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이 하청 대금을 늦게 줘서 임금이 밀렸다면, 원청도 책임지나요?

입력 2026.10.07. 오전 10:08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 “원청이 대금을 늦게 줬으니 원청도 물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청이 전부 책임진다”거나 “자동으로 책임진다”는 식의 단순한 답은 없다. 근로기준법은 일반 도급과 건설업 도급을 다르게 규율하고, 각각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원청(법률상 용어로는 ‘직상 수급인’ 또는 ‘도급인’)의 연대책임이나 직접지급 의무가 생긴다.

참고로 ‘원청·하청’은 일상어일 뿐 조문상 용어는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도급인, 수급인, 직상 수급인, 상위 수급인, 원수급인, 하수급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글에서는 조문을 인용할 때는 법령 용어를, 설명할 때는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로 원청·하청을 함께 적는다.

1. 일반 도급 — 근로기준법 제44조: 핵심은 ‘귀책사유’

일반적인 도급 관계(건설업이 아닌 경우)에서는 근로기준법 제44조제1항이 기준이 된다.

“사업이 한 차례 이상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귀책사유’**다. 하청업체가 단순히 경영이 어려워서, 또는 다른 이유로 임금을 못 준 것이라면 이 조항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직상 수급인(원청)의 귀책사유로 하수급인(하청)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관계가 성립해야 연대책임이 발생한다. 질문에서 말한 “대금을 늦게 줘서 임금이 밀렸다”는 상황이 귀책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체적 범위에 따라 판단되는 문제이며,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귀책사유의 구체적인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어(제44조제2항), 어떤 사유가 여기 해당하는지는 이 글이 다루는 법률 조문만으로는 전부 확인할 수 없다.

도급 횟수 요건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제44조는 “한 차례 이상”의 도급을 전제로 한다. 도급이 한 차례만 이루어진 경우에는 하수급인은 수급인으로, 직상 수급인은 도급인으로 바꿔 읽는다.

상위 수급인은 어떻게 되나

도급 단계가 여러 겹일 때, 맨 위에 있는 도급인(최상위 원청)이 항상 함께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제44조제1항 단서는 이렇게 규정한다.

“다만,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즉 상위 수급인이 책임을 지는 것은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다시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 때문에 생긴 경우로 한정된다. 단계를 하나씩 거슬러 올라가며 귀책사유의 연쇄를 따져야 하는 구조이지, 맨 위 도급인이 무조건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다.

2. 건설업 도급 —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귀책사유가 없다

건설업은 별도 조항인 제44조의2가 적용되고, 구조가 다르다. 이 조항에는 ‘귀책사유’라는 요건 자체가 없다. 대신 다음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11호에 따른 도급(이하 “공사도급”이라 한다)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

세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공사도급이 2차례 이상 이루어졌을 것 (일반 도급의 ‘한 차례 이상’과 다르다)
  2. 하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닐 것
  3. 문제 된 임금이 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에 한정될 것

이 세 요건을 모두 갖추면, 직상 수급인(건설업에서의 원청)은 귀책사유 여부와 무관하게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

직상 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니라면

제44조의2제2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1항의 직상 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때에는 그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같은 호에 따른 건설사업자를 직상 수급인으로 본다.”

직상 수급인이 건설사업자 자격이 없으면, 그 위에 있는 상위 수급인들 가운데 최하위의 건설사업자를 직상 수급인으로 간주한다. 곧바로 최상위 원청으로 책임이 넘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건설사업자 자격을 가진 가장 가까운 단계까지만 올라간다.

3. 임금을 근로자에게 직접 받을 수 있는 경우 — 제44조의3

제44조의3은 연대책임과는 별개로, 일정 요건을 갖추면 근로자가 직상 수급인(또는 원수급인)에게서 직접 임금을 받을 수 있는 특례를 정한다.

직상 수급인의 직접지급 의무 (제1항)

“공사도급이 이루어진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에서 그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이 의무가 생기려면 아래 세 가지가 함께 필요하다.

