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위원이 사장과 친척이면 따로 신청 안 해도 빠지나요?
노동위원회에서 사건을 심판하는 위원이 사용자 측 당사자, 즉 “사장”과 친척 관계라면 어떻게 될까. 당사자가 따로 기피신청을 하지 않아도 그 위원이 사건에서 빠지는지, 아니면 반드시 신청을 해야만 빠지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노동위원회법 제21조(위원의 제척·기피·회피 등)가 정한다.
친족 관계는 ‘제척’ 사유다
노동위원회법 제21조제1항은 위원이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해당 사건에 관한 직무집행에서 제척(除斥)된다”고 정한다. 그중 제2호가 바로 “위원이 해당 사건의 당사자와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경우”다.
사장이 사건의 당사자(예: 사용자)이고, 심판에 참여할 위원이 그 사장과 친족 관계에 있다면 이 제2호에 해당한다. 참고로 제1호는 위원 본인이나 배우자가 당사자이거나 공동권리자·공동의무자 관계에 있는 경우, 제3호는 위원이 해당 사건에 관하여 진술·감정을 한 경우, 제4호와 제4호의2는 위원 본인 또는 위원이 속한 법인·단체·법률사무소가 당사자의 대리인으로 관여한 경우, 제5호는 위원 본인 또는 위원이 속한 법인·단체·법률사무소가 그 사건의 원인이 된 처분이나 부작위에 관여한 경우를 각각 제척 사유로 든다.
다만 법은 “친족”의 범위를 제21조 안에서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 글감만으로는 친족의 구체적 범위를 단정할 수 없다.
신청이 없어도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다 — 그러나 결정은 필요하다
여기서 질문의 핵심에 답할 차례다. 제21조제2항은 “위원장은 제1항에 따른 사유가 있는 경우에 관계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또는 직권으로 제척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문언을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 사유 발생: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실 자체(예: 위원과 사장의 친족 관계)로 그 위원은 “해당 사건에 관한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고 서술된다.
- 결정 절차: 위원장은 그 사유가 있을 때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서든, 또는 신청 없이 직권으로든 제척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
즉 당사자가 따로 신청을 하지 않아도 위원장이 직권으로 제척 결정을 할 수 있는 길이 조문에 열려 있다. ‘반드시 신청해야만 빠진다’는 설명은 제2항의 직권 결정 문언과 맞지 않는다. 동시에 사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아무 결정 없이 저절로 처리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원장의 제척 결정이라는 절차가 따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친족 관계라는 사유가 확인되면, 당사자의 신청이 없더라도 위원장이 직권으로 제척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이해하는 것이 조문에 맞는다.
당사자가 할 수 있는 것 — 제척신청과 기피신청
조문은 당사자가 이 문제를 그냥 기다리고만 있을 필요가 없도록 몇 가지 장치를 함께 두고 있다.
첫째, 제21조제5항은 “위원장은 사건이 접수되는 즉시 제2항에 따른 제척신청과 제3항에 따른 기피신청을 할 수 있음을 사건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정한다. 사건이 접수되면 위원장에게는 당사자에게 제척신청·기피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릴 의무가 생긴다. 이 고지 의무의 대상은 제척신청과 기피신청이며, 회피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둘째, 제1항의 친족 관계처럼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당사자는 관계 당사자로서 위원장에게 제척을 신청할 수 있다(제2항). 신청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신청을 하면 위원장이 그 사유를 심사해 결정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셋째, 제척 사유에 명확히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정성이 의심되는 사정이 있다면 기피신청이라는 별도의 길이 있다. 제21조제3항은 “당사자는 공정한 심의·의결 또는 조정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원이 있는 경우에 그 사유를 적어 위원장에게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다만 제4항은 “위원장은 제3항에 따른 기피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기피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므로, 기피신청을 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위원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위원장이 신청 내용을 심사해 ‘이유 있다’고 인정해야 비로소 기피 결정이 이루어진다. 또한 기피에는 제척과 달리 직권 결정에 관한 문언이 없다. 즉 기피는 당사자의 신청을 전제로 하는 절차다.
위원 스스로 물러나는 ‘회피’
제21조제6항은 “위원에게 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스스로 그 사건에 관한 직무집행에서 회피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위원은 위원장에게 그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회피는 위원 본인의 재량이고, 다만 회피를 하기로 한 경우에는 위원장에게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하는 의무가 따른다.
정리
사장과 친족 관계에 있다는 사정은 노동위원회법 제21조제1항제2호가 정한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 당사자가 따로 제척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위원장이 직권으로 제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절차가 제2항에 마련되어 있다. 다만 사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절차 없이 처리되는 것은 아니며, 위원장의 결정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건 접수 후 위원장으로부터 제척신청·기피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게 되고(제5항), 필요하다면 제척신청이나 기피신청을 통해 이 절차를 능동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 다룬 노동위원회법 제21조는 법률 제18179호(2021. 5. 18. 일부개정, 시행 2022. 5. 19.)로 공포된 현행 조문이지만, 제21조의 문언 자체는 법률 제13904호(공포 2016. 1. 27.)의 개정으로 만들어진 내용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제21조에 관한 판례는 이 글감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노동위원회법 제21조(위원의 제척·기피·회피 등) 제1항·제2항·제3항·제4항·제5항·제6항
- 노동위원회법 부칙(법률 제18179호, 2021.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