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만 보는 정시에도 학폭 조치가 반영되나요? 고등교육법 제34조·시행령 제35조로 확인한다
결론부터: 법령은 “반영해도 된다”고만 정한다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정시 전형에서 학교폭력 조치가 입학전형에 반영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현재 공개된 법령 원문만 놓고 답하면 다음과 같다.
고등교육법 제34조와 그 시행령 제35조에는 ‘학교폭력’이라는 말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두 조문은 학폭 조치를 반영하라고 지시하지도, 반영을 금지하지도 않는다. 대신 시행령 제35조제1항이 대학의 장에게 입학전형자료로 쓸 수 있는 자료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그중 하나로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을 들고 있다.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경우, 그 기록이 입학전형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이 조문을 통해 열려 있을 뿐이다.
핵심은 이 조문이 쓰는 동사다. 시행령 제35조제1항은 “활용할 수 있다”라고만 적는다. 이것은 대학의 장에게 주어진 재량이고, 법령이 반영을 강제하는 의무가 아니다. 실제로 어느 대학이 정시(수능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어떤 항목을, 어떤 방식으로, 몇 점이나 반영하는지는 대학마다 정하는 입학전형 계획에 달려 있고, 그 구체적인 반영 방법과 비율은 고등교육법 제34조와 시행령 제35조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조문을 그대로 읽어보면
고등교육법 제34조제1항·제2항
대학의 장은 … 일반전형이나 특별전형(이하 “입학전형”이라 한다)에 의하여 입학을 허가할 학생을 선발한다. 입학전형의 방법과 학생선발일정 및 그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법은 입학전형을 실시한다는 원칙만 정하고, 구체적인 전형 방법은 시행령에 위임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5조제1항
대학의 장은 법 제34조제1항에 따라 입학자를 선발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 …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 대학별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ㆍ구술고사, 신체검사, 실기ㆍ실험고사 및 교직적성ㆍ인성검사를 말한다)의 성적 등 교과성적 외의 자료(자기소개서는 제외한다) 등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수능 전형과 관련해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다.
- 열거된 자료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 “대학별고사의 성적” 등이며, 이 중 어느 것도 반드시 써야 한다는 강제 규정이 아니다. 어미가 “활용할 수 있다”로 끝나는 재량 규정이기 때문이다.
- 정시(수능 전형)에서 대학별고사(면접·구술 등)를 함께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조문은 수능 전형이든 학생부 전형이든 전형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입학전형자료”로 활용 가능한 자료 목록을 통째로 제시한다. 따라서 전형 유형(수시/정시)에 따라 이 조문의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내용은 조문에 없다.
지금 적용되는 문언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시점 문제가 있다. 시행령 제35조제1항의 현재 문언은 <개정 2010.9.1, 2013.3.23, 2022.2.28, 2026.7.21>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 중 가장 최근인 2026년 7월 21일 공포(대통령령 제36508호)가 만든 문구다. 그런데 이 대통령령의 부칙 제1조 단서는 “제35조제1항 및 제42조의4의 개정규정은 2026년 12월 3일부터 시행한다”고 따로 정하고 있다.
즉 2026년 10월 23일을 기준으로 보면, 법제처가 보여주는 제35조제1항의 지금 문구는 아직 시행되기 전이다. 이 개정으로 조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개정 전에는 어떤 문언이었는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령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단정해 말할 수 없다. 학폭 조치 반영 여부를 다루는 글이나 기사를 볼 때는, 그것이 가리키는 조문이 실제로 그 시점에 시행 중인 문언인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같은 이유로, 시행령에 함께 들어 있는 제35조제2항(논술 등 필답고사를 시행할 때 초·중등교육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과 제3항(특정 대상자에게 자기소개서 활용을 허용하는 재량 규정)은 이번 2026년 7월 21일 개정과 무관하게 그대로 유지되는 부분이다.
자기소개서는 원칙적으로 빠지고, 예외적으로만 들어간다
시행령 제35조제1항은 괄호로 “자기소개서는 제외한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 부류의 사람을 법 제34조에 따른 특별전형으로 선발할 때는 자기소개서를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 시행령 제29조제2항제6호 및 제7호에 해당하는 사람
- 시행령 제29조제2항제14호다목에 해당하는 사람(다만 교육대학에 입학하려는 사람은 제외)
- 30세 이상인 사람
이 예외 역시 “활용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고, 대상자도 특별전형에 한정된다. 일반적인 정시 수능 전형과는 결이 다른 조문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수능 부정행위 규정과 학폭 조치는 다른 이야기다
고등교육법 제34조제5항은 “제3항에 따른 시험(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는 그 시험을 무효로 하고, … 응시자격을 정지한다”고 정한다. 이 ‘무효’와 ‘응시자격 정지’는 수능 시험장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이며, 학교폭력 조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별개의 규정이다. 학폭 조치가 수능 성적을 무효로 만들거나 응시자격을 정지시킨다는 내용은 이 조문에 없으므로, 두 사안을 연결해 설명하는 것은 조문을 벗어난 해석이다.
법령에 없는 것 — 추측하지 말아야 할 부분
고등교육법 제34조와 시행령 제35조를 읽을 때 흔히 생기는 오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흔한 오해 | 조문의 실제 내용 |
|---|---|
| 학폭 조치 반영이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다 | 조문은 “활용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뿐이며, ‘의무화’라는 말은 없다 |
| 학폭 조치가 있으면 무조건·자동으로 감점·불합격된다 | ‘감점’, ‘불합격’, ‘무조건’, ‘자동’이라는 표현은 두 조문 어디에도 없다 |
| 정시에서는 학생부가 아예 반영되지 않는다 | 시행령 제35조제1항은 전형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활용 가능 자료를 열거할 뿐, 정시라는 이유로 학생부 활용을 배제하는 문구는 없다 |
| 반영 비율·방식이 법에 정해져 있다 | 구체적 반영 방법과 비율은 조문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
실제로 어떤 대학이 정시 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상의 학폭 조치 사항을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반영하는지는 각 대학이 공고하는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달려 있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고등교육법 제34조와 시행령 제35조는 그러한 대학별 세부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재량의 틀만 제시한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법원 판례도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요약
- 고등교육법 제34조·시행령 제35조에는 ‘학교폭력’이라는 말이 없다.
- 시행령 제35조제1항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등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며, 반영을 강제하는 의무 규정이 아니다.
- 이 조문은 전형 유형(수시·정시)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정시라는 이유만으로 학생부 활용이 법적으로 배제된다는 내용도 없다.
- 2026년 7월 21일 개정으로 바뀐 제35조제1항의 지금 문구는 2026년 12월 3일부터 시행된다. 그 전까지는 이 문구가 적용되는 시점이 아니므로 현행처럼 단정해 인용하지 않아야 한다.
- 자기소개서는 원칙적으로 입학전형자료에서 제외되며, 특정 특별전형 대상자에게만 예외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 구체적인 반영 방법·비율, 수능 부정행위 제재(시험 무효·응시자격 정지)는 학폭 조치와 별개의 사안이다.
참고 법령
- 고등교육법 제34조(학생의 선발방법 등) 제1항, 제2항, 제5항
-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5조(입학전형자료) 제1항, 제2항, 제3항
-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제2항제6호·제7호·제14호다목 (시행령 제35조제3항이 인용하는 조문)
- 대통령령 제36508호(2026. 7. 21. 공포) 부칙 제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