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으면 전과로 남을까: 형사소송법 제247조로 보는 기소편의주의
“모욕죄로 신고됐는데 재판 없이 끝났다”는 말은 대부분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경우를 가리킨다. 그런데 이 결론이 혐의를 벗었다는 뜻인지, 전과로 남는지를 두고 혼란이 많다. 이 글은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와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라는 두 조문의 문언만으로, 이 질문에 어디까지 답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는 답할 수 없는지를 구분한다.
1. “재판 없이 끝났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247조(기소편의주의)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이 조문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 검사에게 기소하지 않을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소하지 않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뜻이다. 혐의가 인정되는 사안에서도 검사가 이 재량을 행사하면 공소가 제기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이 항상 보장되는 결론은 아니다.
둘째, 조문에는 “기소유예”라는 단어가 직접 나오지 않는다. 조 제목도 “기소편의주의”다. 흔히 쓰는 “기소유예”라는 표현은 이 재량 규정에 따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실무에서 부르는 말로 이해하면 된다.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법원에 사건을 넘겨 재판을 여는 절차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재판이 열리지 않으므로 그 사건에서 유죄나 무죄를 선고하는 판결 자체가 나올 일도 없다. “재판 없이 끝났다”는 말은 바로 이 지점, 즉 공소제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2. 형법 제51조는 무엇을 참작하라는 규정인가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할 때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라고 한다. 그 형법 제51조는 다음과 같다.
제51조(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 피해자에 대한 관계
-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 범행 후의 정황
이 네 가지 호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형법 제51조 자체는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참작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다. 이는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뒤 형량을 정하는 양형 단계에서 적용되는 기준이다. 반면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이 네 가지 호를 검사가 기소 여부를 가늠하는 참작 사유로 끌어다 쓰면서도, 그 결과는 “아니할 수 있다”는 재량으로 못 박아 둔다. 즉 제51조의 “하여야 한다”는 법원이 형을 정하는 단계의 의무이고, 그 사항들을 검사가 기소 전에 미리 참작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재량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두 조문의 어미를 섞어 “참작하면 반드시 기소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3. 그래서 전과로 남는지에 대한 답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려면 “전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통상 전과란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생기는 범죄경력을 가리킨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앞서 본 대로 그 사건은 법원의 재판 절차로 넘어가지 않는다. 재판이 없으니 그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죄판결이 전과가 생기는 통상적인 경로라는 점에서 보면, 공소제기 자체가 없었던 사건은 그 경로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와 형법 제51조는 검사의 기소 재량과 법원의 양형 참작 사유를 정한 조문일 뿐, 수사·처분 이력이 범죄경력 자료나 수형인명부 등 각종 기록에 어떻게 등재되고 관리되는지는 이 두 조문이 직접 규정하는 내용이 아니다. 전과 기록의 범위와 등재·보존·조회에 관한 세부 사항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조문 바깥의 별도 법령이 정하는 영역이므로, 여기서 단정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전과가 남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전과가 남는다”고 양쪽 모두 함부로 결론 내릴 수 없고, 다만 재판과 유죄판결이라는 단계 자체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만을 이 조문들로 확인할 수 있다.
4. 함께 유의할 점
- 모욕죄 자체의 구성요건, 법정형, 고소 요건에 관한 조문 내용은 이 글의 근거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인 처벌 수위나 고소 기간 등을 묻는다면 모욕죄를 직접 규정한 조문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이 주제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구체적 판례 역시 이 글의 근거 자료에는 없다. 특정 판결의 결론을 일반화해 단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형사소송법은 2026년 8월 4일 법률 제21857호로 일부 개정되어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 중이지만, 이 개정은 수사기관 체계 개편 등에 관한 것이고 제247조의 문언 자체는 2007년 전문개정 이후 그대로다. 같은 개정 법률 가운데 제197조의4(수사의 경합), 제260조제1항·제261조의 개정규정(지방공소청에 관한 부분은 제외)은 2027년 2월 5일부터, 제220조의2·제244조의6의 개정규정은 2027년 8월 5일부터 시행되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은 기소유예 자체의 요건과는 별개 조문이다.
- 형법 역시 2026년 9월 29일 법률 제22007호로 일부 개정되어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제51조의 네 가지 호 문언은 그대로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없다”는 판단과도 다르고, “처벌받았다”는 판단과도 다른, 검사가 재량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 처분이라는 점만이 두 조문에서 확실하게 확인되는 사실이다. 그 처분이 이후 각종 기록에 어떻게 남는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겨 둔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 형사소송법 부칙(법률 제21857호, 2026. 8. 4.) 제1조, 제6조, 제11조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 형법 부칙(법률 제22007호, 2026.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