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소문을 퍼뜨리면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되나요? — 형법에 그 죄명은 없습니다
짧은 답: 형법에는 ‘허위사실유포죄’라는 이름의 죄가 없습니다. 거짓을 퍼뜨리는 행위는 그 대상과 방법에 따라 제307조제2항(명예훼손), 제313조(신용훼손), 제314조(업무방해) 중 어느 조문의 문언에 해당하는지로 갈립니다. 세 조문의 표제는 각각 “명예훼손”, “신용훼손”, “업무방해”이고, ‘허위사실유포죄’라는 말은 이 문언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1. 왜 ‘허위사실유포죄’라는 죄명이 없다고 하는가
형법 제307조·제313조·제314조의 조문 표제를 그대로 읽으면 이렇습니다.
| 조문 | 표제 | 보호 대상 |
|---|---|---|
| 제307조 | 명예훼손 | 사람의 명예 |
| 제313조 | 신용훼손 | 사람의 신용 |
| 제314조 | 업무방해 | 사람의 업무 |
“허위사실유포”는 제313조 안에 들어 있는 행위 문언의 일부(“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일 뿐, 독립한 죄명이 아닙니다. 따라서 “거짓 소문을 퍼뜨렸으니 허위사실유포죄”라는 식의 정리는 조문과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문제 되는 조문이 무엇인지는 **무엇이 훼손되었는지(명예/신용/업무)**와 **어떤 문언에 해당하는지(적시/유포·위계/위력)**를 따라가야 정해집니다.
2. 조문 원문 그대로 보기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13조(신용훼손)
제313조(신용훼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제314조(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신설 1995.12.29>
(위 세 조문은 시행 2026. 9. 13. 기준 현행 문언입니다.)
3. 세 조문은 어디서 갈리는가
(1) 훼손 대상이 다르다
- 제307조제2항 —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
- 제313조 —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
같은 거짓이라도 조문이 겨냥하는 대상이 명예냐 신용이냐로 나뉘고, 행위 문언도 “적시”와 “유포·위계”로 다릅니다. 이 차이를 뭉개고 “거짓말 = 허위사실유포죄”로 묶으면 조문 구조를 잘못 옮기는 셈이 됩니다.
(2) “공연히”는 제307조에만 있다
제307조제1항·제2항에는 “공연히”라는 문언이 있습니다. 반면 제313조와 제314조의 문언에는 “공연히”가 없습니다. 공연성을 세 조문 공통의 요건인 것처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는 각 조문의 문언대로 따로 읽어야 합니다.
(3) 제307조는 ‘사실’과 ‘허위의 사실’로 항이 갈린다
- 제1항: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 제2항: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즉 제307조에서는 허위 여부가 항을 나누는 기준이고, 법정형도 달라집니다. 제1항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2항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내용이 사실이면 제1항 문언에, 허위이면 제2항 문언에 각각 걸립니다.
(4) 제314조제1항은 제313조를 인용한다
제314조제1항은 행위 방법을 직접 적지 않습니다.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라고 적어 제313조를 끌어옵니다. 따라서 거짓 소문으로 남의 업무가 방해된 상황을 제314조제1항으로 읽으려면, 먼저 제313조의 방법(허위의 사실 유포 또는 기타 위계)에 해당하는지를 거쳐야 요건이 확정됩니다. 제314조제1항만 따로 떼어 읽으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 알 수 없는 구조입니다.
(5) 제314조제2항은 컴퓨터 관련 업무방해를 따로 둔다
제314조제2항은 ① 정보처리장치·특수매체기록의 손괴, ②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 입력, ③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를 방해한 경우를 규정합니다. 여기서 법정형을 직접 적지 않고 **“제1항의 형과 같다”**로 끝납니다. 같은 ‘허위’라는 말이 나오지만, 제2항은 사람에게 말을 퍼뜨리는 상황이 아니라 정보처리장치를 향한 행위를 다루는 문언입니다.
4. 법정형 정리 (선택형이므로 “또는”까지 그대로)
| 조문 | 법정형 |
|---|---|
| 제307조제1항 |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 제307조제2항 |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 제313조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
| 제314조제1항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
| 제314조제2항 | 제1항의 형과 같다 |
모두 선택형입니다. “징역 몇 년”만 떼어 인용하면 조문을 절반만 옮기는 것이 됩니다. 제307조제2항의 자격정지(10년 이하)도 조문에 함께 적혀 있습니다.
