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규정을 바꿀 때 직원 의견만 들으면 되나요?

입력 2026.09.26. 오전 10:08

요약 및 결론: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만들거나 바꿀 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그런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그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면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의견 청취가 아니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즉 "의견만 들으면 되는가"에 대한 답은 규정 내용을 바꾸는 방향에 달려 있다 — 불이익 변경이면 의견 청취만으로는 부족하다.

휴가 제도나 수당 계산 방식처럼 근로조건에 직결되는 취업규칙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손질하는 사례는 조직 개편·제도 통합 시기마다 반복된다.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판결은 근로자 집단의 동의 없이 이뤄진 불이익 변경을 "내용이 합리적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유효로 보던 종전 판례 흐름을 크게 바꿔, 절차(동의) 자체의 무게를 다시 강조했다. 이 판결 이후 "의견을 들었으니 됐다"는 식의 처리가 통하지 않는 범위가 더 뚜렷해졌다.

‘의견을 듣는다’와 ‘동의를 받는다’는 무엇이 다른가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은 한 문장 안에 본문과 단서로 두 가지 절차를 나눠 규정한다. 본문은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일반에 대해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한다. 의견 청취는 상대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변경을 진행할 수 있는 절차이지만, 동의는 상대방의 승낙이 있어야 변경이 유효해지는 절차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의견만 들으면 되는지”는 이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인지부터 가려야 답이 나온다.

의견을 듣거나 동의를 받는 상대방은 누구인가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은 상대방을 개별 근로자가 아니라 집단으로 정한다.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이 상대방이고, 그런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의 과반수가 상대방이다. 직원 개개인에게 서명을 받는 방식이 이 조항이 요구하는 절차를 그대로 충족하는 것은 아니며, 판례도 이를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라고 부른다(2017다35588, 35595 판결).

취업규칙을 신고할 때 서류는 어떻게 갖추나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취업규칙 작성·신고 의무를 지우고,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하여 변경 시에도 신고 의무가 이어진다고 규정한다. 여기에 더해 제94조제2항은 제93조에 따라 신고할 때 제1항의 의견을 적은 서면을 첨부하도록 한다. 이 서면은 ‘동의서’가 아니라 ‘의견을 적은 서면’이라는 점이 조문 문언상 명확하며, 불이익 변경이라면 별도로 동의를 받은 사실도 함께 갖춰 둘 필요가 있다.

동의 없이 불리하게 바꾼 취업규칙은 어떻게 되나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판결의 다수의견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내용이 아무리 타당해 보여도 절차(집단적 동의)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취지이며, 이 판결로 그와 배치되는 종전 판례들은 변경되었다. 다만 이 판결에는 별개의견이 있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제시되었다.

같은 판결은 동의가 없어도 예외적으로 유효할 수 있는 경우도 밝혔다.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 즉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노력이 있었음에도 합리적 근거 없이 반대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더라도 불이익 변경이 유효할 수 있다. 다만 이 남용 여부는 절차적 권리로서 동의권이 갖는 중요성 때문에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며, 법원이 당사자 주장이 없어도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도, 자동으로 유효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 예외는 좁게 읽어야 한다.

감급 제재나 단체협약 위반 취업규칙은 어떻게 되나

근로기준법 제95조는 취업규칙에서 감급(減給) 제재를 정할 때 상한을 두어,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제96조제1항은 취업규칙이 법령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어긋나는 취업규칙의 변경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해 재량 규정으로 두고 있다. 제1항은 금지, 제2항은 재량이라는 점에서 두 항의 성격이 다르므로 이를 하나로 뭉뚱그려 읽으면 안 된다.

취업규칙 기준에 못 미치는 근로계약은 어떻게 되나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다.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준에 못 미치는 그 부분만 무효가 되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르게 된다.

행위별로 정리하면

어떤 행위적용 조문법적 효과
상시 10명 이상 사업장에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했으나 미신고제93조신고 의무 위반(신고 의무 자체는 명시되나, 이를 위반했을 때의 벌칙·과태료 조문은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 밖)
취업규칙 변경(불리하지 않은 경우) 시 의견을 듣지 않음제94조제1항 본문절차 위반 소지(구체적 벌칙 조문은 자료 범위 밖)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면서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음제94조제1항 단서동의권 남용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유효성 인정 안 됨(2017다35588, 35595 판결)
신고 시 의견을 적은 서면을 첨부하지 않음제94조제2항신고 절차상 흠(구체적 벌칙 조문은 자료 범위 밖)
감급 제재를 1회 평균임금 1일분의 2분의 1, 총액 1임금지급기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넘게 정함제95조조문이 정한 상한을 넘는 정함 자체가 규정 취지에 반함(초과 시 구체적 효력은 이 자료에 없음)
취업규칙이 법령·단체협약에 어긋남제96조제1항·제2항어긋나서는 안 됨(금지), 고용노동부장관이 변경을 명할 수 있음(재량)
취업규칙 기준에 못 미치는 근로계약을 체결제97조그 부분만 무효, 무효 부분은 취업규칙 기준으로 대체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근로기준법 제94조 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벌칙이나 과태료가 적용되는지, 그 법정형이 얼마인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이다. 형사처벌 여부나 수위를 추정해 단정할 근거가 없으므로 “공표 자료 없음”으로 남겨 둔다. 다만 민사적으로는 동의 없이 이뤄진 불이익 변경이 무효로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이 2017다35588, 35595 판결로 재확인되었고, 이는 벌칙과는 별개로 해당 변경이 근로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낳는다.

관련 법령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시간, 휴일, 휴가 및 교대 근로에 관한 사항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근로기준법 제95조(제재 규정의 제한)

제95조(제재 규정의 제한)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減給)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근로기준법 제96조(단체협약의 준수)

제96조(단체협약의 준수) ①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근로기준법 제97조(위반의 효력)

제97조(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관련 판례

대법원 2017다35588,35595 —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35595 판결

[다수의견]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제1항의 취지와 관계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가 가지는 집단적 동의권은 사용자의 일방적 취업규칙의 변경 권한

판결문 원문 (2023-05-11 선고)

자주 묻는 질문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꿀 때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서명을 받아야 하나요?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가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라는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이지, 개별 근로자 각자의 개인적 동의가 아니다. 개별 서명을 모으는 방식을 쓰더라도 그것이 판례가 말하는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노동조합이 계속 동의를 안 해주면 회사는 취업규칙을 절대 못 바꾸나요?

그렇지는 않다. 2017다35588, 35595 판결은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 즉 변경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사용자가 진지하게 설득·노력했음에도 합리적 근거 없이 반대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어도 불이익 변경이 유효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 판단은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의견만 듣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나요?

변경 내용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었다면 의견 청취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단서가 요구하는 절차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고, 판례에 따라 동의권 남용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경은 유효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반대로 변경 내용이 불리하지 않다면 본문에 따른 의견 청취로 절차 요건은 충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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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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