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300일 안에 아이가 태어나면 전남편 아이로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민법 제844조제3항은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1항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두 조항을 이어보면, 이혼(혼인관계 종료)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일단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 추정을 통해 다시 “전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법률상 추정이지, 뒤집을 방법이 없는 확정은 아닙니다. 아래에서 이 추정을 깨는 두 가지 경로 — ① 친생부인의 소, ② 친생부인·인지의 허가 청구 — 가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합니다.
1. 왜 “300일” 기준이 생겼나 — 제844조의 두 단계 추정
제844조는 항이 세 개입니다.
- 제1항: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
- 제2항: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 제3항: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제3항은 “임신 시기”에 대한 추정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혼 후 300일 안에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전남편이 아버지”라고 정하는 게 아니라, 일단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그 추정이 다시 제1항의 “남편의 자녀 추정”으로 이어지는 2단계 구조입니다. 두 항을 뭉뚱그려 “300일 안에 태어나면 무조건 전남편 자녀가 된다”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2. 추정을 깨는 첫 번째 길 — 친생부인의 소 (제846조·제847조)
일단 이 추정이 성립하면, 이를 뒤집기 위한 정식 절차가 친생부인의 소입니다.
제846조는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그 자가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기할 수 있다”는 재량 표현으로, 소를 제기할지 말지는 당사자의 선택입니다.
제847조는 이 소의 구체적인 요건을 나눕니다.
- 제1항: 부(夫) 또는 처(妻)가 다른 일방 또는 자(子)를 상대로,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
- 제2항: 제1항의 상대방이 될 자가 모두 사망한 때에는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내에 검사를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두 항은 상대방과 기산점이 다릅니다. 제1항은 “사유를 안 날”이 기준이고 상대방은 다른 배우자 또는 자녀, 제2항은 “사망을 안 날”이 기준이고 상대방은 검사입니다. 또한 제1항은 “제기하여야 한다”는 의무 어미, 제2항은 “제기할 수 있다”는 재량 어미로 표현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3. 추정을 깨는 또 다른 길 — 친생부인·인지의 ‘허가 청구’ (제854조의2·제855조의2)
친생부인의 소와 별도로, 2017년 개정으로 신설된 절차가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는 방식입니다. 정식 소송보다 간이한 절차로 마련된 것으로 이해되며, 청구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조문이 갈립니다.
(1)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 — 제854조의2
- 청구권자: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前) 남편 (제1항)
- 단서: 다만,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심리 기준(제2항): 가정법원은 혈액채취에 의한 혈액형 검사, 유전인자의 검사 등 과학적 방법에 따른 검사결과 또는 장기간의 별거 등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정한다.
- 효과(제3항):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제844조제1항 및 제3항의 추정이 미치지 아니한다.
즉 어머니 또는 전남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그 자체로 제844조의 추정이 미치지 않게 됩니다.
(2) 인지의 허가 청구 — 제855조의2
- 청구권자: 생부(生父) (제1항) — 친생부인 허가 청구와 청구권자가 다릅니다.
- 단서: 다만,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심리 기준(제2항): 제854조의2와 동일하게, 과학적 방법에 따른 검사결과 또는 장기간의 별거 등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정합니다.
- 효과(제3항): 허가를 받은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허가를 받은 생부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7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는 경우에 비로소 제844조제1항 및 제3항의 추정이 미치지 아니합니다.
여기서 제854조의2와 제855조의2의 결정적 차이가 드러납니다. 친생부인의 허가는 허가 자체로 추정이 배제되지만, 인지의 허가는 허가 +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신고가 함께 있어야 추정이 배제됩니다. 인지 허가만 받고 신고를 하지 않으면 추정은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입니다.
4. 두 경로, 표로 비교
| 구분 | 친생부인의 소 (제846조·제847조) |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 (제854조의2) | 인지의 허가 청구 (제855조의2) |
|---|---|---|---|
| 청구(제기)권자 | 부 또는 처(제847조①), 상대방 모두 사망 시 검사 상대(제847조②) |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前) 남편 | 생부(生父) |
| 단서·제한 | — |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된 경우 제외 |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된 경우 제외 |
| 판단 방식 | 소송(법원 심리) | 가정법원의 허가(과학적 검사결과·별거 등 사정 고려) | 가정법원의 허가(동일 기준) |
| 추정 배제 시점 | 소 인용 확정 시(조문상 별도 명시 없음) | 허가를 받은 때 | 허가를 받은 생부가 가족관계등록법 제57조제1항 신고를 한 때 |
허가 청구 절차는 제844조제2항이 아니라 제844조제3항의 경우, 즉 혼인관계 종료 후 300일 이내 출생 상황에 한정해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둘 부분입니다.
5. 정리
- 이혼 후 300일 이내 출생한 아이는 제844조제1항·제3항에 따라 일단 전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 이 추정은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되면 제854조의2·제855조의2의 허가 청구 경로 자체가 막힙니다(두 조 모두 제1항 단서).
- 출생신고 전이라면 어머니 또는 전남편은 친생부인의 허가를, 생부는 인지의 허가를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가정법원은 과학적 검사결과나 장기간 별거 등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정합니다. 허가가 곧바로 나온다거나 자동으로 추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이미 정식으로 다투려면 친생부인의 소를 통하는 방법도 있으며, 이때는 제847조가 정한 상대방과 제척기간(사유를 안 날/사망을 안 날부터 2년내)을 지켜야 합니다.
- 허가 청구의 구체적 기간 제한이나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7조제1항 신고의 세부 내용, 관련 판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조문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다루지 않았습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844조(남편의 친생자의 추정) 제1항·제2항·제3항
- 민법 제846조(자의 친생부인)
- 민법 제847조(친생부인의 소) 제1항·제2항
- 민법 제854조의2(친생부인의 허가 청구) 제1항·제2항·제3항
- 민법 제855조의2(인지의 허가 청구) 제1항·제2항·제3항
-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7조제1항 (인용 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