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초범과 보호관찰: 법이 가르는 기준은 ‘초범’이 아니라 선고 형태와 직접 투약 여부
“마약 초범이면 무조건 보호관찰을 받나요?”라는 질문에는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에는 ‘초범’이라는 요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조문은 전과 유무가 아니라, 마약류를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했는지와 법원이 어떤 형태의 선고를 하는지를 중심으로 보호관찰, 수강명령, 이수명령의 병과를 나눕니다.
핵심부터 말하면, 보호관찰은 이 조문에서 일률적 의무가 아니라 재량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반면 일정 요건을 갖춘 마약류사범에게 선고유예를 제외한 유죄판결 또는 약식명령이 내려질 때의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원칙적으로 병과 대상입니다. 다만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결론
| 선고 형태 | 보호관찰 | 수강명령ㆍ이수명령 |
|---|---|---|
| 선고유예 |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명할 수 있음 | 제40조의2 제2항의 대상에서 제외 |
| 집행유예 | 보호관찰 또는 사회봉사 중 하나 이상을 병과할 수 있음 | 수강명령을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병과 |
| 벌금형ㆍ약식명령 | 제40조의2에 보호관찰 규정 없음 |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것이 원칙 |
| 징역형 이상의 실형 | 제40조의2에 보호관찰 규정 없음 |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것이 원칙, 형기 내 집행 |
이 표가 보여 주듯 “초범이면 보호관찰 1년”이라는 표현은 조문의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입니다. 1년은 선고유예인 경우 보호관찰을 명할 때의 기간이고, 그 보호관찰도 법원이 명할 수 있는 재량 처분입니다.
마약 초범이면 무조건 보호관찰을 받나요?
아닙니다. 제40조의2 제1항은 제3조,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마약류를 투약ㆍ흡연ㆍ섭취한 사람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초범’이라는 단어는 이 요건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집행유예에서는 구조가 다시 달라집니다. 제4항에 따라 법원은 수강명령 외에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보호관찰 또는 사회봉사 중 하나 이상의 처분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는 ‘할 수 있다’는 문언으로 정해진 재량 처분입니다.
따라서 보호관찰의 여부나 기간을 전과 유무만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선고유예인지, 집행유예인지, 벌금형ㆍ약식명령인지, 실형인지가 제40조의2의 처분 구조를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마약 사건의 수강명령과 보호관찰은 같은 건가요?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제40조의2는 보호관찰, 사회봉사, 수강명령, 이수명령을 구분해 규정합니다.
보호관찰은 선고유예와 집행유예의 경우에 각각 제1항과 제4항에서 다뤄집니다. 두 항 모두 ‘명할 수 있다’ 또는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제2항은 마약류사범에게 선고유예를 제외한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2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 교육의 수강명령 또는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200시간’은 모든 경우에 같은 시간이 부과된다는 뜻이 아니라 법정 범위의 상한입니다. 또 제2항에는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의 예외가 있습니다.
선고 형태에 따라 붙는 명령도 다릅니다. 제3항은 수강명령을 집행유예에 병과하고, 이수명령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 병과한다고 정합니다. 제5항은 집행유예와 병과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집행유예기간 내에, 벌금형 또는 약식명령과 병과된 경우는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은 형기 내에 집행하도록 합니다.
직접 마약을 투약하지 않은 공범도 이수명령을 받나요?
제40조의2 제2항의 대상이 되는 ‘마약류사범’은 이 조에서 정의한 사람입니다. 즉 제3조,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마약류를 투약ㆍ흡연ㆍ섭취한 사람을 뜻합니다.
대법원은 2024년 9월 12일 선고 2024도5033 판결에서 이 개념을 스스로 마약류를 투약ㆍ흡연ㆍ섭취하여 직접 노출된 사람으로 보았습니다.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하지 않은 사람이 관련 범죄의 공범으로 처벌받는 경우에는 제40조의2의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수수ㆍ소지ㆍ매매로 기소된 경우의 이수명령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므로 관련 행위에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 제40조의2의 이수명령 대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한 경우에는 물질의 종류를 잘못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조의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도 있습니다. 대상 판단에서는 제40조의2가 정한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 요건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수강명령ㆍ이수명령은 누가 집행하나요?
