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없이 문자로 "유류분 달라"고 하면 1년 기한 지킨 걸까
유류분을 많이 받은 다른 상속인에게 “내 유류분을 돌려달라”는 문자나 카카오톡을 보냈다. 소송은 아직 안 걸었다. 이러면 민법 제1117조가 정한 1년 기한을 지킨 게 될까.
이 글은 이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다. [글감]에 있는 조문은 기간이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지만 정하고 있고, 문자 통지 같은 특정 행위가 그 기간 안에서 어떤 법적 효과를 갖는지는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조문이 실제로 뭐라고 말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이 질문이 왜 애매하게 남는지를 정리한다.
민법 제1117조의 문언
제1117조(소멸시효) 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내에 하지 아니하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도 같다.
이 조문은 항·호 구분이 없는 두 문장짜리 단일 조문이다. 각 문장이 정하는 기간이 다르다.
1년(제1문): 기산점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둘 다 안 때다. 둘 중 하나만 알았다면 기산이 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언은 “안 날”이 아니라 “안 때”다.
10년(제2문): 기산점은 ‘상속이 개시한 때’다. 권리자가 무엇을 알았는지는 이 문장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두 기간은 별개로 작동한다. 조문이 “같다”고 한 것은 10년이 지나도 1년과 같은 효과—소멸—가 생긴다는 뜻이다. 둘 중 어느 하나만 지나도 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로 소멸한다. “상속개시일부터 1년”이라는 표현은 이 조문과 다른 말이다. 1년의 기산점은 상속개시일이 아니라 ‘안 때’다.
조문 제목 자체가 ‘소멸시효’다. 1년과 10년 모두 성질상 소멸시효이고, 10년 쪽을 다른 이름의 기간(예: 제척기간류의 다른 개념)으로 부를 근거는 이 조문에 없다.
이 조문은 이번 개정으로 바뀌지 않았다
2026-10-18 기준 현행 민법은 법률 제21454호(2026. 3. 17. 일부개정, 시행 2026. 3. 17.)다. 그런데 이 개정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1001조(대습상속), 제1008조(특별수익자의 상속분), 제1010조(대습상속분), 제1115조(유류분의 보전) 네 개뿐이다. 제1117조는 이번 개정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실제로 제1117조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3051호(1977. 12. 31. 공포, 본조신설)다. 공포된 지 오래된 조문이 최신 공포번호(제21454호)의 법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고, 이번 개정으로 1년·10년 기간이 바뀌었다는 뜻은 아니다.
부칙 〈제21454호〉는 제1조(시행일: 공포한 날부터 시행)와 제2조·제3조(적용례), 제4조(상속권 상실 선고에 관한 특례)를 두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제1117조에 관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참고로 제4조가 정한 “이 법 시행일부터 6개월 이내”는 상속권 상실 청구 특례 기간이고, 유류분 반환청구의 1년·10년과는 별개의 기간이니 섞어 읽지 않아야 한다.
한편 부칙 제3조는 “제1115조제1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그 개정규정의 구체적 내용은 [글감]에 제시되어 있지 않아 이 글에서 단정할 수 없다.
“문자로 요구했다”가 질문에서 비는 부분
여기까지가 조문이 정하는 틀이다. 질문—소송 없이 문자로 요구하면 1년을 지킨 게 되는지—에 답하려면 이 조문과는 별개로, ‘반환의 청구권’을 ‘행사’하는 방법이 꼭 소제기여야 하는지, 재판 밖 의사표시(문자·내용증명 등)로도 되는지, 된다면 그 효과를 뒷받침할 증거 요건이 무엇인지가 필요하다. 이 조문 어디에도 ‘청구권을 행사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은 없다. 조문은 오직 두 개의 기산점과 두 개의 기간 길이—1년, 10년—를 정할 뿐이다.
또한 조문 자체에는 ‘유류분권리자’나 ‘반환의 청구권’에 대한 괄호 정의가 없다. 누가 유류분권리자이고 반환청구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이 조문이 정하는 사항이 아니므로, 제1117조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 조문에 관해 제시된 판례도 없다.
결국 “문자로 요구하면 1년 기한을 지킨 게 되는가”라는 질문은, 이 조문이 정하는 기산점·기간의 틀 안에서 그 틀을 채우는 행위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 조문은 그 답을 담고 있지 않다. 반환의 청구권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해야 시효가 중단되는지는 이 조문 밖의 다른 법리나 사안별 사실관계에 달려 있고, 이를 이 글의 근거 자료만으로 단정하는 것은 금지어(“자동으로”, “무조건”, “즉시” 등)를 쓰는 것과 같은 성격의 과잉 일반화가 된다.
요약
- 1년: 상속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유증 사실을 둘 다 안 때부터.
- 10년: 상속이 개시한 때부터, 안 날과 무관하게.
- 둘 다 ‘소멸시효’이고, 둘 중 하나만 지나도 청구권은 소멸한다.
- 제1117조는 2026-10-18 기준 현행이며, 최근 개정(제21454호)은 이 조문을 건드리지 않았다.
- 문자·내용증명 등 재판 밖 요구가 1년 기산을 멈추는지는 이 조문이 정하는 사항이 아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1117조(소멸시효)
- 민법 제1001조, 제1008조, 제1010조, 제1115조(부칙 〈제21454호〉가 함께 고친 조문)
- 민법 부칙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제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