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기간에 다른 곳에서 돈을 벌었어도 최소한 보장되는 금액이 있을까
결론부터
해고가 무효로 판단되어 밀린 임금을 청구할 때, 그 기간에 다른 데서 소득이 있었다면 그 금액만큼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근거 조문은 두 개, 민법 제538조(채권자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와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다. 다만 미리 밝혀둘 것이 있다 — 이 두 조문이 실무에서 정확히 어떻게 맞물리는지, 판례가 공제 범위나 한도를 어떻게 정했는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제처 조문 원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아래에서는 조문 문언이 각각 무엇을 정하고 있는지만 정확히 짚는다.
민법 제538조 — 요건과 효과를 나눠서 봐야 한다
민법 제538조는 이렇게 되어 있다.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도 같다. ② 전항의 경우에 채무자는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이익을 얻은 때에는 이를 채권자에게 상환하여야 한다.
제1항은 사실 두 문장으로 나뉜다. 앞 문장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뒤 문장은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다. 상황이 다른데도 둘 다 채무자(예를 들어 노무를 제공하려 했던 쪽)가 상대방에게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제2항이 핵심이다. 제1항의 경우라도 채무자가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이익을 얻은 때”**에 한해, 그 이익을 채권자에게 상환할 의무가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서다 — 이익을 얻은 사실이 먼저 확인되어야 상환 문제가 성립하는 것이지,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무조건 상환 의무가 생기는 구조가 아니다. 이익을 얻은 때가 아니라면 애초에 상환이라는 쟁점 자체가 서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46조 — 본문과 단서가 갈린다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는 다음과 같다.
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제1항의 기준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제1항은 본문과 단서로 어조가 다르다. 본문은 사용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지운다. 반면 단서는 그 70%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통상임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 이 둘을 섞어서 “70%든 통상임금이든 알아서 선택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읽으면 틀린다 — 단서가 적용되는 상황(70%가 통상임금을 넘는 경우)이 아니면 본문의 의무가 그대로 적용된다.
제2항은 예외를 하나 더 두는데, 그 예외가 열리는 조건이 좁다.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 계속이 불가능하고,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라는 두 요건을 모두 갖춰야 제1항 기준보다 낮은 지급이 허용된다. 여기서 노동위원회 승인은 사후에 보고하듯 거치는 절차가 아니라, 낮은 지급이 정당화되기 위한 사전 요건으로 읽힌다는 점이 조문 구조상 분명하다.
두 조문이 왜 같이 언급되나
해고 기간 중 다른 곳에서 소득을 얻은 경우를 다룰 때 이 두 조문이 함께 거론되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민법 제538조 제2항은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상환하도록 하는 일반 규정이고,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 시 최소한 지급해야 할 수당의 수준(평균임금의 70% 또는 그 이하인 통상임금)을 정한 규정이다. 두 조문의 성격이 다르므로, “다른 데서 번 돈이 얼마까지 빠지고 얼마는 남는가”라는 질문에 두 조문을 동시에 적용하려면 각각의 요건이 그 상황에 실제로 들어맞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다만 이 지점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두 조문을 실제로 어떻게 결합해서 해석하는지, 그 결과 최종적으로 얼마가 보장되는지에 관한 판단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제처 조문 원문에는 나와 있지 않다. 조문 자체는 각각의 요건과 효과만 정하고 있을 뿐, 두 조문의 관계나 공제 한도에 관한 내용은 조문 문언 밖의 영역이다. 이 부분을 단정적으로 서술하는 글이 있다면, 그 근거가 조문인지 아니면 다른 자료(판례 등)인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참고로 —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곧 손질된다 (문언은 그대로)
근로기준법 제46조는 2026년 10월 8일 시행 예정인 개정 법률(법률 제21533호)이 고치는 조문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확인한 바로는 그 시행예정본에서도 제46조의 문언은 현행과 동일하다. 즉 조문 번호나 다른 조문들과의 배치가 손질되는 개정이지, 제46조 자체의 내용(평균임금 70%, 통상임금 단서, 노동위원회 승인 요건)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2026-09-28 기준)에는 아직 시행 전이므로, 현행 조문 그대로 적용된다.
민법 제538조 쪽은 별도의 개정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 시행 중인 문언(법률 제21454호, 2026-03-17 시행)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 개정의 부칙(제2조~제4조)은 상속권 상실·유류분 관련 조문에 대한 적용례일 뿐, 제538조에 관한 경과조치는 없다.
정리
-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 귀책사유로 인한 휴업 시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할 의무를 사용자에게 지우고(본문), 그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면 통상임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재량을 예외로 둔다(단서).
-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그보다 낮은 지급이 허용된다(제2항).
- 민법 제538조는 채권자 귀책사유(또는 수령지체 중 쌍방 무과실)로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채무자의 이행청구권을 인정하되(제1항), 채무를 면함으로써 실제로 이익을 얻은 경우에 한해 그 이익을 상환할 의무를 지운다(제2항) — 이익이 없으면 상환 문제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 두 조문을 결합해 구체적으로 “얼마까지는 보장되고 얼마는 빠진다”는 계산 방식이나 그 한도는 조문 원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며, 이 부분은 별도의 법령·해석·판례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영역이다.
참고 법령
-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 제1항·제2항
- 민법 제538조(채권자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 제1항·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