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기준 수립은 장관의 의무…언론에 걸린 것은 '노력' 한 칸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8조의2 7월 1일 시행…준수는 협조 요청, 벌칙 조항은 없어
여성폭력 사건 보도의 권고기준을 만드는 일은 정부에 지워진 의무이지만, 그 기준을 지키는 일은 언론에 대한 협조 요청에 머문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8조의2(여성폭력사건보도 권고기준의 수립 및 준수요청)는 2025년 12월 30일 신설돼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제1항은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여성폭력사건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방송·신문·잡지 및 인터넷신문 등 언론의 여성폭력사건보도에 대한 권고기준을 수립하고 그 이행확보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언론에 대하여 “권고기준을 준수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요청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제3항은 언론이 제2항에 따른 협조요청을 적극 이행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언론에 걸리는 것은 준수 의무가 아니라 노력의무다.
세 항의 어미는 한 칸씩 내려간다. 장관에게는 ‘마련하여야 한다’는 의무가, 그 장관의 요청에는 ‘요청할 수 있다’는 재량이, 언론에는 ‘노력하여야 한다’는 노력의무가 각각 붙는다.
조문 제목은 ‘준수요청’으로 줄여 쓰지만, 제2항의 문언은 준수를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준수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목만 보고 준수가 강제되는 것으로 읽으면 조문의 내용과 어긋난다.
제18조의2에는 벌칙도 과태료도 붙어 있지 않다. 조문은 세 개 항으로만 되어 있고, 각 항에 호나 목은 없으며 삭제로 남은 항도 없다.
이 조문을 신설한 법률 제21276호의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한 줄이다. 단서도, 적용례나 경과조치도 없다.
다만 이 부칙은 제18조의2만 따로 유예한 것이 아니라 개정법률 전체의 시행일을 정한 것이다. 신설된 제18조의2도 같은 날부터 효력이 생겼고, 이 개정법률이 함께 고친 다른 조문은 없다.
2026년 6월 9일 공포된 법률 제21791호는 2026년 12월 10일 시행될 예정이지만 개정 대상이 다른 조문이어서, 제18조의2의 문언은 이 법률로 바뀌지 않는다.
권고기준에 어떤 항목이 담기는지, 이행확보 방안이 무엇인지는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협의 상대인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어느 부처인지도 조문이 아니라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다.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제18조의2를 직접 다룬 판례나 결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8조의2(여성폭력사건보도 권고기준의 수립 및 준수요청) 제1항·제2항·제3항
- 여성폭력방지기본법 부칙(법률 제21276호, 2025.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