5. 조문 구조 한눈에
- 제307조: 항 2 · 호 0 · 목 0 (삭제된 항 없음)
- 제313조: 항 구분 없는 단일 문장 (항 0 · 호 0 · 목 0)
- 제314조: 항 2 · 호 0 · 목 0 (삭제된 항 없음)
제313조를 “제313조제1항”이라고 인용하는 것은 조문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항 구분이 없는 하나의 문장이므로 그냥 제313조입니다.
6. 개정 이력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
상단 표기는 **법률 제21450호(공포 2026. 3. 12., 시행 2026. 9. 13.)**입니다. 그러나 위 세 조문의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5057호(공포 1995. 12. 29.)**로, 상단 공포번호와 다릅니다. 조문 끝의 연혁 표기도 제314조제2항은 <신설 1995.12.29>, 나머지는 <개정 1995.12.29>입니다.
법률 제21450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제102조, 제104조, 제123조의2이며, 제307조·제313조·제314조는 이 목록에 없습니다. 따라서 “2026년 개정으로 명예훼손·신용훼손·업무방해 조문이 바뀌었다”는 설명은 사실과 다릅니다.
부칙 전문은 시행일만 정합니다.
부칙 <제21450호,2026.3.12>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3조의2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적용례나 경과조치 규정은 이 부칙에 없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그럼 거짓 소문을 퍼뜨리면 무조건 처벌되나요? 조문에는 ‘무조건’·‘자동으로’·‘즉시’ 같은 말이 없습니다. 각 조문은 요건을 문언으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 제307조제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 제313조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 제314조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입니다. 어떤 행위가 그 문언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되는 문제이고, 조문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Q. ‘허위의 사실’, ‘유포’, ‘위계’, ‘위력’은 어디까지인가요? 이 세 조문에는 괄호 정의가 없습니다. 즉 조문 자체가 이 용어들의 범위를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 범위를 확정하려면 조문 밖의 해석 자료가 필요하며, 이 글은 조문 원문만을 근거로 하므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Q. 소문을 퍼뜨려 가게 장사가 안 됐다면 어느 조문인가요? 문언상 신용이 훼손된 국면은 제313조, 업무가 방해된 국면은 제314조제1항이 각각 겨냥합니다. 제314조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라고 인용하므로, 제313조의 방법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경우는요? 전달 수단이 무엇이든, 판단의 출발점은 각 조문의 문언입니다. 다만 제314조제2항은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킨 경우를 별도로 규정하는 조문이라는 점에서, 온라인 게시 일반과는 문언이 다릅니다.
8. 요약
- 형법에 ‘허위사실유포죄’라는 죄명은 없다. 제307조(명예훼손)·제313조(신용훼손)·제314조(업무방해)로 갈린다.
- 갈리는 축은 훼손 대상(명예/신용/업무)과 행위 문언(적시/유포·위계/위력)이다.
- “공연히”는 제307조제1항·제2항에만 있다. 제313조·제314조 문언에는 없다.
- 제307조는 ‘사실’(제1항)과 ‘허위의 사실’(제2항)로 항이 갈리고 법정형도 다르다.
- 제314조제1항은 제313조를 인용하므로 제313조를 거쳐야 요건이 확정된다.
- 제314조제2항은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관련 업무방해를 따로 두고 “제1항의 형과 같다”로 끝난다.
- 2026년 법률 제21450호는 이 세 조문을 고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1항·제2항 —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 해당 문언 개정: 법률 제5057호(1995. 12. 29.)
- 형법 제313조(신용훼손) — 해당 문언 개정: 법률 제5057호(1995. 12. 29.)
-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제1항·제2항 — 제1항 개정 1995. 12. 29., 제2항 신설 1995. 12. 29.
- 형법 부칙 <제21450호, 2026. 3. 12.>
- (법률 제21450호가 함께 개정한 조문: 형법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제102조, 제104조, 제123조의2)
이 글은 위 조문 원문만을 근거로 조문 구조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유무죄나 결론을 판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