  • 다음 중 하나의 사유가 있을 것
    1.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을 대신해 직접 지급할 수 있다는 뜻과 지급방법·절차를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이 합의한 경우
    2. 「민사집행법」 제56조제3호에 따른 확정된 지급명령, 같은 법 제56조제4호에 따른 집행증서,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에 따라 확정된 이행권고결정,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
    3. 하수급인이 임금채무가 있음을 직상 수급인에게 알리고, 직상 수급인이 파산 등으로 하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 근로자가 청구할 것
  • 지급 범위는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 안으로 한정될 것 (하도급 대금을 넘어서는 금액까지 지급할 의무는 아니다)

원수급인에게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경우 (제2항)

도급 단계가 더 깊어지면, 발주자의 수급인인 ‘원수급인’을 상대로도 직접지급을 요구할 길이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10호에 따른 발주자의 수급인(이하 “원수급인”이라 한다)으로부터 공사도급이 2차례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서 하수급인(도급받은 하수급인으로부터 재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을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그 하수급인에 대한 제1항제2호에 따른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원수급인은 근로자가 자신에 대하여 「민법」 제404조에 따른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금액의 범위에서 이에 따라야 한다.”

요건은 두 가지다. 원수급인으로부터 공사도급이 2차례 이상 이루어져야 하고, 근로자에게 하수급인에 대한 제1항제2호의 집행권원(확정된 지급명령·집행증서·확정된 이행권고결정 등)이 있어야 한다. 이때 근로자의 요구는 권리이고, 원수급인은 「민법」 제404조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금액의 범위에서 이에 따라야 한다.

지급하면 하도급 대금 채무는 소멸한다 (제3항)

“직상 수급인 또는 원수급인이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경우에는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 대금 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직상 수급인이나 원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면, 그만큼 하수급인에게 줘야 할 하도급 대금 채무도 함께 줄어드는 것으로 처리된다. 이중으로 지급하는 결과를 막기 위한 장치다.

4. 앞으로 바뀔 부분 — 제44조의4는 아직 시행 전

근로기준법에는 제44조의4(신설 조문)를 담은 개정 법률(법률 제21533호, 2026. 4. 7. 일부개정)이 이미 공포되어 있지만, 이 조문의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이 글을 쓰는 기준일(2026년 10월) 현재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으므로, 지금 적용되는 현행 규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개정규정은 시행 이후 체결하는 도급계약부터 적용된다(법률 제21533호 부칙 제2조).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된 조문 내용을 이 글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근거 자료가 없으므로, 내용은 추측하지 않는다.

5. 정리 — 질문에 대한 답

“원청이 하청업체에 대금을 늦게 줘서 임금이 밀렸다면 원청도 같이 물어내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 일반 도급 관계라면: 직상 수급인(원청)의 귀책사유로 하수급인(하청)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관계가 성립해야 연대책임이 생긴다(제44조제1항). 대금 지급 지연이 이 귀책사유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 따라 판단된다.
  • 건설업 도급 관계라면: 귀책사유를 따지지 않는다. 대신 공사도급이 2차례 이상 이루어졌고, 하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니며, 문제 된 임금이 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이라는 세 요건이 갖춰지면 직상 수급인이 연대책임을 진다(제44조의2제1항).
  • 더 나아가 직상 수급인이나 원수급인에게 직접 임금을 받으려면: 합의, 집행권원, 또는 직상 수급인의 명백한 사유 인정 중 하나가 있어야 하고, 근로자가 청구해야 하며, 지급 범위는 하도급 대금 채무 한도 안으로 제한된다(제44조의3).

어느 경우든 “원청이 전부”, “자동으로”, “즉시”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며, 법이 정한 요건이 충족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참고 법령

  • 근로기준법 제44조(도급 사업에 대한 임금 지급) 제1항·제2항
  •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 제1항·제2항
  • 근로기준법 제44조의3(건설업의 공사도급에 있어서의 임금에 관한 특례) 제1항·제2항·제3항
  •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7호·제10호·제11호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44조의3에서 인용)
  • 「민사집행법」 제56조제3호·제4호 (근로기준법 제44조의3제1항제2호에서 인용)
  •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근로기준법 제44조의3제1항제2호에서 인용)
  • 「민법」 제404조 (근로기준법 제44조의3제2항에서 인용)

관련 법령: 근로기준법 제44조 ·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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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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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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