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을 마약 판 돈으로 돌려받았다면 처벌될까: 마약거래방지법 제8조 '정황을 알면서'와 단서
답부터 말하면, 돈을 돌려받았다는 사실 하나로 처벌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조문은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아래 ‘마약거래방지법’) 제8조입니다. 이 조문은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불법수익등을 받은 사람을 처벌합니다. 다만 단서를 두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계약에서 계약 당시 그 정황을 알지 못한 채 채무 이행으로 받은 사람 등은 처벌 대상에서 뺍니다.
그래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사람이 처벌되는지는 아래 네 가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받은 돈이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았는가
- 알았다면, 계약 당시에도 알았는가
- 그 계약이 단서의 괄호 요건(“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 해당한다”)에 들어가는가
- 받은 것이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으로 제공된 것인가
기준일: 2026년 10월 3일. 조문은 법제처에 공개된 현행 원문(법률 제21857호, 시행 2026. 10. 2.)을 따랐습니다.
1. 조문 원문: 마약거래방지법 제8조
제8조(불법수익등의 수수)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불법수익등을 수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다만,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 또는 계약(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 해당한다) 당시에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이 불법수익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정황을 알지 못하고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8조에는 항이나 호가 없습니다. 본문(처벌 요건과 형)과 단서(처벌하지 않는 경우)로 된 한 문장입니다.
2. 본문: 처벌 요건 나눠 보기
| 요소 | 조문 문언 | 읽을 때 주의할 점 |
|---|---|---|
| 알아야 하는 대상 |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정황을 아는 것입니다. ‘마약 대금인 줄 확실히 알았는지’로 바꿔 읽으면 조문과 달라집니다. |
| 받는 대상 | “불법수익등을” | 알아야 하는 것은 ‘불법수익’, 받는 것은 ‘불법수익등’입니다. 조문은 두 용어를 나눠 씁니다. |
| 행위 | “수수한 자” | 받는 행위가 대상입니다. |
| 법정형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
| 형의 부과 방식 |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 징역과 벌금을 함께 매기는 병과는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반드시 함께 부과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
제8조에는 괄호로 된 용어 정의가 없습니다. ‘불법수익’과 ‘불법수익등’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제8조 문언만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은 두 용어의 뜻을 따로 풀어 쓰지 않았습니다.
3. 단서: 처벌하지 않는 두 경우
단서는 두 경우를 “또는”으로 이어 둡니다. 두 경우의 요건은 서로 다릅니다.
경우 ①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 제공된 것을 받은 사람
- 문언: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을 수수한 자”
- 이 경우에는 ‘정황을 알지 못하고’라는 요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조문은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인지만 묻습니다.
경우 ② 계약에 따른 채무 이행으로 받은 사람
아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 계약의 범위: “계약(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 해당한다)”
- 이 괄호는 용어를 정의하는 문구가 아니라 범위를 좁히는 문구입니다. 모든 계약이나 거래가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 조문에는 ‘상당한’의 기준 금액이 없습니다.
- 알지 못한 시점: “계약 당시에”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 이행이 불법수익등으로 이루어진다는 정황을 알지 못했어야 합니다.
- 조문이 기준으로 삼는 때는 돈을 받을 때가 아니라 계약을 맺을 때입니다.
- 받은 것의 성격: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으로서 제공된 것”이어야 합니다.
4.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경우’에 적용하기
아래는 조문 문언을 상황별로 맞춰 본 것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황 A. 돈을 받을 때까지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전혀 몰랐다
제8조 본문의 처벌 요건은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요건이 충족되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여기서 따지는 것은 ‘확실히 알았는지’가 아니라 ‘정황’을 알았는지입니다. 본인이 몰랐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여러 사정을 바탕으로 정황 인식이 있었는지를 살피게 됩니다.
상황 B. 돈을 빌려줄 때(계약 당시)는 몰랐고, 나중에 정황을 알게 된 뒤 돌려받았다
본문만 보면 ‘정황을 알면서’ 받은 경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서의 경우 ②는 계약 당시에 정황을 알지 못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다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 그 대여 계약이 괄호 요건(“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 해당한다”)에 들어가는지
- 받은 돈이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으로 제공된 것인지
두 조건이 모두 인정되면 단서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개인 간 금전 대여가 괄호 요건에 들어가는지를 정한 기준은 조문에 없습니다. 이 글의 자료에서는 관련 판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상황 C. 돈을 빌려줄 때부터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의 이행이 불법수익등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정황을 알았다
계약 당시 정황을 알지 못해야 한다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므로 단서의 경우 ②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본문 요건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됩니다.
