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 일부 제한, 나머지 권한은 그대로 남나요? — 민법 제924조의2와 제925조의2가 갈라놓은 네 가지 조치
짧은 답: 네. 민법 제924조의2는 가정법원이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친권의 일부 제한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 자체가 제한의 범위를 특정할 것을 전제로 하므로, 선고에서 정해진 그 범위 밖의 친권은 제한 대상이 아닙니다. 친권 전체를 거두는 조치는 같은 법 제924조의 친권 상실이고, 기간을 정해 통째로 멈추는 조치는 같은 조의 친권 일시 정지로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아래에서 조문 문언 그대로 네 가지 조치가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어느 조치에 어떤 보충성 조건이 걸리는지 정리합니다.
1. 왜 “나머지는 남는다”고 말할 수 있나 — 문언의 근거
민법 제924조의2는 항·호 없는 단일 문장입니다. 핵심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가정법원은 거소의 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 등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친권자가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사유가 있어 자녀의 복리를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친권의 일부 제한을 선고할 수 있다.
문언에 두 개의 한정어가 들어 있습니다.
-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 사유 자체가 특정 사항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조문은 그 예로 “거소의 지정이나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 등”을 듭니다.
-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 선고의 방식을 정한 부분입니다. 범위를 정해서 선고하는 구조이므로, 제한은 그 정해진 범위에 대응합니다.
즉 ‘친권 일부 제한’은 이름 그대로 일부에 관한 조치이고, 전부를 겨냥하는 조치는 제924조가 따로 두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범위가 정해지는지는 사건마다 가정법원의 선고 주문에 달려 있고, 조문은 “범위를 정하여”라는 방식만 정할 뿐 범위의 목록을 열거하지 않습니다. 이 자료 범위에서는 그 이상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짚을 점 — 제924조의2의 어미는 “선고할 수 있다”(재량)입니다. 요건에 해당한다고 해서 선고가 따라 나오는 구조가 아니고, 청구에 의한 가정법원의 선고로만 이루어집니다. ‘자동으로’, ‘즉시’라는 표현이 붙을 자리가 문언에는 없습니다.
2. 네 가지 조치 한눈에 비교
| 조치 | 근거 조문 | 요건 문언 | 청구권자 | 기간 |
|---|---|---|---|---|
| 친권 상실 | 제924조제1항 | 친권을 남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 |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 조문에 기간 규정 없음 |
| 친권 일시 정지 | 제924조제1항·제2항·제3항 | 위와 같음(제924조제1항 공통) | 선고 청구: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 기간 연장 청구: 여기에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 추가 |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2년을 넘을 수 없음 |
| 친권 일부 제한 | 제924조의2 |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친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사유가 있어 복리를 해치거나 해칠 우려 (“현저히” 없음) |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 조문에 기간 규정 없음 |
| 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 | 제925조 |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부적당한 관리로 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 | 자녀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자녀’ 없음) | 조문에 기간 규정 없음 |
이 표에서 자주 틀리는 세 지점을 따로 강조합니다.
(1) “현저히”는 제924조에만 있다. 제924조제1항은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라고 쓰지만, 제924조의2에는 “현저히”가 없습니다. 제925조는 아예 다른 문언(“자녀의 재산을 위태롭게 한 경우”)을 씁니다.
(2) 청구권자가 같지 않다. 제924조제1항과 제924조의2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입니다. 제925조에는 ‘자녀’가 없습니다 —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뿐입니다.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은 제924조제3항의 일시 정지 기간 연장 청구에만 청구권자로 등장합니다.
(3) 이 주제에서 의무형 어미는 딱 하나다. 제924조제2항 — 일시 정지를 선고할 때 “자녀의 상태, 양육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그 기간은 2년을 넘을 수 없다. 나머지 조문(제924조제1항·제3항, 제924조의2, 제925조, 제925조의2)은 모두 **“할 수 있다”**입니다.
3. 항 번호 주의 — 없는 항을 만들지 마세요
조문 인용에서 흔한 오류입니다.
- 제924조 — 항 3개(제1항·제2항·제3항), 호 없음
- 제924조의2 — 항·호 없는 단일 문장. ‘제924조의2제1항’이라는 표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제925조 — 항·호 없는 단일 문장. ‘제925조제1항’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 제925조의2 — 항 2개(제1항·제2항), 호 없음
네 조문 모두 삭제된 항이 없고, 괄호 정의 규정도 없습니다.
4. 일시 정지의 기간 — 2년, 그리고 한 차례만
친권 일부 제한과 달리, 일시 정지에는 기간에 관한 명문 규정이 붙어 있습니다.
- 제924조제2항 — 가정법원은 일시 정지를 선고할 때 자녀의 상태, 양육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그 기간은 2년을 넘을 수 없다.
- 제924조제3항 —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미성년후견인 또는 미성년후견감독인의 청구에 의하여 2년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습니다.
“2년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 이 두 한정을 빼고 옮기면 조문과 달라집니다. 반면 제924조의2(일부 제한)와 제925조(대리권·재산관리권 상실)에는 기간에 관한 규정이 조문에 없습니다.
5. 제925조의2 — 보충성은 ‘두 층’이다
여기가 이 주제에서 가장 자주 뭉개지는 부분입니다. 민법 제925조의2는 보충성 요건을 하나가 아니라 두 층으로 나눠 둡니다. 항마다 걸리는 대상도, 비교 대상도 다릅니다.
