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차

'현저히 고액'은 무엇과 견주나 — 조문이 든 목록 밖의 세 가지

입력 2026.08.28.

요약

임대인이 새로 들어올 임차인에게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의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는, 조문이 적어 둔 항목만으로 재지 않는다. 대법원은 2026년 7월 16일 선고한 판결(2026다201337·201338)에서 조문이 든 항목 외에도 ①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보증금과 새 임차인에게 요구한 차임·보증금의 차이, ②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③ 거래관행과 경제상황을 함께 보아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결론은 파기환송(일부)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세 가지다. 조문의 문언이 무엇을 열거하고 있는지, 판결이 그 목록에 무엇을 더했는지, 그리고 위반이 인정될 때 손해배상액에 걸리는 상한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다.


1. 조문은 무엇을 견주라고 했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를 규율하는 조항이다. 조문은 5개 항으로 되어 있고, 제1항은 4개 호, 제2항은 4개 호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이번 판결이 다룬 것은 제1항 제3호다.

제10조의4 제1항 제3호 —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문언이 견주라고 든 것은 네 가지다.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 이 호와 뒤에 볼 제3항은 법률 제13284호(2015. 5. 13.)로 신설됐고, 부칙 제3조에 따라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부터 적용된다. 법 자체의 현행 연혁은 [시행 2026. 5. 12., 법률 제21083호]이며, 제10조의4 자체는 2018년 개정 이후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이 목록이 닫힌 목록이냐는 것이었다. 조세와 공과금, 주변 시세만 대조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국면이 있다. 예컨대 주변 상가의 차임이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된 곳이라면, 임대인이 부른 금액이 주변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는가. 반대로 기존 임차인이 내던 차임에서 갑자기 크게 뛴 금액을 불렀다면 그 사정은 어디에 넣어 따져야 하는가.

2. 대법원이 덧붙인 것 — 핵심은 ‘외에도’다

대법원은 조문의 문언과 입법 취지를 함께 놓고 판단 요소를 정리했다. 판결의 해당 부분은 다음과 같다.

위 문언에다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목적으로 신규임차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차임 및 보증금을 제시하여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위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는 위 규정에서 정한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외에도기존 임차인과의 차임 및 보증금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 ②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③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도 고려하여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 문장에서 값이 나가는 낱말은 ‘외에도’다. 조문이 든 목록은 판단의 출발점이지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 된다. 덧붙은 세 가지를 하나씩 떼어 보면 이렇다.

① 기존 임차인과의 차이.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받던 차임·보증금과, 새 임차인에게 요구한 차임·보증금 사이의 간격이다. 조문의 문언에는 이 비교 대상이 명시돼 있지 않다. 주변 시세만 보면 놓치게 되는 축이다.

②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주변 상가의 차임·보증금과는 다른 항목이다. 해당 건물 자체의 시세와, 그 건물에 적정한 차임 수준을 본다.

③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개별 건물과 개별 계약을 넘어선 배경 사정이다.

여기에 판시사항이 붙인 뒷부분이 하나 더 있다. 대법원이 공개한 판시사항 원문은 다음과 같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 및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 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

판시사항은 ‘고려해야 할 사항’과 ‘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 두 갈래로 되어 있다. 이 글은 앞 갈래를 다뤘다. 뒤 갈래, 곧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을 때 법원이 무엇을 더 심리해야 하는지의 구체적 내용은 이 글을 쓰면서 확인하지 못했다.

3. 몇 배면 고액인가 — 판결이 답하지 않은 것

이 판결에서 가장 자주 오해될 지점을 미리 짚어 둔다. 대법원은 배율이나 퍼센트를 제시하지 않았다. 문장의 어미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이다.

기존 차임의 몇 배를 부르면 현저히 고액이라는 식의 수치 기준은 이 판결에 없다. 판단 요소를 늘려 놓은 것이지, 요소들을 대입하면 답이 나오는 계산식을 만든 것이 아니다. 같은 배율이라도 건물의 시세, 그 시점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황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구체적 사정에 따라’라는 어구의 내용이다.

4. 왜 이런 기준이 필요한가

판결이 밝힌 입법 취지는 판단 요소를 이끌어 낸 근거이기도 하다.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할 목적으로, 신규임차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차임과 보증금을 제시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것을 막으려는 데 규정의 취지가 있다.

