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 범죄를 저지르면 누구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나요?
아닙니다. 흔히 ‘흉악 범죄’라고 불리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얼굴과 이름이 자동 공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일정한 요건 아래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신상정보란 얼굴, 성명 및 나이를 말합니다. 법률의 표현은 ‘공개하여야 한다’가 아니라 **‘공개할 수 있다’**이므로, 요건과 절차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우선 ‘특정중대범죄’에 해당해야 합니다
신상정보 공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는 일상적인 의미의 모든 강력범죄가 아니라 법 제2조가 정한 ‘특정중대범죄’입니다.
여기에는 법에 열거된 내란·외환 관련 범죄, 범죄단체 조직, 폭발물 사용, 일부 방화·상해·폭행 관련 범죄, 특정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일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마약 관련 범죄 등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법에 따른 공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법률이 정한 특정중대범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법정 요건을 충족해도 공개는 재량입니다
법 제4조 제1항은 특정중대범죄사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요건을 규정합니다. 그중 법문에 제시된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을 것
-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
다만 첫 번째 요건인 ‘잔인한 범행수단과 중대한 피해’는 법 제2조 제3호부터 제6호까지의 죄에 한정된다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이를 모든 특정중대범죄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요건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공개를 결정할 때 범죄의 중대성뿐 아니라 범행 후 정황,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사망했다면 유족의 의사도 고려 대상에 포함됩니다.
또한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신상정보 공개를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특정중대범죄에 해당하거나 공개 요건을 갖추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가 자동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성년 피의자의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는 공개 요건의 충족 여부와 별도로 적용되는 법률상 제한입니다.
공개 전에는 의견진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다만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이미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한 경우에는 별도의 의견진술 기회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견을 들을 절차가 필요하지만, 언제나 동일한 방식으로 별도의 의견진술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지 후 원칙적으로 5일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면 피의자에게 그 결정을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공개해야 합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피의자가 공개 결정에 대하여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한 경우에는 유예기간을 두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법문상 서면에 의한 이의 없음 표시가 필요합니다.
공개되는 얼굴과 공개 기간도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공개하는 얼굴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다른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수집·보관 중인 사진이나 영상물이 있으면 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피의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얼굴을 촬영할 수 있으며, 이때 피의자는 촬영에 따라야 합니다.
결정된 신상정보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30일간 공개됩니다. 그 밖의 구체적인 공개 절차와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재판 중 피고인의 공개는 절차가 다릅니다
공소제기 시점까지는 특정중대범죄사건이 아니었지만 재판 과정에서 특정중대범죄사건으로 공소사실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검사는 법 제4조 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피고인에 대하여 관할 법원에 신상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 피고인은 제외되며, 청구는 해당 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해야 합니다.
공개 여부는 해당 형사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아닌 별도의 재판부가 결정합니다. 법원의 공개 결정은 검사가 집행합니다.
다만 피고인 공개에 준용되는 규정은 법 제4조 제4항·제5항·제8항·제9항입니다. 피의자 공개에 관한 제6항의 의견진술 기회와 제7항의 유예기간은 준용 조항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결론
흉악 범죄로 보이는 사건이라고 해서 누구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이 정한 특정중대범죄에 해당해야 하고, 충분한 증거와 공공의 이익 등 법정 요건을 검토해야 합니다. 공개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피해자 보호와 의사, 범행 후 정황, 피의자의 인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공개 권한을 남용해서도 안 됩니다.
미성년 피의자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성년 피의자에 대해서도 공개는 자동적인 의무가 아니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법률상 요건과 절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참고 법령
-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2조
-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4조
-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5조
-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부칙 제1조, 제2조 및 제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