주면 배임죄 성립
  2.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
  3.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적용 시 더 무거운 형 가능
  4. 다만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된 경우는 배임죄 성립 안 함

부동산이 국민의 기본적 생활 터전이라는 점, 그리고 중도금을 받은 매수인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 때문에 형사법의 개입을 정당화한 것입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55조 제2항(배임)
  •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배임)
  •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
  •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판결

관련 법령: 형법 제355조 · 형법 제356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17도4027 —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

[1] [다수의견]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

판결문 원문 (2018-05-17 선고)

대법원 2008도10479 —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판결

[1] [다수의견] (가) 매매와 같이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의 경우(민법 제563조), 쌍방이 그 계약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여야 할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의 사무’에 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 매매의 목적물이 동산일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그 목적물인 동산을 인도함으로써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되고 그때 매수인은 매매목적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므로, 매도인에게 자기의 사

판결문 원문 (2011-01-2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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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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