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때 받은 형은 전과 기록에서도 완전히 지워지나요?
결론부터: “지워진다”가 아니라 “장래에 향하여 선고받지 않은 것으로 본다”
소년법 제67조는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형의 선고 등을 받은 사람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조문이 쓰는 말은 정확히 이것뿐이다. “전과가 지워진다”, “기록이 삭제된다”, “자동으로 없어진다”, “소급하여 없던 일이 된다”는 표현은 조문에 없다.
이 차이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조문의 효과는 세 겹으로 한정되어 있다.
- 적용 범위가 한정된다 — 모든 법령·모든 상황에서 형의 선고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에만 그렇게 본다.
- 시점이 한정된다 — “장래에 향하여”라고 못박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처음부터 선고가 없었던 것처럼 되는 게 아니다.
- 법적 성격이 간주(看做)다 — “본다”는 표현은 사실 자체를 지우는 게 아니라, 법을 적용할 때 그렇게 취급하겠다는 법적 의제(擬制)다.
즉 제67조는 기록을 물리적으로 삭제하는 조항이 아니라, 특정 국면(자격 관련 법령 적용 시)에서 장래를 향해 불이익을 걷어내는 조항이다.
누구에게 적용되나 — 기준은 ‘범행 당시’ 소년 여부
조문의 요건 문언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에 의하여 형의 선고 등을 받은 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범행 시점에 소년이었는지이지, 형을 선고받은 시점이나 재판을 받은 시점의 나이가 아니다. 형을 선고받은 시점이 아니라 범행 당시를 기준으로 소년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제67조 자체에는 ‘소년’의 연령 기준을 정의하는 괄호 규정이 없다. 연령 기준은 이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고, 소년법의 다른 조항을 함께 봐야 한다.
두 가지 경로 — 실형인지, 유예인지에 따라 요건이 다르다
제67조제1항은 두 개의 호로 나뉘어 있고, 각 호의 요건이 서로 다르다.
제1호: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요건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다. 즉 형 집행이 끝났거나 면제받았을 때 적용되며, 집행 중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복역 중인 상태에서는 이 조문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제2호: 선고유예·집행유예를 받은 경우 요건은 “선고받은 경우”다. 문언상 유예기간이 경과해야 한다는 조건은 붙어 있지 않다. 실형(제1호)과 유예(제2호)의 요건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예외 — 유예가 실효·취소되면 어떻게 되나
제67조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선고유예가 실효되거나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된 경우 “그 때에” 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여기서 “그 때에”라는 표현이 핵심이다. 실효·취소가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지, 애초에 형을 선고했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조문은 선고유예에는 ‘실효’만, 집행유예에는 ‘실효·취소’를 규정해 두 유형의 문언이 다르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 제2항 규정은 2018년 9월 18일 개정으로 신설되었다. 이 개정 전에 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에게도 신설된 제2항이 적용되는지는 별도의 부칙·경과조치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며,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 정리
- “자격에 관한 법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법을 가리키는지 — 제67조 자체는 개별 법령의 이름을 나열하지 않는다. 어떤 자격 제한 규정이 여기 해당하는지는 그 개별 법령을 별도로 확인해야 하며, 제67조만 보고 특정 자격이 회복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 수사·재판 기록 자체의 존폐 문제 — 제67조는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의 간주 효과를 정할 뿐,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보유한 기록을 삭제하라는 규정이 아니다. 기록 보존·삭제는 다른 법령의 문제다.
- 실형 집행 중인 사람 — 앞서 본 대로 제1호는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를 요건으로 하므로, 복역 중에는 이 조문의 효과가 아직 발생하지 않는다.
조문 연혁 — 참고로 짚어둘 부분
현재 시행 중인 소년법 제67조의 문언(제1항 개정, 제2항 신설)은 2018년 9월 18일 공포된 법률 제15757호에 의해 만들어졌다. 소년법 법령 상단에 표시되는 법률 제17505호(2020. 10. 20. 타법개정, 시행 2021. 4. 21.)는 이 조문을 고친 것이 아니라, 다른 조항(제32조제1항제7호, 제41조)의 시설 명칭을 “소년의료보호시설”에서 “의료재활소년원”으로 바꾼 개정이다. 제67조의 문언 자체는 2018년 개정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또한 2026년 8월 4일 공포된 법률 제21857호(2026년 10월 2일 시행 예정)는 소년법 제49조(피의사건 수사 관련 문구, 지방공소청 표현)를 개정하지만, 제67조의 문언은 이 개정 이후에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다만 이 글 작성 기준일(2026년 9월 29일) 현재 제49조의 개정 문언은 아직 시행 전이라는 점도 참고해 둘 만하다.
요약
소년 때 저지른 범죄로 받은 형은 소년법 제67조에 따라 일정 요건 하에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이는 전과 기록의 물리적 삭제나 소급적 소멸이 아니라, 자격 관련 법령 적용 국면에서 장래를 향해 작동하는 법적 간주다. 실형은 집행 종료·면제를, 유예는 선고 자체만을 요건으로 하되, 유예가 실효·취소되면 그 시점에 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다시 본다.
참고 법령
- 소년법 제67조(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 제1항, 제1항제1호, 제1항제2호,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