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때린 단순 폭행, 자격정지까지 붙을까 — 형법 제265조가 정한 범위
주먹으로 한 대 친 정도의 단순 폭행에도 징역·벌금 외에 자격정지 처벌까지 따라붙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맨손으로 저지른 단순 폭행(형법 제260조제1항)은 자격정지 병과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형법이 자격정지를 붙일 수 있다고 정한 죄의 목록에 이 조항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형법 조문 원문을 근거로 이유를 정리한다.
1. 폭행죄(제260조)는 항이 세 개다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는 다음과 같이 세 개의 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①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②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여기서 흔히 말하는 “맨손으로 때린 단순 폭행”은 제1항에 해당한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다. 제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대상으로 한 경우(존속폭행)로,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다. 제3항은 반의사불벌 규정으로, “제1항 및 제2항의 죄”에만 적용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 즉 뒤에서 볼 특수폭행(제261조)은 이 반의사불벌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세 항 어디에도 자격정지에 관한 언급은 없다. 자격정지가 붙는지는 별도의 조문, 즉 제265조를 봐야 한다.
2.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는 죄는 형법이 직접 열거한다
형법 제265조(자격정지의 병과)는 다음과 같다.
제265조(자격정지의 병과) 제257조제2항, 제258조, 제258조의2, 제260조제2항, 제261조 또는 전조의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이 조문이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고 지목한 죄는 다음 여섯 가지(전조 포함)뿐이다.
- 제257조제2항
- 제258조
- 제258조의2
- 제260조제2항 (존속폭행)
- 제261조 (특수폭행)
- 전조 (제265조 바로 앞 조문 — 이 자료에는 그 조문 내용이 실려 있지 않다)
이 목록을 보면 제260조제1항, 즉 맨손으로 저지른 단순 폭행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형법은 자격정지 병과 대상을 조문 번호로 하나하나 못박아 두었을 뿐, “폭행죄 전반”이라는 식으로 뭉뚱그려 정하지 않았다. 열거되지 않은 죄에 자격정지를 붙일 근거는 이 조문에서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맨손으로 사람을 때린 단순 폭행(제260조제1항)만으로 처벌받는 경우, 형법 제265조에 따른 자격정지 병과 대상 자체가 아니다. 자격정지가 붙는 경우는 존속폭행(제260조제2항)이거나,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특수폭행(제261조)에 해당할 때다.
3. “병과할 수 있다” — 붙는다고 자동으로 붙는 건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제265조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는 재량 규정이다. 존속폭행이나 특수폭행처럼 열거된 죄에 해당하더라도, 징역이나 벌금형이 선고되면 자격정지가 당연히 따라붙는 구조가 아니라, 자격정지를 붙일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조문이 있다는 뜻이다. 이 열거된 죄에 해당한다는 사실만으로 자격정지까지 함께 선고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특수폭행(제261조)의 법정형 자체에는 자격정지가 없다
혼동하기 쉬운 부분을 하나 더 정리한다. 형법 제261조(특수폭행)는 다음과 같다.
제261조(특수폭행)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조문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끝난다. 자격정지는 이 조문 문언 안에 적혀 있지 않다. 특수폭행에 자격정지가 붙을 수 있는 근거는 어디까지나 앞서 본 제265조가 특수폭행(제261조)을 별도로 지목해 정했기 때문이다. 즉 “요건(단체·다중의 위력, 위험한 물건 휴대)“과 “자격정지 병과라는 효과”는 서로 다른 조문에 나뉘어 규정되어 있으며, 한 조문이 두 가지를 함께 정한 것이 아니다.
5. 정리
- 맨손으로 때린 단순 폭행 = 형법 제260조제1항 →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 형법 제265조가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고 열거한 죄에 제260조제1항은 들어 있지 않다.
- 자격정지 병과 대상이 되는 폭행 관련 죄는 존속폭행(제260조제2항)과 특수폭행(제261조)이다.
- 제265조는 “병과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지, 해당 죄에 해당하면 자격정지가 자동으로 붙는다는 규정이 아니다.
- 제260조제3항의 반의사불벌 규정은 제1항·제2항에만 적용되고, 특수폭행(제261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글에서 인용한 조문은 2026. 9. 13. 시행 형법(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기준이다. 다만 제260조·제261조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5057호(1995. 12. 29. 개정)에서, 제265조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13719호(2016. 1. 6. 개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상단의 개정 공포번호(제21450호)와는 별개다. 제265조가 언급하는 “전조”의 구체적 내용, ‘다중’이나 ‘위험한 물건’의 판단 기준, 자격정지로 제한되는 구체적 자격의 범위는 이 글이 참고한 자료 범위를 벗어나므로 다루지 않는다.
참고 법령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제1항, 제2항, 제3항
- 형법 제261조(특수폭행)
- 형법 제265조(자격정지의 병과)
- 형법 부칙 <법률 제21450호, 2026. 3. 12.>