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분쟁조정, 거부는 골라도 통지는 못 고른다 —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3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3은 신청한 조정이 진행되지 않는 두 경우를 갈라 놓았다. 하나는 거부, 다른 하나는 중지다. 조문의 어미가 서로 다르다. 조정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은 분쟁조정부의 재량이지만, 거부한 사유를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은 의무다. 조정의 중지에는 재량이 아예 없다. 처리절차를 진행하던 중에 한쪽 당사자가 소를 제기하면 분쟁조정부는 조정의 처리를 중지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조문은 2026년 7월 7일부터 시행 중이다.
한눈에 보기
| 구분 | 제1항 — 조정의 거부 | 제2항 — 조정의 중지 |
|---|---|---|
| 계기 | 분쟁의 성질상 조정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신청되었다고 인정하는 경우 | 처리절차를 진행하던 중 한쪽 당사자가 소를 제기한 경우 |
| 조정을 멈추는 행위 | 거부할 수 있다 — 재량 | 중지하고 — 기속 |
| 알리는 행위 | 알려야 한다 — 의무 | 알려야 한다 — 의무 |
| 알리는 상대 | 신청인 | 당사자 |
| 알리는 내용 | 조정거부의 사유 등 | 조정의 처리를 중지한다는 것 |
조문 원문
제44조의23(조정의 거부 및 중지) ① 분쟁조정부는 분쟁의 성질상 조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신청되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조정을 거부할 수 있다. 이 경우 조정거부의 사유 등을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
② 분쟁조정부는 신청된 조정사건에 대한 처리절차를 진행하던 중에 한쪽 당사자가 소를 제기하면 그 조정의 처리를 중지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
[본조신설 2026. 1. 6.]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2026. 7. 7.] [법률 제21305호, 2026. 1. 6., 일부개정]
조문은 제1항과 제2항, 두 개 항으로만 되어 있다. 각 항에 호는 없고, 단서도 없다. 괄호를 열어 용어를 따로 정의한 부분도 없다.
거부 — 사유는 둘, 그리고 통지가 뒤에 붙는다
제1항은 문장이 두 개다. 앞 문장이 거부의 요건과 효과를 정하고, 뒤 문장이 통지를 정한다. 이 둘을 하나로 뭉뚱그리면 조문을 잘못 읽는다.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조문이 두 가지로 적어 놓았다.
- 분쟁의 성질상 조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 부정한 목적으로 신청되었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 둘 말고 다른 사유를 조문이 나열하지는 않았다. 무엇이 ‘분쟁의 성질상 적합하지 아니한’ 것인지, 무엇이 ‘부정한 목적’인지를 이 조문이 따로 정의하지도 않았다.
앞 문장의 어미는 거부할 수 있다이다. 두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더라도 반드시 거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판단의 여지가 분쟁조정부에 있다.
뒤 문장의 어미는 다르다. 이 경우 조정거부의 사유 등을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 여기에는 판단의 여지가 없다. 거부를 고르는 것은 분쟁조정부의 재량이지만, 골랐다면 그 사유를 알리는 것까지가 한 묶음이다. 거부는 골라도 통지는 못 고른다.
알리는 상대는 ‘신청인’이다. 조정을 신청한 쪽이다. 조문은 이 문장에서 ‘당사자’라고 쓰지 않았다.
알릴 내용은 ‘조정거부의 사유 등’이다. 사유가 빠진 통지는 조문이 요구한 통지가 아니다.
중지 — 소를 제기하면 조정은 멈춘다
제2항의 어미는 중지하고 … 알려야 한다이다. 요건이 갖춰지면 분쟁조정부에 선택지가 없다. 기속이다. 이 대목을 중지할 수 있다로 옮겨 적으면 조문과 다른 글이 된다.
요건은 세 조각으로 나뉜다.
- 신청된 조정사건에 대한 처리절차를 진행하던 중일 것
- 한쪽 당사자가
- 소를 제기할 것
‘조정과 소송을 같이 하면 조정이 멈춘다’로 줄여 버리면 첫 번째 조각이 사라진다. 조문이 붙잡은 시점은 신청된 조정사건의 처리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도중이다.
‘한쪽 당사자’라고 했으므로 소를 낸 사람이 신청인인지 상대방인지는 조문이 가리지 않는다. 어느 쪽이 제기하든 중지의 요건은 채워진다.
여기서 알리는 상대는 ‘당사자’다. 제1항의 ‘신청인’과 문언이 다르다. 거부는 신청한 사람에게, 중지는 당사자에게 알리도록 조문이 상대를 갈라 적었다.
‘거부당했다’와 ‘중지됐다’는 다른 말이다
두 경우 모두 신청한 조정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원인도 어미도 다르다.
- 거부는 조정 자체가 이 절차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다. 조정에 적합하지 않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신청되었다고 인정될 때다. 분쟁조정부가 거부를 고를 수 있다.
- 중지는 사건이 법원으로 갔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처리절차 진행 중 한쪽 당사자가 소를 제기하면 그것으로 요건이 채워진다. 분쟁조정부가 고를 것이 없다.