5. 헷갈리기 쉬운 조문: 제7조(불법수익등의 은닉 및 가장)와의 차이
| 구분 | 제7조제1항 (은닉·가장) | 제8조 (수수) |
|---|---|---|
| 행위 | 불법수익등의 성질, 소재, 출처 또는 귀속 관계를 숨기거나 가장함 | 불법수익등을 받음 |
| 주관적 요건 | 마약류범죄의 발견이나 불법수익등의 출처에 관한 수사를 방해하거나, 불법수익등의 몰수를 회피할 목적 |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
| 법정형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병과할 수 있음)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병과할 수 있음) |
| 미수·예비·음모 | 미수범 처벌(제2항), 예비·음모 처벌(제3항: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제8조 문언에 해당 규정 없음 |
돈을 받는 행위(제8조)와 출처를 숨기는 행위(제7조)는 별개의 죄입니다. 요건도 형량도 다릅니다.
6. 조문 개정 정보: 언제 만들어진 문언인가
- 제7조와 제8조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9809호(2009. 11. 2. 공포, 전문개정)**로 만들어졌습니다.
- 현행 법률 표시는 **법률 제21857호(2026. 8. 4., 타법개정, 시행 2026. 10. 2.)**입니다. 시행일이 기준일(2026. 10. 3.)보다 앞서므로 현행 법률입니다.
- 법률 제21857호 부칙 제15조<31>이 이 법에서 고친 조문은 제23조제2항, 제34조제3항·제5항 단서, 제43조제1항·제2항, 제54조제3항 후단, 제58조제1항·제2항, 제77조입니다. ‘지방검찰청’을 ‘지방공소청’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입니다. 제7조와 제8조는 이 개정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 부칙 제1조는 시행일을 2026년 10월 2일로 정합니다. 다만 공개된 부칙에서 제1조 단서, 제2조부터 제14조까지, 제16조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용례나 경과조치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1. 받은 돈이 결과적으로 마약 판 돈이었다면 처벌되나요? 제8조 본문은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받은 경우를 처벌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돈이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그 정황을 알았는지가 요건입니다.
Q2. ‘정황을 알면서’는 ‘확실히 알았다’는 뜻인가요? 조문 문언은 ‘정황’을 아는 것입니다. ‘확실히 알았을 때’로 바꿔 읽으면 조문과 달라집니다.
Q3.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니 당연히 괜찮은 것 아닌가요? 단서의 경우 ②는 모든 계약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채권자에게 상당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것”에 해당하는 계약이어야 하고, 계약 당시 정황을 알지 못했어야 하며, 받은 것이 그 계약에 관련된 채무 이행이어야 합니다.
Q4. 판단 기준 시점은 돈을 받을 때인가요, 빌려줄 때인가요? 단서의 경우 ②에서 ‘알지 못하고’를 따지는 시점은 조문상 **“계약 당시”**입니다.
Q5. 처벌되면 징역과 벌금을 둘 다 받나요?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은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로 끝나므로 병과는 재량이고, 의무가 아닙니다.
Q6. 관련 판례가 있나요? 이 글을 쓰며 참고한 자료에서는 제8조에 관한 판례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8. 핵심 정리
- 처벌 요건은 “불법수익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불법수익등을 받는 것입니다(제8조 본문).
-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병과는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 단서 ①(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으로 제공된 것을 받은 경우)에는 ‘정황을 알지 못하고’라는 요건이 없습니다.
- 단서 ②(계약에 따른 채무 이행)는 괄호로 좁혀진 계약에 한해, 계약 당시 정황을 알지 못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 출처를 숨기거나 가장하는 행위는 별도 조문인 제7조의 문제이고, 요건과 형량이 다릅니다.
참고 법령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7조(불법수익등의 은닉 및 가장) 제1항·제2항·제3항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8조(불법수익등의 수수) 본문·단서
-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부칙(법률 제21857호, 2026. 8. 4.) 제1조, 제15조<31>
※ 이 글은 조문 문언을 설명한 일반 정보입니다. 특정 사건의 결론을 제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