제40조의2 제6항에 따르면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과 병과된 수강명령ㆍ이수명령은 보호관찰소의 장이 집행합니다. 실형과 병과된 경우에는 교정시설의 장이 집행합니다.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을 모두 이행하기 전에 석방 또는 가석방되거나, 미결구금일수 산입 등의 사유로 형을 집행할 수 없게 되면 보호관찰소의 장이 남은 이수명령을 집행합니다. 이 단서는 남은 이수명령에 관한 규정이며, 수강명령 일반으로 넓혀 읽을 수 없습니다.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의 내용은 마약류사범 행동의 진단ㆍ상담, 마약류 폐해의 이해를 위한 교육, 재범예방에 필요한 사항으로 정해집니다. 보호관찰소의 장 또는 교정시설의 장은 집행 업무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위탁할 수 있습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제65조의2는 모든 명령 불이행을 포괄하는 조항이 아닙니다. 제40조의2 제2항에 따라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사람이, 보호관찰소의 장 또는 교정시설의 장의 이행 지시에 불응해 관련 법률에 따른 경고를 받은 뒤 다시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한 경우를 정합니다.
징역형 이상의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의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벌금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의 경우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수명령에 관한 요건과 효과이므로, 수강명령 불이행 일반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적용 시점과 판결 전 조사
제40조의2는 2019년 12월 3일 법률 제16714호로 신설됐고, 해당 개정규정은 2020년 12월 4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부칙은 그 시행 후 최초로 제3조,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해 마약류를 투약ㆍ흡연ㆍ섭취한 사람부터 적용하도록 정합니다. 대법원도 2022년 4월 14일 선고 2022도1266 판결에서 이 적용 시점을 확인했습니다.
법원은 제40조의3에 따라 보호관찰ㆍ사회봉사ㆍ수강명령ㆍ이수명령의 부과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보호관찰소의 장에게 판결 전 조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조사는 신체적ㆍ심리적 특성 및 상태, 환경, 중독 여부, 병력, 재범위험성 등 법에 열거된 사항을 대상으로 합니다.
정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를 이해할 때는 ‘초범’이라는 표현보다 조문의 실제 기준을 분리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보호관찰은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에서 법원이 명하거나 병과할 수 있는 재량 처분입니다.
-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한 마약류사범에게 선고유예 외의 유죄판결 또는 약식명령이 내려지는 경우 원칙적으로 병과됩니다.
- 집행유예에는 수강명령, 벌금형ㆍ약식명령 및 실형에는 이수명령이 연결됩니다.
-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하지 않은 공범이나 단순 수수ㆍ소지ㆍ매매만으로 기소된 사람은 제40조의2의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인됩니다.
- 제40조의2 자체는 개별 행위의 징역ㆍ벌금 법정형을 정한 조문이 아닙니다.
‘초범이면 무조건 보호관찰’이라는 한 문장만으로는 대상, 선고 형태, 의무와 재량의 구별을 모두 놓칠 수 있습니다. 제40조의2의 문언상 기준은 초범 여부가 아니라 직접 투약ㆍ흡연ㆍ섭취 여부와 선고 형태입니다.
참고 법령 및 조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제5조, 제40조의2, 제40조의3, 제51조의6, 제65조의2
-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제1항제5호, 제59조
관련 판례
판시사항은 2019년 12월 3일 개정으로 신설된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 제2항에 따른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그 시행일인 2020년 12월 4일 이후 마약류를 투약·흡연·섭취한 사람에게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적극으로 제시한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에 환송한다는 것이다. 해당 사안에서 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을 심리하지 않고 명령을 누락한 원심의 잘못을 지적했다.
판시사항은 피고인들이 마약류를 매매·수수·소지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1심판결 중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한 사례를 든다. 주문은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것이다.
판시사항은 제40조의2 제2항의 마약류사범이 마약류를 스스로 투약·흡연·섭취해 직접 노출된 사람을 뜻하며, 직접 투약·흡연·섭취하지 않은 사람이 공범으로 처벌받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제시한다. 주문은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중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는 것이다.
판시사항은 피고인들이 마약류를 수수·소지한 공소사실로 기소됐고 투약·흡연·섭취 행위로 기소되지 않은 이상 마약류사범이 아니어서 제40조의2 제2항의 이수명령을 할 수 없다고 제시한다. 주문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것이다.
판시사항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종류를 잘못 알고 실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사람이 제40조의2의 마약류사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적극으로 제시한다. 주문은 상고를 기각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