그래서 ‘거부’와 ‘중지’를 섞어 쓰면 재량과 기속이 뒤섞인다. 조문의 말 그대로 나누어 쓰는 편이 정확하다.
이 조문에 없는 것
법정형이 없다. 제44조의23은 조정의 거부와 중지, 그리고 그에 따르는 통지만 정한 절차 규정이다. 징역이나 벌금 같은 형벌 조항이 이 조문 안에 없으므로, 선택형인지 아닌지를 따질 여지도 없다. 명예훼손에 관한 처벌 규정의 형량을 이 조문에 가져다 붙여 설명하면 틀린 설명이 된다.
호와 목이 없고, 단서도 없다. ‘다만’으로 시작하는 예외를 이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판례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 찾지 못했다. 제44조의23 자체를 다룬 판례나 결정의 원문을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2026년 1월 6일에 신설되어 같은 해 7월 7일부터 시행된 조문이다.
시행일 — 2026년 7월 7일
법률 제21305호(2026. 1. 6. 공포, 일부개정)가 제5장에 제44조의19부터 제44조의26까지를 신설했고, 제44조의23은 그 안에 들어 있다. 지금 시행 중인 조문 문언을 만든 개정법률의 공포번호도 법률 제21305호로, 현행본 상단의 공포번호와 같다.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만 정했다. 2026년 1월 6일 공포이므로 시행일은 2026년 7월 7일이다.
제44조의23만 따로 늦춰 시행하는 부칙 문언은 없다. 부칙 제2조부터 제4조까지의 적용례는 제44조의10의 개정규정, 제44조의24부터 제44조의26까지의 개정규정, 제70조 제2항 및 제4항의 개정규정에 관한 것이고, 제44조의23을 지목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그래서 이 조문에는 부칙 제1조의 일반 시행일이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분쟁조정부 자체에는 경과조치가 붙어 있다. 부칙 제5조는 세 가지를 정한다.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에서 진행 중이던 분쟁조정 사건과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 사무는 제44조의18의 개정규정에 따른 분쟁조정부가 승계한다. 종전 규정에 따라 위촉된 명예훼손 분쟁조정부의 위원은 새 규정에 따라 임명된 분쟁조정부의 위원으로 보고, 그 임기는 종전 규정에 따라 위촉된 날부터 센다. 종전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가 한 행위나 그 분쟁조정부에 대한 행위는 새 분쟁조정부의 행위나 새 분쟁조정부에 대한 행위로 본다.
자주 묻는 질문
명예훼손 분쟁조정 신청이 거부될 수도 있나요?
거부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3 제1항은 분쟁조정부가 분쟁의 성질상 조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신청되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그 조정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한다. 어미가 거부할 수 있다이므로 이는 재량이다. 두 사유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반드시 거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거부했다면 그 사유 등을 신청인에게 알리는 것은 의무다. 여기서 말하는 거부는 조정을 시작하지 않는 쪽의 이야기이고, 조정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과는 국면이 다르다.
조정 중에 소송을 걸면 조정은 어떻게 되나요?
멈춘다. 제44조의23 제2항은 분쟁조정부가 신청된 조정사건에 대한 처리절차를 진행하던 중에 한쪽 당사자가 소를 제기하면 그 조정의 처리를 중지하고 이를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정한다. 어미가 중지하고 … 알려야 한다이므로 재량이 아니라 기속이다. 소를 제기한 쪽이 신청인인지 상대방인지는 조문이 가리지 않는다. 다만 요건은 단순한 ‘소송 병행’이 아니라 신청된 조정사건의 처리절차가 진행되던 중의 소 제기라는 점, 그리고 중지 사실을 알리는 상대는 당사자라는 점을 함께 읽어야 한다.
분쟁조정을 거부당하면 이유를 알려주나요?
알려야 한다. 제44조의23 제1항 둘째 문장은 “이 경우 조정거부의 사유 등을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정한다. 알려야 한다는 어미이므로 관행이나 재량이 아니라 법에 정해진 의무다. 조정을 거부할지 말지는 분쟁조정부가 판단할 수 있지만, 거부한 이상 그 사유를 알리는 단계는 건너뛸 수 없다. 통지의 상대는 조정을 신청한 신청인이고, 내용은 ‘조정거부의 사유 등’이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3(조정의 거부 및 중지) — [시행 2026. 7. 7.] [법률 제21305호, 2026. 1. 6., 일부개정], [본조신설 2026. 1. 6.]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18 — 법률 제21305호 부칙 제5조가 분쟁조정부의 승계 근거로 인용하는 규정
- 법률 제21305호(2026. 1. 6. 공포, 일부개정) 부칙 제1조(시행일)
- 법률 제21305호 부칙 제2조(손해배상에 관한 적용례), 제3조(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 유통 과징금에 관한 적용례), 제4조(벌칙에 관한 적용례), 제5조(분쟁조정부에 관한 경과조치), 제6조(벌칙에 관한 경과조치)
- 법률 제21305호 제정·개정문 — “제5장에 제44조의19부터 제44조의26까지를 각각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