거절하겠다고 말하지 않고도 거절과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조항이 상정한 상황이다.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을 금액을 부르면 계약은 성사되지 않고, 임차인은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잃는다. 그래서 판단 기준을 조문에 적힌 대조 항목에 묶어 두면 이 우회로를 걸러 내기 어려워진다. 목록을 열어 둔 이유가 여기에 닿아 있다.

5. 자주 헷갈리는 것 — ‘현저히 고액’의 대상은 권리금이 아니다

제10조의4 제1항 제3호가 ‘현저히 고액’인지를 묻는 대상은 차임과 보증금이다. 권리금이 아니다.

권리금이 그 점포의 영업 가치나 시설 잔존가치에 비해 비싼지를 따지는 문제와,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한 차임·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를 따지는 문제는 서로 다른 물음이다. 조문이 규율하는 것은 후자다. 권리금은 이 조항에서 임차인이 회수하려는 대상으로, 그리고 뒤에 볼 손해배상액 상한의 기준으로 등장한다.

6. 위반이 인정되면 — 손해배상과 그 상한

제10조의4 제3항은 위반의 효과를 정한다.

제10조의4 제3항 — ③ 임대인이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상한의 계산 방식이 조문에 못 박혀 있다. 두 금액을 놓고 낮은 쪽이 천장이 된다.

  •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
  •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합계도 아니고 평균도 아니다. 둘 중 낮은 금액이다. 계약서에 적힌 권리금이 아무리 크더라도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이 그보다 낮으면 낮은 쪽이 상한이 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것은 상한일 뿐이므로, 실제 배상액이 상한까지 인정되는지는 손해가 얼마나 발생했는지에 달려 있다.

7. 사건번호가 둘인 이유

이 판결의 사건번호는 2026다201337(본소)과 2026다201338(반소) 둘이다. 오기가 아니다. 사건명은 건물인도(본소), 손해배상(기)(반소)로, 본소와 반소가 병합돼 함께 심리된 사건이라 번호가 둘 붙는다. 대법원이 공식 게시한 제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며, 결론은 파기환송(일부)이다.

인용할 때는 두 번호를 함께 적는 것이 정확하다. 하나만 적어도 같은 판결을 가리키지만, 본소·반소 중 한쪽만 지칭하는 셈이 된다.

참고로 이 판결은 2026년 8월 27일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데이터베이스에서는 확인되지 않았고, 대법원이 공개한 주요 판결 자료로 확인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차임을 크게 올려 부르면 권리금 회수 방해인가요?

올려 불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가 금지하는 것은 조세·공과금·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다.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201338 판결은 여기에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보증금 차이, 상가건물의 시세와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도 함께 고려해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이 요소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Q. 권리금에서 ‘현저히 고액’인지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조문이 ‘현저히 고액’인지를 묻는 대상은 권리금이 아니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하는 차임과 보증금이다. 기준은 두 층으로 되어 있다. 조문이 든 항목은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이다. 대법원은 그 “외에도”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보증금 차이,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을 들었다. 몇 배 이상이면 고액이라는 수치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Q. 권리금을 못 받으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제10조의4 제3항은 임대인이 제1항을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다만 배상액에는 상한이 있다.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청구가 가능하려면 제1항 위반이 인정돼야 하고, 제3호가 문제되는 경우라면 앞서 본 판단 요소들이 심리 대상이 된다.


참고 법령·판례

법령

판례

  •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본소), 2026다201338(반소) 판결 [건물인도(본소), 손해배상(기)(반소)] — 파기환송(일부)

이 글은 공개된 법령 조문과 대법원 판결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관련 법령: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3항

관련 판례

대법원 2026다201337,201338 — 건물인도(본소), 손해배상(기)(반소) — '현저히 고액' 판단 시 조문이 든 항목 '외에도' 고려할 사항

판시사항 원문: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 및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 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 판단 요소 원문: "위 문언에다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목적으로 신규임차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차임 및 보증금을 제시하여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위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는 위 규정에서 정한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외에도 ①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 및 보증금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 ②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③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도 고려하여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외에도'다. 조문이 든 목록은 판단의 출발점이지 전부가 아니다. 어미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로, 배율·퍼센트 같은 수치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대법원 공식 게시 제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고 결론은 파기환송(일부)이다. 본소·반소가 병합된 사건이라 사건번호가 2026다201337(본소)과 2026다201338(반소) 둘이다. 판시사항 뒷부분('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판결은 2026년 8월 27일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미등록이고 대법원 공보로 확인했다.

판결문 원문 (2026-07-16 선고)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28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 게재 안내
이곳에 광고를 게재해 보세요지면과 소재 규격을 확인하세요. 광고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