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을 마약 판 돈으로 갚았다면, 받은 사람도 처벌되나요

입력 2026.10.03. 오전 10:08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그 돈을 돌려받았을 뿐인데, 알고 보니 상대방이 마약을 팔아 마련한 돈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법은 이런 상황을 ‘몰랐다면 무조건 괜찮다’거나 ‘받기만 하면 처벌’이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언제를 기준으로 그것을 알았는지를 따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이하 마약거래방지법) 제8조를 중심으로 이 문제를 살펴봅니다.

핵심 조문: 마약거래방지법 제8조

제8조(불법수익등의 수수)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불법수익등을 수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다만,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 또는 계약(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 해당한다) 당시에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이 불법수익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정황을 알지 못하고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문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는 현행 조문이며, 항과 호 없이 본문과 단서로 이루어진 하나의 문장입니다. 이 문언 자체는 법률 제9809호(2009. 11. 2. 전문개정)로 만들어진 것이고, 이후 법률 제21857호로 개정되었으나, 그 개정은 제7조·제8조의 내용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알아야 하는 것’은 확신이 아니라 ‘정황’

조문은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라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요건이 ‘마약 대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가 아니라 ‘정황’을 아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정황’은 확정적 인식보다는 완화된 표현으로, 돈의 출처가 불법수익일 가능성을 짐작할 만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구조로 읽힙니다.

다만 이 글은 조문 문언을 전달하는 데 그치며, ‘정황을 알았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정들을 가리키는지에 관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이 요건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알아야 하는 것’과 ‘받는 것’은 다른 말이다

조문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행위자가 **알아야 하는 대상은 ‘불법수익’**이고, **실제로 수수하는 대상은 ‘불법수익등’**입니다. 두 용어가 다르게 쓰여 있는데, 제8조 자체에는 이 두 용어에 대한 괄호 정의가 없습니다. 즉 이 조문 문언만으로 ‘불법수익’과 ‘불법수익등’이 정확히 어떻게 구분되는지 단정할 수는 없고, 조문상 두 표현이 구별되어 쓰이고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벌되지 않는 두 가지 경우 (단서)

제8조 단서는 본문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 두 가지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 이 경우에는 ‘정황을 알지 못했는지’를 따지는 요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조문 문언상 이 유형은 정황 인식 여부와 무관하게 단서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둘째, 계약 당시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이 불법수익등에 의한 것이라는 정황을 알지 못하고, 그 채무의 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 이 경우가 질문하신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는데 그 돈이 마약 판 돈이었던’ 상황과 관련이 있는 유형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를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 판단 시점은 ‘계약 당시’입니다. 돈을 받을 때 몰랐는지가 아니라, 애초에 계약(예컨대 금전 대여 계약)을 맺던 시점에 그 채무의 이행이 불법수익등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정황을 알았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 여기서 말하는 계약은 아무 계약이나 해당하지 않습니다. 조문은 괄호로 “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 해당한다”고 범위를 좁혀 놓았습니다. 이 괄호는 계약의 뜻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단서가 적용되는 계약의 범위를 한정하는 문구입니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거래나 계약이 단서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상당한’의 구체적인 기준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서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될 문제입니다.

정리하면, 돈을 빌려준 계약(금전소비대차) 자체가 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계약에 해당하고, 그 계약을 맺을 당시 상대방이 나중에 마약을 팔아 갚을 것이라는 정황을 알지 못한 채 나중에 그 채무 이행으로 돈을 받았다면, 이 단서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계약 당시 이미 그런 정황을 알고 있었다면 단서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처벌 효과는 재량 규정

제8조 본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병과할 수 있다’는 표현에 유의해야 하는데, 이는 징역과 벌금을 항상 함께 부과한다는 뜻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두 형을 함께 부과할 수 있는 재량 규정이라는 의미입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죄: 제7조(불법수익등의 은닉 및 가장)

같은 법 제7조는 제8조와 자주 함께 언급되지만 요건이 다릅니다.

제7조(불법수익등의 은닉 및 가장)
① 마약류범죄의 발견 또는 불법수익등의 출처에 관한 수사를 방해하거나 불법수익등의 몰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불법수익등의 성질, 소재(所在), 출처 또는 귀속(歸屬) 관계를 숨기거나 가장(假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③ 제1항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하거나 음모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7조는 수사를 방해하거나 몰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불법수익등의 출처나 귀속관계를 숨기거나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문으로, 단순히 불법수익등을 정황을 알면서 수수하는 제8조와는 요건과 법정형이 다릅니다. 또한 제7조는 미수범과 예비·음모까지 처벌하는 규정(제7조제2항·제3항)을 두고 있지만, 이런 규정은 제7조에만 있고 제8조에는 없습니다.

최근 개정과의 관계

2026년 8월 4일 공포된 법률 제21857호(타법개정, 시행 2026. 10. 2.)는 마약거래방지법의 일부 조문을 개정했습니다. 다만 이 개정은 제23조제2항, 제34조제3항 및 제5항 단서, 제43조제1항·제2항, 제54조제3항 후단, 제58조제1항·제2항, 제77조에서 ‘지방검찰청’을 ‘지방공소청’으로,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등 용어를 정비한 것이고, 「형사소송법」 제327조 관련 조항 번호를 손질한 것입니다. 이 개정으로 제7조나 제8조의 내용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부칙 제1조는 시행일을 2026년 10월 2일로 정하고 있으나, 단서와 제2조부터 제14조까지, 제16조는 생략되어 있어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가 있는지는 이 글의 자료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요약

  • 마약거래방지법 제8조는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불법수익등을 수수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정황’을 아는 것이 요건입니다.
  •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병과는 재량 사항입니다.
  • 단서는 두 가지 예외를 두는데, 그중 채권·채무 관련 예외는 ‘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계약’에 한정되고, 판단 시점은 ‘계약 당시’입니다. 계약 당시 정황을 몰랐다면 나중에 그 채무 이행으로 돈을 받은 것만으로는 단서의 보호를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 제8조에 관한 구체적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실제 사안에서 ‘정황을 알았는지’, ‘상당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됩니다.

참고 법령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7조(불법수익등의 은닉 및 가장)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8조(불법수익등의 수수)

관련 법령: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7조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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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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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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