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저히 고액' 판단에 시세·거래관행도 고려"…원심 일부 파기환송
조세·공과금·주변 차임만으로 가릴 문제 아니다…대법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
임대인이 새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는 법에 열거된 항목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달 16일 건물인도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 반소가 함께 걸린 사건에서 원심 판결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공개한 사건 제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금지 행위를 정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다.
해당 조항은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인지를 가리도록 하고 있다. 이 열거가 판단 대상의 전부인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었다.
대법원은 조문이 든 항목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는 “위 규정에서 정한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외에도” 다른 사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덧붙인 요소는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 및 보증금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이다.
대법원은 이런 기준을 세운 근거로 규정의 입법 취지를 들었다.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할 목적으로 “신규임차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차임 및 보증금을 제시하여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 규정의 취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차임과 보증금이 몇 배가 되면 고액인지와 같은 수치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법원은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공개한 판시사항에는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 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도 함께 적혀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법은 임대인이 금지 행위를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두 금액을 더하거나 평균을 내는 방식이 아니다.
현저히 고액 요구를 금지하는 조항과 손해배상 조항은 2015년 5월 13일 개정 법률로 신설됐다. 부칙에 따라 개정 법률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부터 적용된다.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를 정한 조항 자체는 2018년 개정 이후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임대인의 건물인도 청구가 본소, 임차인의 손해배상 청구가 반소로 병합돼 심리됐다. 하나의 사건에 사건번호가 둘 붙은 것은 이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원심 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참고 법령·판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 제10조의4 제3항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본소), 2026다201338(반소) 판결
관련 판례
판시사항 원문: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 및 임대인이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 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 판단 요소 원문: "위 문언에다가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목적으로 신규임차인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차임 및 보증금을 제시하여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위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이 '현저히 고액'인지 여부는 위 규정에서 정한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외에도 ① 기존 임차인과의 차임 및 보증금과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요구하는 차임 및 보증금의 차이, ② 상가건물의 시세 및 적정 차임, ③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도 고려하여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외에도'다. 조문이 든 목록은 판단의 출발점이지 전부가 아니다. 어미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로, 배율·퍼센트 같은 수치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대법원 공식 게시 제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고 결론은 파기환송(일부)이다. 본소·반소가 병합된 사건이라 사건번호가 2026다201337(본소)과 2026다201338(반소) 둘이다. 판시사항 뒷부분('법원이 심리하여야 할 사항')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판결은 2026년 8월 27일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미등록이고 대법원 공보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