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쓴 곳을 다 못 밝히면 그 돈 전부에 상속세가 붙나요?
바로 답
아닙니다. 쓴 곳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서 그 돈 전부가 상속세 과세가액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는 입증하지 못한 금액 중에서도 “처분·인출 금액의 100분의 20”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을 뺀 나머지만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차감 규칙은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4항에 그대로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이 추정 규정이 적용되려면 금액 기준과 용도 불명 기준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합니다. 금액만 크다고 바로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1. 제도의 뼈대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제1항은 다음 경우에 “이를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제13조에 따른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한다”고 정합니다.
- 제1호: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해서 받은 금액이나 재산에서 인출한 금액이 재산 종류별로 계산하여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2억원 이상, 또는 2년 이내 5억원 이상인 경우로서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
- 제2호: 피상속인이 부담한 채무를 합친 금액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2억원 이상, 또는 2년 이내 5억원 이상인 경우로서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
여기서 쓰인 말은 ‘간주’가 아니라 **‘추정’**입니다. 법률이 직접 쓴 표현을 그대로 보면, 요건이 갖춰지면 상속재산으로 ‘추정’해서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는 것이고, 반증이나 시행령상의 차감 절차가 들어올 자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재산 종류별 구분이 다르다는 점
제1호(처분·인출)는 “재산 종류별로” 2억원·5억원을 따집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5항은 재산 종류를 다음 세 가지로 나눕니다.
- 현금·예금 및 유가증권
-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 제1호 및 제2호 외의 기타 재산
즉 예금에서 뺀 돈과 부동산을 처분한 돈은 따로따로 2억원·5억원 기준을 적용합니다. 반면 제2호(채무)는 종류 구분 없이 “채무를 합친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2.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란 무엇인가
금액 기준을 넘었다고 바로 추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2항은 다음 다섯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해야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로 본다고 정합니다.
- 거래상대방이 거래증빙의 불비등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
- 거래상대방이 금전등의 수수사실을 부인하거나, 거래상대방의 재산상태등으로 보아 수수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 거래상대방이 피상속인의 특수관계인으로서 사회통념상 지출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 그 돈으로 취득한 다른 재산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 피상속인의 연령·직업·경력·소득 및 재산상태등으로 보아 지출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으면, 쓴 곳을 정확히 입증하지 못했더라도 이 조문상 ‘용도 불명’으로 다뤄지지 않습니다.
3. 핵심 — 입증 못한 금액이 전부 과세가액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여기가 질문의 핵심입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4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입증되지 않은 금액이 다음 중 적은 금액에 미달하면 용도 불명으로 추정하지 않으며, 그 금액 이상이면 그 적은 금액을 뺀 나머지만 용도 불명으로 추정한다.
- 피상속인이 받은 금액(처분·인출·채무 금액)의 100분의 20
- 2억원
예를 들어 처분·인출한 금액이 10억원이고 이 중 3억원의 용도를 밝히지 못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10억원의 20%는 2억원이고, 2억원과 비교하면 둘이 같으므로 적은 금액은 2억원입니다. 입증하지 못한 3억원이 2억원 이상이므로, 3억원에서 2억원을 뺀 1억원만 용도 불명으로 추정됩니다. 입증하지 못한 금액 전부가 아니라 이 차액만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입증하지 못한 금액이 적은 금액(100분의 20과 2억원 중 작은 쪽)에 못 미치면, 그 금액은 아예 용도 불명으로 추정하지 않습니다. 즉 상속세 과세가액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4. 처분금액·인출금액은 어떻게 계산하나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1항은 계산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 처분한 경우: 처분가액 중 상속개시일 전 1년 또는 2년 이내에 실제 수입한 금액
- 인출한 경우: 상속개시일 전 1년 또는 2년 이내에 실제 인출한 금전등. 다만 그 금전등이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통장 또는 위탁자계좌등을 통해 예입된 경우에는, 그 기간 중 인출한 금전등의 합계액에서 같은 기간 중 예입된 금전등의 합계액을 차감합니다. 단, 그 예입된 금전등이 같은 통장·위탁자계좌등에서 인출한 금전등이 아닌 것은 이 차감에서 제외합니다.
즉 돈을 인출했다가 다시 같은 계좌에 넣은 부분은 중복해서 추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5. 채무 부분은 별도 규정 — 제15조제2항
금액·용도 기준(1년 2억원, 2년 5억원)과는 별개로,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제2항은 피상속인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등이 아닌 자에게 부담한 채무에 대해 정합니다. 상속인이 변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그 채무도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합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3항은 이 ‘변제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를, 시행령 제10조제1항제2호에 규정된 서류등으로 상속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고 정합니다.
이 항목의 적용 대상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등”의 구체적 범위와 제10조제1항제2호 서류등의 범위는 이 글이 참고한 조문 범위 밖입니다. 단정해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6. 자주 헷갈리는 지점 정리
Q. 금액 기준만 넘으면 바로 과세되나요? 아닙니다. 금액 기준과 용도 불명 기준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제1항이 적용됩니다.
Q. 1년 이내 2억원, 2년 이내 5억원 중 하나만 넘어도 되나요? 조문은 “1년 이내에 … 2억원 이상인 경우와 … 2년 이내에 … 5억원 이상인 경우”로 병렬해 두었습니다. 두 기간·금액 기준은 재산 종류별로 각각 적용되는 별개의 문턱입니다.
Q. 밝히지 못한 돈은 전부 상속재산으로 추정되나요? 아닙니다. 위 3항에서 설명한 대로, 입증하지 못한 금액 중 100분의 20과 2억원 중 적은 금액을 뺀 나머지만 추정 대상입니다. 그 적은 금액에도 못 미치면 추정 자체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Q. 가족에게 빌려준 돈도 다 안 되나요? 거래상대방이 피상속인의 특수관계인인 경우, 사회통념상 지출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용도 불명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11조제2항제3호). 다만 이 역시 다섯 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는지를 개별적으로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참고 — 조문의 연혁에 관한 안내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5조의 현행 문언은 2026년 1월 2일부터 시행되는 법률 제21065호(2025. 10. 1., 타법개정)에 실려 있지만, 이 조문 문언 자체를 만든 개정은 법률 제11609호(공포 2013. 1. 1.)입니다. 제21065호가 상속세및증여세법에서 고친 부분은 제20조제1항제4호와 제50조뿐이고, 제15조 내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시행령 제11조도 마찬가지로, 현행 시행일은 2026년 10월 1일(대통령령 제36741호)이지만 이 조문 문언을 만든 개정은 대통령령 제35947호(공포 2025. 12. 30.)입니다. 제36741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35조뿐입니다.
이 주제와 관련해 특정할 수 있는 판례는 이 글의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안에서 다섯 가지 용도 불명 사유 중 어느 것이 적용되는지, 20%·2억원 차감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구체적인 금융거래 내역과 자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참고 법령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제15조제1항·제2항·제3항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0조제1항제2호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1조제1항·제2항·제3항·제4항·제5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