제1항 — 친권 상실 선고에만 걸린다
제924조에 따른 친권 상실의 선고는 같은 조에 따른 친권의 일시 정지, 제924조의2에 따른 친권의 일부 제한, 제925조에 따른 대리권ㆍ재산관리권의 상실 선고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에 의해서는 자녀의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 대상: 친권 상실 선고
- 비교 대상: 일시 정지 · 일부 제한 · 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 선고 · 그 밖의 다른 조치
제2항 — 나머지 세 조치에 걸린다
제924조에 따른 친권의 일시 정지, 제924조의2에 따른 친권의 일부 제한 또는 제925조에 따른 대리권ㆍ재산관리권의 상실 선고는 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에 의해서는 자녀의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
- 대상: 일시 정지 · 일부 제한 · 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 선고
- 비교 대상: 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
두 항을 섞으면 안 되는 이유
제1항의 비교 대상 목록과 제2항의 비교 대상 목록은 서로 다릅니다. “다른 조치로 안 될 때만 할 수 있다”는 한 문장으로 뭉뚱그리면, 일부 제한을 선고하려면 상실·일시 정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설명이 됩니다. 조문상 일부 제한에 걸리는 비교 대상은 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입니다.
정리하면 구조는 이렇습니다.
[제925조의2제2항]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제922조의2) 등으로 부족한 경우에만
→ 일시 정지 / 일부 제한 / 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 선고
[제925조의2제1항] 위 세 조치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로도 부족한 경우에만
→ 친권 상실 선고
보충성은 ‘한계’이지 ‘의무’가 아니다
두 항 모두 어미가 **”…경우에만 할 수 있다”**입니다. 이는 선고할 수 있는 범위를 좁히는 한계를 정한 것이지, 조건이 갖춰지면 선고해야 한다는 의무를 정한 것이 아닙니다. “요건이 충족되면 선고된다”는 식의 서술은 문언과 맞지 않습니다.
덧붙여, 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의 구체적 내용과 가정법원의 절차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이므로 다루지 않습니다.
6. 개정 이력 — “최신 공포번호”와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은 다르다
법령 정보를 인용할 때 헷갈리기 쉬운 지점입니다. 현재 민법은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 다룬 조문의 문언을 만든 개정은 그 개정이 아닙니다.
| 조문 | 이 문언을 만든 개정 | 연혁 표기 |
|---|---|---|
| 제924조 | 법률 제12777호(공포 2014. 10. 15.) | [전문개정 2014.10.15] |
| 제924조의2 | 법률 제17905호(공포 2021. 1. 26.) | <개정 2021.1.26> [본조신설 2014.10.15] |
| 제925조 | 법률 제12777호(공포 2014. 10. 15.) | <개정 2014.10.15> [전문개정 2012.2.10] |
| 제925조의2 | 법률 제12777호(공포 2014. 10. 15.) | [본조신설 2014.10.15] |
법률 제21454호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부칙 제1조)되었고, 부칙에 적용례(제2조 상속권 상실 선고 등, 제3조 유류분의 보전)와 특례(제4조 상속권 상실 선고)를 두었지만 모두 상속에 관한 것입니다. 같은 개정이 함께 고친 조문도 제1001조·제1008조·제1010조·제1115조뿐입니다. 친권 조문에 관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이 부칙에 없습니다.
또한 이 글에서 다룬 조문들에는 벌칙·과태료 규정이 없습니다. 친권 상실·일시 정지·일부 제한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선고로 이루어지는 민사상 조치이므로, 형량이나 선택형을 붙여 설명하는 것은 조문과 무관합니다.
7. 자주 묻는 정리
Q. 친권 일부 제한을 받으면 재산에 관한 권한도 같이 없어지나요? 조문 구조상 재산에 관한 권한을 겨냥한 조치는 제925조의 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 선고로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924조의2의 일부 제한은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선고되므로, 어느 범위가 제한되는지는 그 선고에서 정해집니다. 조문만으로 “함께 없어진다”거나 “절대 안 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일부 제한에도 2년 같은 기간 제한이 있나요? 기간에 관한 명문 규정은 일시 정지(제924조제2항·제3항)에만 있습니다. 제924조의2에는 기간 규정이 없습니다.
Q. 자녀 본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나요? 제924조제1항(상실·일시 정지)과 제924조의2(일부 제한)의 청구권자에는 자녀가 들어 있습니다. 다만 제925조(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의 청구권자에는 자녀가 없습니다.
Q. 일부 제한이 상실보다 먼저 검토되나요? 제925조의2제1항은 친권 상실 선고를 할 때 일시 정지·일부 제한·대리권ㆍ재산관리권 상실 선고 또는 그 밖의 다른 조치로는 자녀의 복리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는 상실 선고에 걸린 한계입니다. 반대로 일부 제한 자체에는 제925조의2제2항의 한계(제922조의2에 따른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등)가 걸립니다.
Q. 관련 판례는 어떻게 되나요? 이 글은 법제처 제공 조문 원문만을 근거로 작성했으며, 해당 쟁점의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 (소관: 법무부)
- 제922조의2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 제925조의2제2항에서 인용
- 제924조 (친권의 상실 또는 일시 정지의 선고) 제1항·제2항·제3항
- 제924조의2 (친권의 일부 제한의 선고)
- 제925조 (대리권, 재산관리권 상실의 선고)
- 제925조의2 (친권 상실 선고 등의 판단 기준) 제1항·제2항
- 부칙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시행일), 제2조(상속권 상실 선고 등에 관한 적용례), 제3조(유류분의 보전에 관한 적용례), 제4조(상속권 상실 선고에 관한 특례)
- 법률 제21454호가 함께 개정한 조문: 제1001조, 제1008조, 제1010조, 제1115조
본 글은 조문 문언의 구조를 정리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사안의 판단은 가정법원의 선고에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